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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유너머104-2019 겨울강좌 워크샵
[돌에 새기는 이야기] 서예와 전각의 만남

                                                하루 인영찍은것- 中道.jpg하루 인영찍은것- 中道(자암 김장현)

 

                                                                                

 

Q1) 전각이 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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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 돌, 금속, 옥이나 상아 등, 다양한 재료에 글씨를 새긴 것을 ‘전각(篆刻)’이라고 합니다. 토기를 사용하기 시작한 신석기 시대부터 발견되는 전각은, 다양한 형태와 기능에 따라 변화, 발전해 온 약 3000년 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동양 예술입니다. 온라인의 다양한 인증서가 발전하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는 ‘도장(圖章)’, 혹은 ‘인장(印章)’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개인이나 기관, 조직 등의 도장도 전각의 종류에 포함되며, 가장 널리 쓰이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각종 서류 등에 이러한 도장을 찍는 가장 중요한 목적은 ‘인증’하는 것이지요. 상품의 거래와 개인이나 단체의 신용을 인증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도장을 위조할 수 있게 되었지요. 컴퓨터에서 서체와 글씨를 고르고 인장의 모형에 배치하고 기계에 연결만 하면 바로 도장을 구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구두 수선집에서 제가 이러한 과정을 보고 깜짝 놀랐던 것도 거의 10여 년 전의 일입니다.


동양에서는 황제, 임금이나 대통령 등의 도장을 ‘어보(御寶)’, ‘국새(國璽)’. ‘옥새(玉璽)’나 ‘옥보(玉寶)’라고 하지요. 국가와 국가 간에, 혹은 국가의 대소사를 최종 승인하는 마지막 마침표의 역할을 해주는 것이 어보이기 때문에 위조를 하기 어렵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어보에는 평범한 개인들의 도장이나, 예술적인 표현을 한껏 발휘할 수 있는 아호인(雅號印)이나 두인(頭印)의 경우와는 달리, 소전(小篆)을 바탕으로 당나라 관인에서부터 시작된 ‘구첩전(九疊篆)’을 사용했습니다. 예를 들어서 3치(약 9.9cm) 키기의 돌에 전서를 배치할 때, 한 획을 아홉 번 이상 구불구불하게 접고 접어서 표현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 예에서 알 수 있듯이, 전각 예술의 특징은, 전서체의 매우 다양한 변형과 배치의 결구를 사용하는 장법을 통해서, 한 치(약 3.3cm) 정도의 사방 공간 안에서 역동적인 변화의 아름다움을 창조해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7.jpg<축융지후(祝融之後)>


