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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SF강좌! 강사인터뷰

사루비아 2010.04.14 13:32 조회 수 : 6894

 

아직도 지난 겨울 화토 때의 복도훈 샘이 기억난다.

그 때 샘은 세상의 SF책을 다 읽으신 것 같았다. 그의 방대한 독서량에 깜딱 놀래버렸을 정도!!

 

그 후로 도서관에서 SF책을 몇 권 빌려보았다. 와우!! 새콤달콤 나부랭이에 길들여져 있던 입이 마이쮸를 맛 본 그 느낌이랄까?

SF는 사람들에게 기존의 문학과는 다른 감각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분명했다.

 

4월 15일에 (그러니까 내일;;;;;) <SF와 대안의 미래>라는 주제로 강좌가 열린다.

 

봄바람에 몸이 나른하기만 하신 분

뭔가 새로운 것에 목말라 있으신 분

글쓰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데 딱히 새로운 소재가 떠오르지 않는 분

직업 상 아이디어를 짜내야 하시는 분

각종 시험에 찌든 몸에 숨구멍을 내고 싶으신 분

담배를 끊고자 하시는 분

연애하고 싶으신 분

늦지 않았으니 수강신청하시라~~~~

 

 

다음은 강의 맛뵈기 인터뷰~ (초콤 길지만 다 피가되고 살이 될거임) 

 

 

 

 

<SF와 대안의 미래>

 

 

1. 이번에 <SF와 대안의 미래>라는 강의를 하시게 되었는데요. 특별히 SF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으셨나요?

 

외계인.jpg

 

이게 다 이명박이라는 외계인 때문입니다. 물론 진담입니다.^^ 확실히 이명박 정권의 수사를 보면 우리가 강탈당하는 것은 현재나 과거라는 느낌이 강합니다. 모든 게 파괴되고 있죠. 그러나 제 생각엔 파괴되는 것은 미래입니다. 선진화, 녹색성장 등등의 어휘들은 우리를 몰아치면서 강제로 앞으로 떠미는 진보의 폭풍입니다. 미래가 꽁꽁 얼어붙은 채 식민화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죠.

 

SF가 가능한, 대안적인 미래, 그리고 그것을 고안하는 어휘와 개념을 상상하는 문학이라는 점이 매력적이었습니다. 이것은 이전 문학에서 말하는 전망 같은 것과는 다릅니다. 뭐, 이쯤 되니까 저도 SF를 통해 뭘 하려고 하는지 딱히 명확하지가 않습니다. 전망도 아니고 절망도 아니라면 말이죠. 제가 읽고 있는 SF가 문학 장르 중에서 미학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매우 급진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SF의 걸작들, 그리고 제가 강좌에서 다루는 작품들은 타자, 미래, 생태적 공존, 혁명과 유토피아에 관한 그 어떤 문헌만큼이나 자극적이면서도 매력적인 아이디어를 풍부하게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SF를 읽게 된 것은 2년 전쯤 우연히 청탁을 받아 원고를 쓰게 되면서부터이지만, 그리고 너무 늦게 SF를 읽게 되었지만, 갈수록 SF에 더 많은 매력을 느끼고 있습니다.

 

 

2. 어찌 보면 SF(Science Fiction)라는 단어가 형용모순처럼 들리기도 하는데요. ‘과학’(Science)과 ‘허구’(Fiction)를 동시에 말한다는 것이 가능한 건가요?

 

확실히 SF를 읽다보면, 수많은 과학적 사실들이나 가설 등과 만나게 됩니다. 하드 SF라고 불리는 SF의 어떤 작품, 가령 그렉 이건의『쿼런틴』같은 작품은 일정한 과학적 지식(양자역학)의 수준이 없다면 확실히 읽기 어려워 보이는 작품들입니다. 그렇다고 SF가 카이스트나 포스텍에 다니면서 문창과 수업을 별도로 듣는 학생이 써야 하는 문학은 결코 아닙니다.

