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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과 유토피아 3강 re-tro 유토피아의 계보

이슽 2012.02.07 17:10 조회 수 : 7033

안녕하세요. 수강자 배사은입니다. 강의 후기라기보단 노트에 쓴  감상을 약간 고친거라.
주옥같은 강의의 내용들을 요약해서 쓰려는 거창한 기획과는 달리  딴길로 샜네요. (이미 제 머리속에서 바흐친과 라블레는 실종상태 )

 

무라카미 하루키 언더그라운드 2 - 약속된 땅에서를 읽고


         무라카미 하루키가 쓴 옴진리교 신자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집,르포입니다. 강의에서 소개된대로  현세에서 이루고자했던(일정부분 이뤘던?) 유토피아기획의 연장선에서 읽으니 또 새로운 것이 예전같았으면 "악의 평범성" 시스템 속의 개인문제정도만 생각했을 것 같기도. 그만큼 옴진리교자체와 사린 테러사건은 정말 많은 담론들이 뒤엉켜 있더라구요. 유토피아가 현세와 어떻게 대결또는 만남을 해가야 할까 하는 물음으로 시작해서 읽었으나  결론은 살면서 부딪혀가면서 알아가고 어떤 사례들을 계속만들고 만드는 수밖에 없지 않을까하는 정도에 머물고 말았네요. 친구들과 함께 코뮨주의 선언을 읽는 동안 같은 무리끼리는 어떻게 해야할까 하는 방법이 보이긴했는데 외부,그럼 당장 완전하게 빠이빠이 할 수없는 자본주의와 마주할 때마다  접점, 혹은 태도를 만들어 나가야 하나 하는 물음을 가졌던 때처럼 별로 달라진 것 없는 질문에  달라진 결론도 아닙니다. "급진" 할 수 없는 그냥 인간인 저는 그나마 최소한의 테두리정도는 세우긴 했는데 아직 이별 선언을 하는 것도 왠지 모르게 민망하고 ..능력이 어떨지 .뭐 그렇네요.

         

       현세를 극복해보려는 수행자들의 공동체 정도같은 느낌으로 사람들이 접속하게 된것을 시작으로 교단이 확장되가면서 자급자족을 실현해가고 있었고, 상호 부조의 미덕도 실현 되고 있었습니다.거의 유사국가체제를 이루고 있었던 것(우정국, 과학기술성등 다있음)이 새롭게 알게된 사실 . 그들이 느꼈던 그 끌림이  수유너머에  오게 된 내 감정의 흐름과 크게 다르지 않았음 뜨끔할 지경입니다. 종교단체다 보니 현세라는 표현을 쓰긴 하는데 내 주변에서 만나는 이들이 이야기하는 반자본 어쩌고 저찌고 할때 쓰는 그 자본주의의 세계,외부로 바꿔 읽으며 지금 일상들을 생각해봐도 큰무리가 없을 듯합니다. 옴진리교의 유토피아는 현세를 극복할 수 있는 선의 가치로 시작했으나 종국에는 현세와 "극악무도의 범죄"로 접촉하게 되었습니다.

         

       옴진리교 사건은 내가 초등(국민)학교때 이후로 내기억에서는 종결된 사건이었습니다. . 범인이 잡혔으니까 더이상 보도도 되지않았고 가끔 어린시절 추억을 매개로한 농담의 주제로 부활되는 정도. 그런데 그것은 끝이 난 사건일까? 옴진리교는 알레프로 명칭을 바꾸고 얼마전에도 어디기사에서 교단 부흥을 위한 활동?을 진행한 근황을 알려왔네요.더불어 아사하라 쇼코가 똥오줌도 못가린다는 이야기와도 더불어. 이런 유지의 반복보다  더 무서운것은 지금도 다른 형태로 옴진리교 이전에도 이후에도 변함없이 곳곳에서 반복 재구성 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사실입니다. 하루키는 일례로 "만주국"이라는 신천지에 많은 지식인들이 일본에서 약속된 지위를 버리고 부나방처럼 달려들었던 언급하기도 하더라구요. 저는  내가 살아오며 마주한 선한 가치, 아름다운 이상향을 말하는 곳의 내부에서 빈번하게 느낀 불편함, 만난 대부분의 좋은 활동가 중 몇명의 단체 활동가들을 마주하며 느낀 약간의 선민적 태도, 무리에 속하길 원하고 속한 후에 현실의 노력없이 무리의 이상에 자기를 동등하게 위치시키고 업혀가는?태도 또는 자기를 지워가며 헌신하는 태도.어떤 공동체에 속해서  나도 모르게 저지르고 있을 이런 오류들을 "신자"들의 입을 빌린 텍스트안에서 문득문득 보게되어 정신이 번쩍.(지나친 감정이입ㅋ)  무라카미하루키는 옴진리교 자체보다 옴진리교 적인 것이 우리가 정말 무서워 해야 할것 이라고 말합니다. 옴진리교에 대해 신자들은 자신의 욕망을 투영한 각기 다른 유토피아상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들을 공동으로 묶었던 그 진리라는 것은, 그리고 내 주변의 사람들이 찾고 싶어하는 그 진리,가치는 무엇일까? 아니 결과로서의 가치,이상이 아니라 그것을 찾아 나가는 과정은 어떤 것이여야 할까 ?의 문제가 아닐까하는 가닥을 잡았습니다.

