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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시쓰기> 워크숍 후

박기태 2019.02.07 20:04 조회 수 : 117

1. 제게 살아감은, 한 평짜리 섬을 디딘 채 무저로 가라앉는 세상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섬의 밖은 누군가가 정성스레 뜯어놓아 아름다운 푸른 천이고, 내려다보는 것은 올려다보는 것과 다름없는 하중을 갖고 있습니다. 그 안에서 저는 최저의 공수병을 앓으며 상사병이라 믿고, 오지도 닿지도 않아 불명한 모두를 가증스러워할 뿐입니다. 날 모르며, 멀리서 고운 것들에 생채기라도 내고픈, 그런 투정이나 악심으로 제 글은 쓰여집니다.

2. 윤리와 도덕이 개인에 결부되어 무수히 희한한 꼴들로 주장되기에, 아노미랄지 과도기랄지 도무지 정의되지 않는 세상입니다. 저는 선보다 선의를 믿으며, 그저 글로써 약자를 괴롭히는 일에 골몰합니다. 사람들이 제 글 속에서만 괴로웠음 좋겠다는 개인적인 바람과, 강자를 허접하게 고문하는 것보다는 약자를 무참하게 전시하는 것이 더 사회에 유효할 것이란 개인적 합리 때문입니다.

3. "시는 포기하지 않는다."라는 말이 유독 깊게 남습니다. '물고 늘어지'라거나 '파고들'라거나 '놓지 말'라는 말이 아니라서. 본질적입니다.

4. 글쓰기는 희락적입니다. 그럼에도 동시에 과제이고, 과제엔 쉽게 나태해지는 저이기에 '최초의 시쓰기' 워크숍을 가편으로 여겼습니다. 충분했고 소중했습니다. 겨울의 평범한 저녁들을 조금 더 괴로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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