 

저는 SF의 진지한 독자들이 그렇듯 SF의 과학을 하나의 인식적인 가설로 보고 있습니다. 과학적으로 사실이냐, 거짓이냐, 검증된 가설이냐, 아니냐는 SF에서 ‘과학’을 이해하는데 가장 소모적인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이것 때문에 SF에 접근하는 것을 어렵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구요. 저도 그랬으니까요. 그렇지만 우리는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1818)이 과학소설의 선구라고 생각합니다.『프랑켄슈타인』의 서문에도 나오는, 당시 찰스 다윈의 할아버지였던 에라스무스 다윈은 죽은 개구리 뒷다리에 전기충격을 줘 개구리 뒷다리가 펄떡펄떡 움직이는 것을 실험했고, 이 때문에 전기가 죽은 사람조차 부활시킬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오늘날 생각하면 우스운 실험이지만, 그때 그것은 후에 여러 훌륭한 과학적 가설과 실험을 낳게 된 과학(science)이었으며, 결국『프랑켄슈타인』과 같은 훌륭한 문학적 허구(fiction)를 탄생시킨 겁니다.

 

 

3. SF문학을 보면 대부분 미래에 대해 디스토피아로 그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미래가 매우 암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요. SF를 통해 미래에 대해 새로운 상상을 하는 것이 가능할까요?

 

그렇습니다. 한국에서 발표되는 몇몇 SF작품은 미래에 대해 비관적입니다. 거의 묵시록에 가깝죠. 그런데 저는 이것조차 희망의 징조로 읽고 있습니다. 어쨌든 작가들이 미래를 상상하기 시작했으니까요. 문제는 그 미래가 현재의 연장에 불과한, 공허한 미래로 대부분 표상된다는 거죠. 제가 SF에서 미래라고 부르는 것은 단지 시제만 뜻하지는 않습니다. 그 미래는 오늘날 그 의미가 거의 실종되다시피 한 일종의 '사유금지' 어휘인 유토피아적 욕망 또는 충동과 관련이 있습니다. 어쩌면 SF에 나타나는 미래에 대해 비관적인 디스토피아적 형상 속에서 우리는 말없는 유토피아를 찾아야 할지도 모릅니다.

 

SF의 하위장르인 묵시록이나 디스토피아 소설은 사실 그 안에 희망적인 계기가 들어 있습니다. 그것은 묵시록이나 디스토피아 소설의 형식적 특성에서도 유추할 수 있습니다. 가령 좀비 영화에서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쇼핑센터는 사실 좀비 장르라는 서사적 코드의 핵심에 있습니다. 카드나 현금 없이 물건을 카트에 마음대로 쓸어 담을 수 있다는, 교환가치가 정지된 상품의 풍요로운 낙원을 즐기는 것이 좀비영화의 핵심 중 하나인 겁니다. 좀비영화는 구운 닭이 조만간 입속으로 날아들 것이라고 꿈꿨던, 공상적 유토피아주의자로 알려진 푸리에의 소망의 포스트모던적 버전이 아닐까 싶습니다.            

 

 

4. SF는 보통 '공상과학소설'로 명명되는데,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라온 강좌 소개를 보니 '공상'이라기 보다는 상당히 정치적이고 현실적이기까지 한 내용이 많습니다. 특히 4강과 5강이 그러한데, SF의 가능성은 이런 부분에서 찾아야 하는 것인가요?

 

네, 그렇습니다. 모든 SF가 정치적이지는 않습니다. 제가 읽은 많은 작품들은 실제로 새로운 정치적 사유 실험보다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모험 등 즐거움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 오락이 비정치적인가, 하면 또 그렇지도 않습니다. SF의 오락적 성격은 다른 문학장르에 비해서 SF가 훨씬 더 어떤 문학적 규약에서 자유롭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SF를 공상과학소설로 번역하려면, 이 공상(imagination, Fancy)이라는 어휘의 본래적인 의미를 살려야 합니다. 그렇지만 SF역시 몇몇 문학적 코드나 서사적 관습에 묶여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즐거움을 추구하기 위해 낡은 형식을 계속 차용할 뿐 장르적 갱신이 없는 거죠. 그런 점에서 오락은 양가적입니다. 

