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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유너머 104 2020 겨울 워크숍①

 

무슨 소설을 써야 할지 모르겠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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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 인터뷰 : 백민석 선생님

 

강사 소개 :  

1995년 『문학과사회』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16믿거나말거나박물지』 『장원의 심부름꾼 소년』 『혀끝의 남자』 ,『수림』, 장편소설 『헤이, 우리 소풍 간다』 『내가 사랑한 캔디/불쌍한 꼬마 한스』 『목화밭 엽기전』 『죽은 올빼미 농장』 『공포의 세기』 『교양과 광기의 일기』 『해피 아포칼립스!』, 에세이 『리플릿』 『아바나의 시민들』 『헤밍웨이: 20세기 최초의 코즈모폴리턴 작가』가 있다

 


 

Q1.

  안녕하세요, 선생님. 이번 2020 겨울 워크숍 <무슨 소설을 써야할지 모르겠다면...> 반장을 맡게 된 이유진입니다. 저는 문학을 공부하지 않은 비전공자로서, 소설을 쓰고 싶다고 하면 주변에서 우선 쓰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을 많이 들었습니다. 공감하기도 하는 한편, 어딘지 맨 땅에 헤딩을 하는 기분도 듭니다. 쓰면서도 내가 제대로 쓰고 있는지, 이렇게 쓰는 것이 맞는지 확신이 들지 않았기 때문에 어떻게 소설을 써야 하는지 막막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워크숍 이름의 의미가 조금 더 궁금합니다. <소설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다면...> 등이 아니라 <무슨 소설을 써야 할지 모르겠다면...>인 이유가 있을까요?

 

A1.

  지망생이 소설 습작을 한다고 하면, 적어도 몇 년 전에는 신춘문예나 문예지 신인상을 목표로 하는 제도권 문학의 소설을 말했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이미 급변해 제도권 문학 말고도 많은 선택지가 생겼습니다. 웹소설이 우선 그렇고, 등단제도를 통하지 않고 자비출판이나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데뷔작을 출판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판매 유통을 전제로 한 단행본’ 경력만 있다면, 이 모두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같은 공적 기관이 인정하는 작가가 되는 길이고, 작가로써 동등하게 지원금을 신청하고 경쟁할 수 있는 길이 됩니다.

  소설의 형식도 과거 제도권 문학에서 각광받았던 리얼리즘/모더니즘 계열의 소설이 아닌, 장르별로 특성화된 소설들이 이미 주류로 올라와 있는 상황입니다. 퀴어, SF, 스릴러, 젠더, 미스테리, 로맨스 같은 장르 소설들은 제도권, 웹소설 가리지 않고 주류의 위상을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예전처럼 강사가 이런저런 소설을 쓰라고 할 수가 없는 노릇입니다. 수강생은 먼저 자신이 쓰고 싶은 소설이 무엇인지 알아야 하고, 수업도 그에 맞춰 일대일 방식으로 해나갈 생각입니다.

  물론 무슨 소설을 써야 할지 막막하다면, 함께 길을 알아보는 시간이 될 수도 있습니다.

 

 

 

Q2. 

  소설쓰기를 통해 우리는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요? 혹은 어떻게 달라질 수 있을까요?

 

A2.

  이건 사람마다 경우가 다르니 제가 뭐라고 할 수 없습니다. 다만 인간은 소비하는 일이 아니라 생산하는 일에서 더 큰 만족감과 행복감을 경험하게 된다는 말은 할 수 있습니다. 아주 작은 것이라도 자신의 상상력과 손을 통해 만들어냄으로써, 인간은 자기 삶의 한 순간을 가치 있는 것으로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그 작은 것의 하나가 소설이죠.

 

 

 

Q3.

  포스터에는 오늘날은 딱히 무엇이 소설의 길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변화기에 놓여 있다고 적혀 있는데요, 가장 먼저 생각나는 요인은 자신의 글을 선보일 수 있는 여러 인터넷 플랫폼들의 등장인 것 같습니다. 반면, 아직은 등단제도를 문학적인 길의 정석 혹은 공식적인 루트로 여기는 분위기도 건재한 것 같습니다. 선생님께서 생각하시는 변화는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이 현재의 분위기를 많이 바꿔놓을지 궁금합니다.

 

A3.

  일단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제도권 문학에서의 등단제도는 생각보다 오래 지속되지 못할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등단제도는 신문이나 잡지 같은 종이매체에 의해 유지되어 왔는데, 그 종이 매체들의 비용을 감당할 수 없게 되는 시기가 머잖아 오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시기가 오기 전에 등단제도의 효용성이 먼저 추락하게 될 것입니다. 저로선 슬픈 일인데, 효용성이 떨어진 제도는 체제의 장식으로 전락합니다. 어렵사리 등단제도를 거쳐도 별로 얻을 만한 이익과 명예가 없다면 어느 지망생이 등단제도를 원할까요, 그리고 등단제도를 운영하는 매체 역시 그 제도가 더 이상 자신들의 명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어느 매체가 손해를 감수하고 제도를 유지하려 들까요?

 

 

 

Q4.

  워크숍은 강사에게 맞춘 소설이 아니라, 수강생이 쓰고자 하는 소설에 맞추어 진행한다고 하셨습니다. 짐작컨대 강사에게 맞추어진 소설은 기존의 등단제도에 맞춘 소설의 형식이리라 생각하는데요, 둘 사이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안다면, 워크숍이 어떻게 진행될지 역시 더 잘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A4.

  질문대로 강사에게 맞춘 소설은 등단제도가 원하는 단편소설입니다. 하지만 이미 그런 소설은 쓸 생각이 없는 지망생들이 많습니다. 따라서 저는, 수강생이 쓰고자 하는 소설을 쓰도록 하고 수강생의 선택을 기준으로 합평을 진행할 생각입니다. 이를테면 소설이 아니라 여행 에세이를 쓸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다함께 그 에세이를 읽고 뭔가 좋은 의견들을 내놓고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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