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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경 선생님께서도 꿈을 꾸신다고 합니다. 밤에 주무실 때 꾸는 꿈이요.
감옥에 계실 때의 이야기를 해주셨는데요. 
낮이면 담 넘어 무엇인가라도 보기 위해 발돋음을 하며 애쓰신 적이 있다고 합니다.
(물론 여기에는 젊은이들이 보고 싶어 하는 존재도 포함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감옥에 있는 동안은 아무리 애를 써도 원하는 꿈을 꿀 수 없었고
감옥에 관한 꿈만 꾸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감옥에 있는 다른 동료에게 물어 보셨답니다, 어떤 꿈을 꾸는지.
그랬더니 그 분의 대답이 '감옥 꿈'만 꾼다는 것이었답니다.

감옥에 있는 이들이 색깔이 화려한 잡지들을 보는 이유가
실제로 생활하고 감각하지 못한 것들은 꿈에서조차 볼 수 없기 때문에
잡지로라도 대신하려는 것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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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는 사람은 낮에 있었던 일을 밤에 행하고, 그 반대도 있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꿈속에서 체험하는 것은, 결국 '현실적으로' 체험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영혼의 가계 전체에 속한다는 것이지요.
니체가 여기에서 말하고자 한 것은, 가령 어떤 사람이 자신의 꿈에서 종종 날아다닌 적이 있어, 마침내 그가 꿈을 꾸자마자
날아다니는 힘과 기술을 자신의 특권인 것처럼 의식하고 또 선망받을 만한 자기 특유의 행복인 것처럼 의식하게 된다고 가정해 보자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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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한 사람은 어떤 종류의 곡선이나 각도도
아주 미세한 충격을 가함으로써 선회할 수 있다고 믿으며,
긴장이나 강제 없이 위로 오를 수도, 
교만이나 굴욕없이-중력 없이!!- 아래로 내려올 수 있는
어떤 신적인 경쾌함을 감정을 알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꿈에서의 경험과 꿈의 습관을 지닌 인간은
마침내 자신이 깨어 있는 낮에도 '행복'이라는 말이
다르게 채색되고 규정되는 것을 끼게 될 것이라고요.
그는 행복을 달리 갈구하게 될 것이라는 겁니다.

시인들이 묘사하는 '비상'은 그의 '비행'에 비한다면,
이미 너무 지상에 가깝고 근육질적이고 폭력적이며 이미 너무 '무거운' 것인 듯하다고 합니다.

-[선악의 저편] 제5장 193절


저도 꿈 속에서 아름다운 발레복을 입고 가볍게, 너무도 가볍게,
아무 저항도 느끼지 못하고 황홀한 춤을 추는 꿈을 꾼 적이 한 번 있습니다.

그러나 니체가 말하는 비행과 하강, 선회라는 신적인 경쾌함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꾸는 꿈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오히려 꿈으로 인한 낮의 삶이 중력 없이 오르고 내리고 선회하는
신적인 경쾌함의 습관을 갖게 되는 것은, 
그러한 삶을 살아내는 과정과 낮에 꾸는 '꿈'이 밤에서조차도.
즉 삶을 고통과 곤궁 속으로 잡아 끌어 들이는 중력을 벗어나는 꿈을 꾸게 하고
그것이 이전과는 다른 '행복'이라는 색채를 가지게 한다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

이진경 선생님의 맒씀대로, 밤에 꾸는 꿈은 낮 동안의 우리의 삶의 강도와 
넒어지는 지평만큼, 딱 그만큼 가능한 것이며,
그 꿈에서조차 이루고자 하는 갈망과 시도들은 다시 낮에도
가볍게 착지하고 날아 오를 수 있는 '행복'으로 드러나는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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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강 동안 우리 모두를 지치지 않고, 발제와 강의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 준 아름다운 빛깔의 보시들이 있습니다.
우리들에게 '다시 한번'을 외칠 수 있도록 힘을 준 생명들입니다.
사진 이외에도 더 많은 간식들이 부엌에서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고
빈 자리를 채우고 다시 채워 주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을 준비해주신 도반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3강에서는 니체와의, 이진경 선생님과의, 도반들과의 어떤 꿈이 만들어질까요.
흥겨운 기대를 안고 그 시간을 기다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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