Q2) 전각의 예술적 가치는 무엇인가요? 전각을 이용한 대표적 작품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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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전각의 예술적인 가치는 동양 예술의 다양한 작품들에서도 그 역할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저희 수유너머 104의 서예 동아리가 거의 2년 반 정도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는데요. 저희가 함께 공부하고 있는 구양순이나 오창석, 앞으로 공부하게 될 왕희지 등, 서예의 전범이 되는 작가들의 작품들에서 보실 수 있듯이, 작품의 마지막 부분에는 어김없이 전각이 찍혀 있습니다. 요즘 일반화되어 있는 싸인과 달리, 위에서 말씀드린 왕이나 대통령, 조직의 최고 책임자가 도장을 찍는 과정도 포함하여, 서예 작품뿐만이 아니라 동양 예술 작품들, 예를 들어 수묵화, 담채화, 민화, 사군자 등의 작품에도 작가의 이름과 호 등을 ‘낙관(落款)’합니다. 이것은 ‘낙성관지(落成款識)’의 준말인데요. 여기서 우리가 보통 ‘식’으로 읽는 ‘識’자가 ‘표시하다’ 혹은 ‘표시’의 의미로 쓰일 때는 ‘지’의 발음으로 읽습니다. 협약이나 증명의 마지막에 도장을 찍듯이, 작품을 완성하고 배접 등의 과정으로 넘어가기 직전에 보통 낙관을 합니다. 즉, 작업의 마침표의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동양 예술에서 그림이나 글씨의 공간 배치에 있어서 분포의 밀도와 강약에 이 작다면 작을 수 있는 전각 작품이, 작품의 내용과 구도와 상응하면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작가의 작업에서 의도했던 것에 더하여 새로운 변화의 요소가 될 수 있고, 작품의 내용을 더욱 풍부하게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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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3) 전각수업은 어떤 사람이 들으면 좋을까요?
A3) 전각은 주로 돌에 칼로 새기는 작업으로 시작합니다. 다른 재료는 절차나 가격 면에서 일반적으로 다루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전각 작품의 내용은 주로 ‘전서체(篆書體)’로 작업을 합니다. 이러하나 재료와 도구, 서예 등에 관심을 가지고 계시거나, 서예 경험이 없다고 해도 자신이 직접 만든 도장을 갖고 싶으신 분이라면 누구나 이 수업에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첫 강의에서 서예의 ‘오체(전서, 예서, 해서, 행서, 초서)’ 중에서 전서에 대한 기초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기 때문에 부담 없이 오셔도 좋습니다. 전각 작업에 필요한 각자의 이름이나 호 등은, 수유너머 104 서예 동아리가 제공하는 <전각대자전 전3권(中国篆刻大字典, 全3册)>을 참조하셔서 얼마든지 자신만의 독특한 전각 작품을 창조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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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서예나 동서양 회화, 칼리그래피 등을 하시는 분들 중에서, 자신의 호와 이름을 직접 새긴 전각으로 낙관을 하시고자 하는 분들은 이 기회에 함께 워크샵을 통해서 작품을 하면 좋을 것입니다. 간단하다면 간단할 수도 있는 전각 작업이, 함께 하는 과정을 통해서 더 힘을 얻고 서로에게 배움의 기회를 줄 수 있기 때문에, 혼자 작업하는 것보다 몇 배 더 효과적인 작업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Q4) 수업과정의 흐름은?
A4) 전각 작업에 필요한 전서체와 칼을 사용하는 방법 등에 관한 강의가 일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서예 수업과는 달리 세필(細筆)을 사용해서 <전각대자전>에서 찾은 각자의 이름이나 호에 관한 다양한 서체를 ‘임서(臨書)’합니다. 전범이 될만한 전각 작품 중에서 ‘임모(臨摸)’하는 시간을 가질 것입니다. 1치(약 3.3cm) 내외의 돌의 크기에 맞게 우선 ‘인고(印稿)’하는 작업을 합니다. 자와 연필을 이용하여 종이와 돌 각각에 간격을 표시하고, 전서체를 적절하게 배치하는 수정의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사포에 가는 바탕작업을 한 돌에는 주황색 포스터 물감으로 바탕색을 칠해 두고, 마무리된 최종의 작업을 좌우가 뒤집힌 형상으로 돌에 옮깁니다. 이름은 음각으로, 호는 양각으로 작업을 하고, 한지에 인주를 묻혀 찍어 보면서 여러 차례 수정의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수정을 마친 작품을 ‘인보(印譜)’에 찍어 작품과 함께 보관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일정기간 동안 이 작품들을 수유너머104에 전시할 예정입니다. 이 작품들을 확대출력해서 함께 감상하는 것도 다른 느낌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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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5) 전각수업이 끝나게 되면 어떤 것을(성과) 알게 될까요?
A5) 1치 내외 정도의 작은 돌의 평면에 작업을 하다 보면, 그 공간이 이루고 있는 세계가 얼마나 무궁무진하하게 확장되는지를 실감하게 되실 것입니다. 저는 약 15년 전에 이대열림서예연구회의 인연으로, 회원들가 함께 ‘동묵헌(東墨軒)’에서 자암(紫巖) 김장현(金壯峴) 선생님의 지도로 전각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안양 은허 출토 새인(약 1800년 전)’부터 시작해서 <중용>의 구(句)를 새기는 작업에 이르기까지 부단한 공부를 해오고 있습니다. 매우 많은 시간이 필요한 전각 작업을 계속할 수 있는 것은, 전각 예술이 가지고 있는 매력 때문입니다. 매우 한정된 작은 평면의 공간 안에, 작업하는 사람의 필력에 따라 도법과 장법이 달리 드러나고, 확장된 우주적 공간으로의 팽창감까지도 느낄 수 있는 역동성을 보여줄 수 있다는 예술적 특징 때문입니다. 총 20시간 내외의 워크샵을 통해서 전각의 예술적인 매혹에 접속하실 수 있으시다면 더 바랄 것이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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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6) 서예를 하나도 모르는 초보자나, 미술, 조각을 안해 본 사람도 이 수업을 할 수 있나요?
A6) 전각은 본래 토기, 돌, 죽간이나 목간 등에 뾰족한 것이나 칼로 새기는 행위에서부터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형상과 문자와 전혀 무관한 작업은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각 예술의 깊이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서예 필법의 실력과 오랜 시간 탐구한 정도에 따라 작품의 예술적 가치는 물론 매우 달라질 것입니다. 그러나 서예, 회화나 조각의 분야와는 또 다른 독립적인 예술 작업의 특징이 있으므로, 전각을 통해서 서예를 만날 수도 있습니다. 우선 수강하시는 여러분은 전서체의 다양하고 풍부한 변신에 매혹되실 것입니다. 기본적인 전서체의 요소를 바탕으로, <전각대자전>에 없는 서체도 얼마든지 창조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컴퓨터나 스마트폰의 자판을 터치하여 글을 쓰거나 소통하는 이 시대에, 차갑고 딱딱한 돌 위에 직접 부드러운 붓이나 사각사각이는 연필로 쓰고, 그리고, 수정하면서, 다양한 문자의 변형과 변화를 체감하는 것은, 또 다른 신체적 감각의 형성을 촉발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일종의 문자 예술을 돌에 새기는 행위를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매우 제한된 조건들은 우리의 예술성을 억합하거나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제한성을 통한 훈련과 표현력을 증대시킴으로써 오히려 예술적인 창조성을 촉발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낯설기 때문에 그 낯섬이 주는 매혹에 빠질 수 있는 분이라면 누구든지 참여가 가능합니다.

Q7) 전각 수업을 듣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하고픈 말씀이 있다면?
A7) 전각 작업은 매우 세밀한 인고와 수정이 필요합니다. 각자의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의 경우에는 전각용 돋보기와 스탠드가 필요합니다. 매우 중요한 준비물로써, 가능하시다면 필요하신 분들은 개인용으로 꼭 준비해오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어느 공부나 그렇듯이, 출석이 기본입니다!

Q8) 전각으로 작품을 만든다면 어떤 것들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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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인영찍은것- 中道.jpg1)하루 인영찍은것- 中道(자암 김장현)

하루_내부.jpg 2)하루(내부) -> 中道(자암 김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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