 

           아. 또 하나 이건 강의때 들은 것인데 교주 아사하라쇼코는 구마모토 현 야스시로출신인데 수은으로 오염된 바다를 메꾼 곳으로 (미나마타병,이타이이타이병) 그영향으로 후천적으로 시력을 잃었다고 합니다.한 폐쇄된 공동체 안에서 저지른 범죄가 그안의 주도 세력,주요 권력의 문제만이라 가정했을때 ,국가 공동체가 은폐한 폭력(미나마타병)이 옴진리교 교단의 사린가스테러라는 폭력을 2차로 낳았는데. 그 후 다시 맘잡고 현세와 타협하며 살아보려는 일반 신자들에 가한 경찰들의 폭력(빵집을 열어볼라치면 옴진리교 신자라고 소문을 내서 결국 옴진리교 사람들 대상으로만 빵팔게 만드는 등의 ), 주변이웃들의 배제 라는 또 다른 폭력들 연쇄 발생 - 기형적인 모습인데 비슷한 류의 사건들이  정말 일상생활에서 흔히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나타나고 아무렇지 않게 지나치기도 행하기도 하지 않습니까.
아직도 복잡한 것은  "폭력" 에 대한 것인데 유토피아기획이 폭력을 내포하는 측면이 있다는 정도밖에 이해하질 못했습니다. 그들이 이룩하고자 한 유토피아의 기획의 논리혹은 교단의 교리안에서는 폭력은 묘하게 논리를 가지게 되고 작동하게 되는 과정탐구에 앞서 들은 두번의 강의에서 배운대로  유토피아를 구분해가는 것처럼 폭력 또한 구분해나가는 작업도 해야 뭐 손을 잡던 말던 할 것 같은데  갈길은 멀고 수업은 짧고 혼자서는 강의목록의 책이 잘 안 읽힌다는. 중요한 것은  두번째 시간에 명절증후군으로 결석하여 폭력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는지 알수가 없다는 것도 . ㅜㅜ - 이와같은 결석이 수강생 다수에게 일어나 테러가 되어 강의 준비팀은  심적 외상후의 스트레스장애를 겪는것 같아 참.심심한 사과의 말을 전합니다.

 

        이번 주말에 열차안에서 이번 책과 반대로 사린가스테러의 희생자와 그 관련인들의 인터뷰 담긴 언더그라운드1편을 읽어보고 좀 더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죵말 하루키상 이런 균형잡힌 태도라니요. 그렇게 되면 9.11에서 느꼈던 희생자의 범위와 폭력의 정당성에 관한 질문 , 물대포에 대한 무기력한 감정을 정리할 수 있으려나 기대를 걸어봅니다. 공공장소에서 하루키의 책을 읽는것에 대해 느끼는 애매모호한 감정들에 대해서도 좀 더 깊이 생각해봐야지 하는 샛길이 자꾸 눈에 들어오긴 합니다만.

 

 

*사진은 나름 수업중 본 것에서 심혈을 기울여 선택한것으로 많은 이들을 옴진리교로 끌어들였던 대표적 사진들 중 성격이 다른 두가지입니다.

  달라이라마 라는 현실세계의 권위와 ,정말 이걸 믿었을까 싶은 우스꽝스러울정도로 공중부양 을 위해 애쓰고 있는  해탈의 아이콘, 영성적 측면의 아사하라 쇼코의 사진입니다.

*스쳐지나간 과거를 다른 모습으로 새롭게 불러 들이게 해준 "표까지 활용 하는 강의록 " 최진석쌤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 지금 1권을 읽고 있는데 옴진리교에 대한 분노보다는 말로 직접 표현하지 않지만 그들이 사건 전과 후의 일상에 포함된 국가,회사,주변의 다양한 폭력이 더 많이 읽히는 것 같네요.공중부양.jpg 달라이라마와 쇼코.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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