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수유너머N 여름강좌 ③]
협력의 진화론
협력과 이타심은 우리의 본성일까? 아니면 본성을 누르고 발현되는 의식적 도덕일까? 진화 생물학자들은 생물의 역사에서 협력이 어떤 모습으로 등장했는지, 생물들은 이와 관련하여 어떤 종류의 심리적, 행동적 특징을 가지게 되었는지 탐구한다. 진화론자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생명이 진화의 역사 동안 특정한 형태의 마음과 행동의 습관을 만들어냈다면, 그리고 그것이 협력과 이타심의 발현에 영향을 미친다면, 이를 고려하지 않고는 협력이나 이타심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본 강좌에서는 유전자의 관점에서 협력을 설명하는 포괄적 적합성 이론에서부터 인간 문화의 특이성에 주목하는 유전자-문화 공진화론에 이르기까지, 협력 혹은 이타심과 관련된 진화론의 여러 입장을 검토하려 한다. 이는 인간을 포함한 여러 생물의 협력과 공생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참조점이 됨은 물론, 나아가 그것을 구성하는 일에 유용한 노하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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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강: 2015년 7월 3일. 매주 금요일 저녁 7시 30분. 총6강
□ 강사: 조원광 (수유너머N 회원), 김충한(수유너머N 회원), 노의현(수유너머N 회원)
□ 장소: 수유너머N 강의실
□ 회비: 12만원
1. '이기적 유전자'는 왜 협력하는가?: 포괄적 적합성 이론 (조원광)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에 따르면, 유전자는 자신의 복제물을 후대에 남기는 일을 중요한 과제로 삼는다. 그렇기에 생명이 자신의 생존과 번식을 가장 중요한 목표로 삼는 것은 자연스럽다. 그런데 때로 이런 ‘이기심’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일이 일어난다. 일벌과 일개미는 자기 자식이 아닌 여왕의 자식을 돌본다. 밸딩 땅 다람쥐는 천적에게 자신의 위치를 노출시키면서까지 동료들을 위해 경계음을 낸다. 1강에서는 어떻게 ‘이기적 유전자’가 이런 협력을 만들어내는 것인지 ‘포괄적 적합성 이론’을 통해 알아본다.
2. 협력은 왜 보복을 필요로 하는가?: 팃포탯(Tit for Tat)과 호혜성 (조원광)
피가 섞이지 않은 타인을 대할 때, 내 피붙이를 대하는 것마냥 이타적으로 협력할 수 있을까? 죄수의 딜레마 같은 현상은 이것이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서로 협력하면 좋지만, 상대가 나의 협력을 이용하며 배신할지 모르고, 나 역시 상대의 협력을 배신하면 적지 않은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치학자 로버트 엑설로드는 특정한 조건이 마련되면,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관계에서도 안정적인 협력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말한다. 상대가 과거에 나에게 어떻게 했는지 기억하고 이를 그대로 갚아주는 보복은 협력을 위한 중요한 조건 중 하나다. 2강에서는 협력을 이끌어 내는 상황과 조건에 대해 알아본다.
3. 나에게 득이 없는 순수한 이타성은 가능한가?: 다수준 선택이론 (김충한)
협력은 대부분 협력을 하는 구성원에게 궁극적으로 이익이 되기 때문에 일어난다. 그렇다면 이기적 동기없이 순수하게 이타적인 마음만으로는 협력이 일어날 수 없는 걸까? 또 그런 행위는 자연에서 살아남아 진화될 수 있을까? 이는 개체의 유전자 차원에서의 적합도만 생각하는 '포괄적 적합성 이론'으로는 불가능한 얘기다. 하지만 시선을 유전자에만 두지 않고 개체, 집단으로 넓혀서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다수준 선택이론'으로는 가능한 얘기가 된다. 3강에서는 순수한 이타성이 가능함을 보이고, '다수준 선택이론'을 통해 그것이 진화될 수 있음을 알아본다.
