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수유너머N 겨울강좌 ①]
『차이와 반복』을 읽자!
들뢰즈가 죽은 지 20년이 지났다. 여기저기에서 그것을 ‘기념’한다. 학회가 소집되고, 책이 새로 출간된다. ‘죽음을 기념’(!)하는 이 난리법석 한 가운데에서, 우리는 그저 그의 ‘살아 있는 책’을 곰곰이 생각해 보고자 한다. 감히 말하자면, 『차이와 반복』은 아마도 21세기 내내 읽힐 것이다. 개념들은 모호하지만 단호하고, 관점은 과거를 향하는 것과 동시에 미래를 바라본다. 그리고 늘 초점은 ‘현재’의 발명에 놓인다. 이러저러한 개념들에 겁먹지 말자. 그의 핵심 개념들은 의외로 단순하다. 문제는 가장 단순한 것이 가장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 강좌에서는 『차이와 반복』의 단순하고 심오한 개념들을 그물처럼 펼쳐서, 구체적인 우리 삶의 바다 한가운데에 던져보려 한다. 그렇게 우리는 들뢰즈를 ‘기념’함으로써 영원히 죽이지 않고, 오늘 우리 시대, 우리 일상 안에서 적어도 한동안은 살게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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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강: 2016년 1월 6일. 매주 수요일 저녁 7시 30분. 총6강
□ 강사: 박준영
□ 장소: 수유너머N 4층 소강의실
□ 회비: 12만원
□ 인원 : 20명 (강의실이 크지 않은 관계로 정확하게 20명만 수강하실 수 있습니다.)
제1강 반복과 차이 / 차이 그 자체
우리는 ‘일상이 늘 반복된다’고 말하면서도, ‘내일은 또 새로운 태양이 뜬다’라는 말을 믿고 살아간다. 반복 가운데에서 차이를 보는 방식을 우리는 이미 익히 알고 있는 것이다. 들뢰즈는 이 일상적인 인간적 전망 자체가 기반하고 있는 ‘이유’를 ‘차이 그 자체’라고 부른다.
제2강 대자적 반복
어제와 오늘은 시간이고, 그 흘러가는 시간 가운데, ‘나’가 있다. ‘나’는 아마 내일도 존재할 것이라고 철석같이 믿는다. 하지만 이 믿음이란 얼마나 허약한가? 내일 당장 죽을 수도 있다. 무엇인가 변하고, 무엇인가 ‘어두운 전조’를 띄고 나타난다. 모든 것이 불확실한 가운데, ‘나’는 무엇인가를 반복하면서 살아간다. 들뢰즈는 이 반복을 ‘시간의 종합’이라 부른다.
제3강 사유의 이미지
어른이 되어가면서 우리는 세상이 거짓투성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하지만 이런 생각만으로 평생을 살 수는 없다. 그래서 우리는 늘 거짓의 세상 어딘가에 진실이 숨 쉬고 있다고 믿는다. 그것이 바로 ‘진리’며, ‘상식’이며, ‘의미’라고 외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은 ‘이미지들’이고 ‘재현들’이다.만약 우리가 이 이미지들에 멈추어 서서 더 이상 생각하지 않는다면, 더 지독한 거짓에 걸려드는 꼴이 된다.
제4강 차이의 이념적 종합
우리 각자는 특유한 존재들이다. 가만히 따져 보면 비슷한 성질들이 나와 너 사이에 반복되는데, 이를테면 ‘인간’이라는 것이 그것이다. ‘인간’이라는 규정은 너와 나 사이에 반복되는 개념이다. 그런데 반복은 늘 차이나는 것을 함축한다. 인간이라고 다 같지 않다. 여기 성인군자가 있으면, 저기 짐승보다 못한 놈이 있기도 한다. 이런 차이들이 생성되는 근원을 들뢰즈는 ‘이념’, ‘잠재태’, ‘다양체’ 등으로 부른다 .
제5강 감성적인 것의 비대칭적 종합
섭씨 30도와 35도 사이의 온도차는? 5도차. 그렇다면 30도와 31도 사이는? 30.1도와 30.2도 사이는? 수로 헤아릴 수 있고, 측정할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이런 질문도 가능하다. 빨강과 노랑 사이는? 노랑과 파랑 사이는? 즉 질적으로 규정내릴 수 있는 것에도 한계는 존재한다. 양적 측정과 질적 규정의 한계를 표현하는 개념이 바로 ‘강도’다. ‘강도’는 지성이 아니라 감성의 편에 더 가깝고, 지성을 가능하게 한다.
제6강 차이와 반복
모든 것은 돌고 돈다고 했다. 하지만 돌고 도는 것은 같지 않다. 나는 어제와 같은 나이지만, 똑같은 말을 하거나, 똑같은 행동을 하지도 않는다. 반복되는 것은 그래서 곧 차이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차이는 어쨌든 ‘나’에 속한 차이다. 이렇게 반복에서 차이로, 또 차이에서 반복으로 영원히 돌고 도는 것이 삶이고 세상이다. ‘영원회귀’라는 어려운 개념은 우선은 이렇게 이해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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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소개: 박준영
‘수유너머N’에서 철학사와 철학원전 텍스트들을 위주로 세미나와 강좌를 열어 왔다. 전공은 철학이지만 여러 방면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고대철학에서 중세철학을 거쳐 근대철학에 이르기까지 개념과 사건들이 착종하는 양상을 발견하면 이상한 쾌락을 느끼는 축이라고나 할까? 앞으로도 지금껏 해왔듯이 철학적 주제와 문제를 붙들고 놀아 볼 작정이다. 현재 관심사는 들뢰즈와 리쾨르의 철학을 비교함으로써 사건의 철학과 해석학이 만나고 분기하는 지점을 밝혀보는 것이다. 주체에 관해 쓴 논문들 몇 편이 있고, 리쾨르의 『해석에 대하여』(인간사랑)를 공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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