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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유너머104 2019 가을 강독강좌

 

레비나스의 <전체성과 무한>

 

 

                                                                                                                     강사 인터뷰: 손기태 선생님

                                                                                                                 손기태 사진.JPG

 

- 레비나스의 많은 도서 중에 <전체성과 무한>을 선정해주신 이유가 있으신지요?

레비나스의 많은 책들이 국내에 소개되었는데, 공교롭게도 제일 중요한 책인 <전체성과 무한>이 가장 최근에야 번역되었어요. 이번에 출간된 <전체성과 무한>은 레비나스의 사상을 가장 잘 보여주는 그의 대표적인 저서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레비나스 강독 강좌의 주 텍스트로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레비나스가 전체주의에 대해 반대했던 사상가라는 점은 널리 알려져 있어서 <전체성과 무한>이라는 책 제목에 ‘전체성’이 들어간 이유는 어느 정도 짐작하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무한’은 어떤 의미로 쓰인 것일까요? 그에게서 ‘무한’은 전체성에 포섭될 수 없는 ‘타자’를 가리키는 용어입니다. ‘타자’는 우리가 개념으로 인식할 수 있는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무한의 차원을 열어주는 존재라는 것입니다. 타자의 이러한 무한성을 통해 우리는 ‘주체’의 고정된 울타리를 넘어서 참된 인식으로 나아가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게 됩니다.

전체성과무한.png

 

- 다른 철학자들과의 차이점을 보이는 부분은 어디일까요?

레비나스는 서구 동일성의 철학 전반에 대해 근본적인 비판을 했던 철학자입니다. 물론 레비나스 이전에도 그러한 문제 제기를 했던 철학자가 몇몇 있었지요. 하이데거를 비롯하여 데리다나 푸코, 들뢰즈 등이 그러한 철학자들입니다. 그들은 동일자로 환원시킬 수 없는 차이에 주목할 것을 강조하지요. 하지만 레비나스가 이들과 다른 점은 타자를 온전히 사유하기 위해서는 존재론이 아니라 윤리에서부터 출발할 것을 강조한다는 점에 있습니다. 존재론에서 출발할 때 전체주의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으로 하이데거가 그러한 사례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가 서구의 동일성 철학에서 벗어나서 차이의 존재론을 사유하고자 했지만 존재의 의미를 규정하려는 그의 사유는 익명의 존재론에 불과할 뿐이며 결국 타자를 절멸시키는 전체주의로 나아가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레비나스는 타자를 온전히 사유하기 위해서는 존재가 아니라 타자와의 만남, 즉 윤리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레비나스.png    하이데거1.png

                      

-우리가 당면한 과제를 레비나스를 통해 풀어낼 수 있는 것들이 있나요?

레비나스가 말하는 ‘타자’를 떠올리자면 우선, 사회에서 배제된 자들, 이를테면 사회적 약자들이나 소수자들을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타자를 그 자체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이를테면, 우리가 사회적 약자를 단순히 시혜의 대상으로 놓는다면 그것은 사회가 그들에게 가한 폭력의 희생자로서의 이미지에 그대로 머물 것을 강요하는 것입니다. 이로부터 타자에 대한 온전한 이해를 기대하기는 어렵지요.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타자에 대해 온전히 알 수 있는 것일까요? 우선 타자의 고통받는 얼굴을 외면하지 말고 받아들이고 그들의 호소에 귀 기울일 때 타자는 비로소 자신의 은폐되어 있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게 됩니다. 우리가 타자보다 높은 자리나 대등한 자리에서는 타자의 얼굴이 전하는 호소를 온전히 들을 수 없습니다. 타자의 아래에 설 때 타자는 우리가 알던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그러한 타자는 나의 자리, 나의 정체성, 나의 윤리적, 정치적 태도를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존재가 됩니다. 타자가 주체에게 가하는 충격에 의해 주체가 가지고 있던 독단론적 태도가 깨뜨려지는 것이고, 그럼으로써 주체는 기존의 제한된 경계 내에 안주해있던 사유의 틀을 넘어서 나아갈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때 비로소 타자와의 진정한 만남이 가능해진다는 것입니다. 타자를 통해 우리 자신이 변함으로써 타자와의 새로운 관계가 모색될 수 있는 것입니다. 타자를 돕는 차원이 아니라, 레비나스는 타자에 의해 우리 자신과 사회 자체가 바뀌는 차원까지 나아가야 함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 레비나스가 말하는 낯선 이의 얼굴이라고 하는 것은 인간의 얼굴에만 국한된 것인가요?

일단 레비나스가 말하는 타자는 우선 고통받는 인간을 가리킵니다. 우리는 아무런 마음의 동요 없이 고통받는 인간의 얼굴을 외면할 수는 없습니다. 레비나스의 이러한 타자 개념은 일차적으로 인간에 맞춰져 있지만, 이를 동물이나 기계, 사물 등에까지도 확장할 수 있는 여지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시도는 데리다에 와서 동물권에 관한 논의에서 이루어집니다. 레비나스에게서 초점은 ‘인간’의 고통받는 얼굴이 아니라 인간의 ‘고통받는 얼굴’입니다. 다소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고통받는 얼굴’에 관해 더 문제의식을 진전시켜 본다면 동물의 얼굴, 기계의 얼굴, 사물의 얼굴에 관한 논의도 이야기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강의를 수강하기 전에 사전도서로 추천하실만한 것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타인의 얼굴.png

레비나스평전.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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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얼굴(강영안) : 레비나스 사상을 기본적으로 이해하는데 좋은 길잡이가 되어 줄 수 있습니다.

 

레비나스 평전:타자성에 대해 깊이 사유한 레비나스가 주체의 오만하고 폭력적인 시선을 초월해 타자를 배려하는 윤리학을 제창하기까지의 과정을 추적해 보여줍니다.

아듀 레비나스(데리다): 데리다가 레비나스와 자신의 사상을 접목해 레비나스에 대해 이해한 부분을 보여줍니다.

 

 

- 수강하실 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레비나스는 현대철학의 가장 어렵다고 하는 현상학이라든가 하이데거 존재론에 대한 비판을 토대로 논의가 전개되므로 그냥 혼자서 공부하기에는 쉽지 않은 철학자입니다. 하지만 레비나스의 문제의식을 이해한다면, 그의 책이 그렇게 어렵기만한 텍스트는 아닙니다. 레비나스는 오늘날 타자에 관한 논의에서는 결코 빼놓을 수 없는, 가장 중요한 철학자 가운데 한 사람입니다. 이번에 함께 <전체성과 무한>을 읽으면서 서로가 담고 있었던 여러 고민들을 나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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