4. 경쟁은 항상 더 나은 결과를 보장하는가?: 지위재와 지위경쟁 (조원광)
협력이나 이타심의 가능성을 인정하는 사람들조차, 경쟁의 우월함이나 불가피성을 주장하는 경우가 많다. 비록 경쟁이 힘들고 불편해도, 결국 그것이 큰 성과를 낼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100m 달리기 대회라는 경쟁이 있어 점차 기록이 단축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정말 경쟁은 항상 좋은 성과로 이어지는 것일까? 경쟁을 저해하는 요소를 제거하고 제대로 경쟁하기만 하면, 전체에 득이 되는 결과가 자동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일까? 몇몇 경제학자와 진화론자는 경쟁이 전체 집단에 해가 되는 메커니즘이 분명 존재한다고 지적한다. 4강에서는 지위재와 지위경쟁을 중심으로 이런 논리를 소개한다.
5. 세포에 새겨진 협력의 흔적들: 공생 진화론 (노의현)
생물의 진화는 '적자생존'이라는 단어로 대표되듯, 돌연변이들의 발생과 경쟁에 따른 적응으로 이루어져왔다고 설명된다. 하지만 단지 이것만이 전부였을까? 20억년 전 발생했던 미생물 간의 협력은 조금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 하다. 진화의 또 다른 매커니즘인 '공생 진화'는 우리가 세포의 차원에서는 이미 협력하고 있는 존재임을 알려준다. 이는 또한 생물의 변화와 능력들을 협력의 차원에서 새롭게 바라볼 수 있게 해줄 것이다. 5강에서는 공생진화론을 통해 협력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가능성들을 이야기해본다.
6. 인간 협력 진화의 계보학: 유전자-문화 공진화론 (조원광)
인류는 이타심과 협력에 기반하여 매우 복잡한 사회 체계를 구성하는 동물이다. 현생 인류가 이런 습성을 진화시킨 것은 어떤 과정을 통해서였을까? 혈연자에게 선택적으로 잘해주려는 습성이 확대된 것일까? 아니면 전략적으로 호혜주의를 택한 것일까? 그것도 아니면 이타적인 개체를 보유한 집단이 더 성공적이었기 때문에 협력이 확산된 것일까? 앞 강의에서 다룬 여러 이론을 바탕으로, 인간의 협력이 어떻게 진화하였는지 종합적으로 살펴본다. 이는 인간 사이의 협력이나 전쟁을 이해하는 것은 물론, 인간과 다른 생명과의 관계를 고민하는데 적지 않은 도움을 줄 것이다.
■ 강좌문의: 조지훈 010 6308 7223/ 고승환 010 5104 4088/정정훈 010 3942 0748
■ 접수계좌: 농협 312-0006-9222-71 (예금주: 고승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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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사소개
조원광 수유너머N 회원. 진화론으로 인간을 설명하려는 시도와, 진화론이라는 지식이 현대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이 많다. 주요 논문으로 “한국 소비사회의 등장과 미시권력의 변화,” “사회과학의 진화론 수용 비판: 경쟁의 공리와 진화론적 재벌론을 중심으로,” “미셸 푸코 권력이론의 재조명: 교환이론, 네트워크이론, 3차원 권력이론과의 비교를 중심으로.” 등이 있다. 『모더니티의 지층들』, 『문화정치학의 영토들』을 연구실 동료들과 함께 썼다. 김충한 수유너머N 회원. 학교에서는 물리학을 전공했지만 하다보니 수학에 더 흥미가 생겨 그쪽으로 방향을 옮기고 있는 중이다. 지금은 수학공부때문에 잠시 쉬고 있지만 연구실에서 과학과 철학을 접목시키는 세미나들을 주로 했었다. 현재 인문사회과학연구원 연구 과정 중에 있다. 노의현 수유너머N 회원. 정치/경제학 분야의 담론들이 과학 분야의 담론들과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만들어지는 양상에 관심이 있다. 연구실에서 세미나를 통해 생물학, 철학, 정치경제학 등을 공부하고 있으며, 현재 인문사회과학연구원 연구 과정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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