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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번 2019 겨울워크샵 「최초의 시쓰기」 반장을 맡은 재림이라고 합니다.

최초의 시쓰기 워크샵에 대해 궁금하실 여러분들을 위해 송승환 시인과 문답시간을 가졌습니다.

지금, 그 인터뷰를 공개합니다 !!

 

 

Q. 안녕하세요, 선생님! 문학 전공자도 아니고 학교에서만 시를 공부한 ‘시’ 문외한이라서인지 제게 시는 막연하게 멋진 동경의 대상인데요, 막상 쓰려고 하면 함축적이고 비유적인 표현이 들어가야 한다는 점에서 접근하기 어려운 게 시쓰기 같아요. 저와 같은 비전공자도 시를 쓸 수 있을까요?

A. 시가 어려운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이유인 듯 싶어요. 첫 번째는 중․고등학생 때 시험을 준비하기 위한 암기식 학교 교육을 통해 시를 접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시는 멋있는데 다가가기 어렵다는 것이 다수의 생각이죠. 시는 향유의 대상인데 잘못 접해서 시가 어렵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시가 일상 언어와 같으면서도 다른 어법으로 언어를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그 언어가 익숙하지 않아서죠. 자전거 타기를 생각해보세요. 처음부터 잘 타는 사람은 없죠. 자전거도 네발자전거. 세발자전거. 두발자전거. 두 손으로 타기. 한손으로 타기. 두 손 놓고 타기. 외발타기처럼 여러 단계가 있듯, 시도 그렇게 언어를 즐기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이번 겨울에는 자전거를 처음 타본다는 생각, 또 자신의 스타일로 처음 타본다는 생각으로 시쓰기를 시작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모든 분야는 어느 정도의 훈련 과정이 필요하다는 의미에서 일방적인 강좌나 아카데미가 아니라 ‘워크숍’이라고 정했어요.

 

 

Q. “최초의 시쓰기”라는 제목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A. 시는 함축적이기 때문에 숨겨진 의미를 지녀야 한다는 편견이 오히려 진입장벽이 된다고 생각해요. 시가 꼭 함축적일 필요는 없습니다. 함축적인 시가 꼭 좋은 시가 아니라는 거죠. 함축적이어야 시라는 것은 편견입니다. 시는 자유예요. 창살 없는 자유이며 창살을 없애는 자유. 보이는 창살과 보이지 않는 창살 모두를 넘어서는 자유. 그렇기 때문에 시를 쓰는 순간은 억압을 넘어서는 순간이며 자기 자신도 몰랐던 자신을 최초로 경험하는 순간이기도 하죠. 시를 완성하면 내가 뭔가를 성취하면서 달라졌다는 느낌과 쾌감이 옵니다. 이번 워크숍의 제목은 시를 처음 써보시는 분의 첫 시, 또는 계속 시를 써왔는데 이전과 다른 시를 처음으로 써보려는 분의 첫 시. 이렇게 두 가지 의미를 지닙니다. 처음 쓰는 것뿐만 아니라 고유한 자신의 최초의 시, 라는 의미가 있죠.

 

 

Q. 총 6강으로 구성되어 있는 워크숍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우선, 첫 시간은 ‘응시’라는 주제인데,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말테의 수기』(책세상, 2000)을 함께 읽고 시 쓰는 태도에 대해 생각해볼 거예요. 릴케가 말하는 응시란 “바라보는 일”입니다. 릴케는 시를 쓰기 위해 바라보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합니다. ‘시 쓰기’는 일종의 심리적인 치유도 포함되어 있어요. 자기 자신이 몰랐던, 잊고자 했던, 잊어버렸던 나와 마주하는 글쓰기이기에 치유의 출발점이 되기도 하죠. 1강에서는 자기 자신을 포함한 대상을 어떻게 응시할 것인가, 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거예요.

