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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와 정치신학 1강 후기 및 2강 공지 입니다.

지난 시간에는 현대 정치철학자들이 왜 신학에 주목하는가를 주로 강의해 주셨습니다. 

칼슈미트는 근대국가론의 주요개념들이 모두 세속화된 신학개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근대는 신이 뒤로 물러나고 과학이 그 자리를 차지하는 시대라고 이해되는데 슈미트는 아주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맹목적인 신앙의 시대에서 합리적인 과학의 시대라는 통념을 뒤집고,

세속화된 신학이 지배하고 있었다는 것이지요. 

가령, 군주제의 시대에는 초월적 유일신의 개념이 지배하고, 민주주의를 강조하던 시대에는 보편적 원리로서의 신(즉 이신론)이 지배적 개념이라는 말입니다.

사실 서구국가들의 제국주의가 팽창하던 시절에 식민지에 제일 먼저 들어갔던 자들이 성직자들이었죠.

미개한 그들을 계몽한다는 명분으로 말입니다. 

국가권력만 신학에 영향을 받은 것은 아닙니다.  혁명에 대한 상상도 신학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천년왕국이 실현되기 직전의 적그리스도와의 대결 후에 마침내 유토피아인 천년왕국의 실현이라는 구도는 

맑스주의자들에게서도 동일한 구도로 반복되지요.

정말 서양인들이게 신학은 징하게 붙어다는 것 같습니다. (동양인들에게는 다른 형태의 신들이 붙어있지요)

그래서 신학과의 완전한 결별이 새로운 뭔가를 만드는 길 아닌가 라고 생각되지만 

현대의 주목할 만한 정치철학자들은 다시 신학을 주목합니다.

저는 이 지점이 재미있었습니다.

우리는 뭔가 새로움을 만들기 위해서는 스크래치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여기지요.

싹쓸고 다시 시작 하는 것 말입니다. 

근데 그게 가능할까요? 수천년을 이어져 온 신에 대한 생각이 한순간에 없어질 수 있을까요? 그리고 그것을 없애야만 할까요?

그것이야 말로 신학적인 구도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최후의 심판으로 싹쓸이한  후에 다시 시작하는 것 말입니다.

유일하게 가능한 진정한 새로운 시작이란 지금까지의 사유에서 다른 것을 발견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현대 정치철학자들은 그래서 메시아에 주목합니다.

성서에서 메시아는 하나가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아스라엘 민족에게 메시아는 옛질서를 복원하는 초월자이기도 하고,

현재의 질서를 중단시키는  혁명가이기도 하다는 것이지요. 

특히  벤야민은 메시아의 사건성에 주목하는데요.  우리 자신을 새로운 주체로 만드는 사건으로서의 메시아에 주목하는 거죠.

영원한 권위를 깨뜨리고 해체하는 것으로서의 외부성으로서의 메시아 말입니다. 

저는 현대정치철학자들의 시도에 대해, 모든 것을 함께-만들기의 과정으로 보는 해러웨이의 개념인 '공-영혼발생(symanimagenesis)'이 생각났습니다.^^

여태까지 신과 인간의 관계가 초월자와 그의 피조물이라는 관계였다면,

현대철학자들은 신과 인간의  관계를 공발생적 관계로 다시 묶으려는 것 같습니다.

과학은 신이라는 보이지 않는 존재를 가짜라고 몰아내고  그 초월적인 자리에 자신이 앉으려하죠.

니체는 근대가 과학을 맹신하면서 인간의 삶은 지극히 범속한 것으로 전락해 버렸다고 비판했지요.

우리가 문제시 해야 할 것은 감각할 수 없는 존재인 신이  아니라 모든 것을 수동적 존재로 만드는 그 초월적인 자리인데 말입니다.

현대 정치철학자들은  다른 신의 발생을 보려 하는 것 같습니다.  이를 위해 소환하는 자가 바울이고요.

바울이 만들어내는 공-영혼발생(심애니마제네시스)이 자못 궁급합니다.

선생님이 차차 이야기 해 주시겠지요.

2강은 성서의 정치신학 입니다. 고대 이스라엘에서 작동했던 정치신학을 살펴보겠지요.

7시 30분 소강의 실에서 뵙겠습니다.

열이 나시거나 몸이 조금이라도 이상하신 분들은 온라인으로 수강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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