 

SF는 확실히 '제국주의'의 경험이 짙은 나라의 산물일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미국, 영국, 일본, 프랑스, 러시아 등이 SF의 강국이었거나 강국입니다. 저도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어린 탐험을 그린 소설을 좋아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쥘 베른느, 그리고 미국의 몇몇 SF는 상당히 식민주의적이거나 인종주의적인 상상력을 가감 없이 드러냅니다. 그렇지만 또 아주 재밌거든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가 생각하는 SF의 정치성은 이러한 것들에 대한 비판적 탐구일 뿐만 아니라 그 안에서 행하는 각종 소중한 실험들을 추출하는데 있습니다. 

 

쌀소금.jpg 

가령 4강에서 읽을 킴 스탠리 로빈슨의 뛰어난 대안역사소설인『쌀과 소금의 시대』라는 작품은 궁극적으로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이 존재하지 않는' 장기지속(브로델)의 역사를 어떻게 상상할 수 있을까와 관련이 있습니다. 그 작품에 대한 어떤 SF 애호가의 리뷰를 보다가 아연실색한 적이 있습니다.『쌀과 소금의 시대』는 중세의 흑사병 이후 모든 유럽인들이 멸망했다면, 그래서 이른바 비서구권 사람들만 남았다면, 그들은 어떻게 종래의 의미와는 다른 역사를 만들어 가는가라는 가정법에서 출발합니다. 이른바 통상적인 의미의 헤겔주의적인 역사관에 대한 비판이 이 작품에 있습니다. 작품 후반부에 보면, 헤이든 화이트의『메타역사』라는 책의 네 가지 역사서술 양식을 응용해서 이른바 '다른 역사'를 상상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런데 그 애호가의 리뷰는『쌀과 소금의 시대』를 오리엔탈리즘의 산물이라고 비판하고 있더군요. 그 작품에 재현된 오리엔트는 서구인들의 환상에만 존재한다나. 어디서 어떻게 그런지에 대한 검증도 없이 단정 짓더군요. 오리엔탈리즘 비판도 관습화됩니다. 

 

 4강과 5강에서 다루는 작품뿐만 아니라, 비정치적인 작품처럼 보이는 스타니스와프 렘의『솔라리스』와 같은 작품은 타자성에 대한, 칸트에서 출발해 지젝에 이르는 '이웃'이라는 윤리의 문제를 정말 진지하게 취급합니다. 그 자신이 공산주의자였던 올라프 스태플든의『스타메이커』는 개체와 전체, 개인과 공동체가 서로를 억압하지 않으면서 상생할 수 있는, UN을 넘어서는 일종의 '세계공화국'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있구요.   

 

 

 

5. 강좌를 신청하려는 분들이나 강좌를 듣는 수강생 분들께 전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첫째 긴 시간 제 장황한 답변을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둘째 바쁘시더라도 이왕 수강신청을 하셨으니까, 작품들 열심히 읽어 오시면 됩니다만, 혹 여유가 없으셔서 당장 읽어 오시지 못하더라도 나중에 꼭 읽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제가 모르는 좋은 작품도 많이 소개해주시고, 맥주도 마시면서 많은 얘기를 서로 나눴으면 합니다. 이 강의가 그 계기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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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질문에도 어찌나 성의있게 답변을 해주셨는지

몸둘 바를 모르겠을 정도였습니다.

너무 길면 읽으시는 분들이 스크롤을 쫙- 내려버리실까 싶어서

과감히 쳐낸 것이 많이 있습니다.

원문은 파일로 함께 첨부해 놓을 터이니

궁금하신 분은 열어서 읽어보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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