이제 워크숍의 진행 방법에 대해 말씀드릴게요. 총 6강인데, 정원이 15명이라서 매 시간마다 모든 분들의 시를 합평하고 섬세한 리뷰를 하기에는 시간이 매우 부족해요. 그래서 7-8명이 한 조씩 되어 두 조를 구성할 겁니다. 그리고 격주로 각 조별 합평회를 진행하고자 해요. 두 번째, 네 번째 시간에는 A조가 창작시 발표를 하고 세 번째, 다섯 번째 시간에는 B조가 창작시 발표를 하는 거죠. 합평회에서는 발표자를 제외한 모두가 창작시에 대해 비평을 하고, 마지막 리뷰는 제가 합니다. 그런 점에서 ‘최초의 시 쓰기’ 워크숍은 일종의 문학공동체입니다. 문우로서 서로에게 우정을 나누고 긍정의 힘을 선사하는 ‘시의 친구들’이 되는 거죠. 그리고 창작시 발표를 하지 않는 조는 과제로 선정한 시집을 매주 한 권 읽고 좋은 시를 한 편씩 추천할 거예요. 한 권의 시집을 꼼꼼히 읽는 것이 좋은 시 한 편 쓰는 것과 관련됩니다. 쓰기 위한 독서는 단순한 독서와 다르고 좋은 시에 대한 안목을 갖는데 꼭 필요하죠. 마지막으로 6강에서는 모든 분이 최종 시를 발표하고 합평회를 가질 예정입니다.

 

 

Q. 시를 쓴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A. 글쓰기도 포함되는데, 시쓰기를 포함한 글쓰기는 적어도 글을 쓰며 자기 자신이 달라짐을 느낄 수 있어요. 미처 의식하지 못했던 나의 모습을, 무의식이 드러나게 하는거죠. 무의식이 드러난다는 것은 일상적으로 출퇴근만 하던 ‘일상의 나’와 ‘글 쓰는 나’가 마주치는 거예요. 어느 한 순간의 나와 마주치는 것. 애써 잊으려 했던 순간, 무의식에서 떠나보내지 못했던 한 순간. 그 때의 나와 마주서는 시간이 글을 쓰는 시간인거죠. 계속 반복되는 시간이 도시의 속도에 맞춘 삶이라면 시를 쓰면서 ‘다른 나’를 발견한다는 것은 도시의 무한 반복 시간에 “정지의 브레이크”를 거는 것이죠. 정지의 브레이크를 거는 것은, 시적 순간이 되는 것. 지나치는 것이 아니라 한 대상을 돌이켜 바라보고 그 순간의 나와 마주서는 거에요. 그것이 ‘다른 나’를 바라보는 거예요. 글을 쓰는 것은 글을 읽는 것과 전혀 다릅니다. 쓰는 것은 생각을 해야 해요. 시는 단 하나의 대상과 순간에 집중해야 하죠. 대상과 순간과 마주치는 것. 잊고 있던 자기 자신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시간을 갖는 게 시를 쓰는 순간이죠.

릴케는 “마주서는 것; 그것이 운명이다”라고 쓴 적이 있어요. 그것은 자기 자신과 마주서는 것.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나/세상’과 마주서는 것이죠. 그 마주침과 마주섬을 통해 새로운 삶의 시작을 할 수 있기에 우리는, 정지해야 합니다. 그게 ‘최초의 시 쓰기’, 삶의 출발점이 돼요. 이 워크숍은, 새로운 해(新日), 새해(新年)의 첫 출발을 시로 쓰면서 자기 자신과 마주서려는 분들과 함께 하면 좋을 것 같아요.

 

 

Q. 이번 워크숍을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요?

A. 창작시 세 편과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자세. 자기 자신과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려는 시각의 출발점을 얻게 될 거예요. 한편, 지속적으로 시를 쓰면서 시인이 되고자 하는 분들에게는 자신만의 첨예한 시의 방향을 고민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겁니다. 이번 워크숍은 자신만의 고유한 방향을 잡고, 그 언어를 찾는데 도움이 될 거예요. 그러니까 자기 자신의 고유한 스타일의 시를 최초로 쓰는 시간이 되는 거죠. 자기 자신도 놀랄 정도로 최초로 새롭게 씌어진 시를 통해 이전의 시와 결별하게 되죠.

 

Q. 첫 시간, 무엇을 준비해오면 될까요?

A. 시쓰기는 긴장하는 상태를 계속 유지하는 것입니다. 6주간 긴장하는 상태를 유지하는 게 워크숍의 목적이죠. 시에서 ‘긴장’이란 내가 나를 바라보고, 내가 다른 사물과 세상에 대해 매순간 긴장하고 바라보고 있는 상태예요. 또 가능하다면 만년필과 A4용지, 릴케의 『말테의 수기』(책세상, 2000)을 준비해 오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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