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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디스트 수유너머 N 11월 2일 수요일 저녁 7시 30분 개강!

 

가을 강좌 전격 인터뷰~ 

<민중, 그 신화와 개념의 정치적 계보학-데모스에서 민중까지> 의 

 

강사 최진석 ~~선생님을 만나봤습니다! 



 


인터뷰이 : 최진석(정치철학 강사)

인터뷰어 : 장봄(정치철학 강좌 반장)






질문 1 안녕하세요. 진석쌤은 이번 가을강좌에서 <민중, 그 신화와 개념의 정치적 계보학>이라는 상당히 거창해 보이는 강의를 할 계획이신데, 대체 이 주제는 어떻게 선택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알다시피 영어로 피플(people)은 우리말로 옮기기 참 난감한 단어죠. 길거리를 지나다니는 사람들도 피플이고, 야구장이나 축구장에 모인 인파도 피플이며, 선거하러 투표장에 들어가는 사람들도 다 피플이라 부를 수 있거든요. 인민, 시민, 국민, 민중 등 다양한 어휘로 번역할 만한 이 단어는, 피플을 어떤 관점에서 보고 해석하냐에 따라 여러 가지로 옮겨지는 듯해요.

 

이번 강의의 주제는 정치철학에서 피플의 의미입니다. 사실 모든 정치가들이 자기 주장을 펼 때는 피플을 대의명분으로 삼으며 피플이야말로 자기들 정치의 중심인 듯 말하지만, 반대로 자기 주장에 맞지 않을 때는 포퓰리즘이라는 단어로 비하하고 비난하잖아요? 민주주의는 데모-크라시, 즉 피플의 지배라는데 실제로 정치적 논쟁의 장에서 피플이 직접 사유되는 경우는 드문 듯해요. 아주 약소하게나마 이런 문제의식이 이번 강의의 출발점입니다



질문 2 , 쌤이 피플을 민중이라고 옮기고 강의의 중심에 배치한 건 어떤 의도에서인가요? 이 단어가 특별히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어서?



철학의 모든 언어가 그렇듯, 용어란 그 자체로 고정불변의 뜻을 갖는 게 아니라, 역사적이고 맥락적으로 다양하게 의미부여받는 거라 생각해요. 민중이라는 단어도 사실 이미 오래전부터 사용되어 왔고, 그런 한에서 제가 이 단어를 특권화해서 사용한다면 그건 이 단어에 새로이 의미부여하는 것이라 생각해야겠죠. 자세한 이야기는 강의 때 더 하기로 하고요, 일단 민중과 정치에 대해, 특히 근대 정치에 관해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 듯해요.

 

근대정치학의 중요한 과제는 민중을 정치적 변혁에 어떻게 동원하는가의 문제에 맞춰져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농사짓고 상품을 생산하는 평범한 백성들의 집단적 힘을 어떻게 정치적으로 전유해서 원하는 정치체제를 건설하는 데 끌어들이느냐가 문제였던 거죠. 예컨대 프랑스 혁명은 그런 민중에게 인민이라는 이름을 부여하고 그들이 주권의 원천이라고 선포함으로써(‘인민주권’) 이 작업을 수행했어요. 세금이나 내고 꼬박꼬박 부역에 몸바치던 피지배자들이 어느날 갑자기 국가권력의 바탕이라고 떠받들어지게 되었고 그걸 믿어버린 사태가 벌어진거죠


다른 한편, 프랑스 혁명 이후, 인민주권의 기치가 아무리 대단했어도 역시 권력으로부터 소외당하고 억압당한 집단들이 눈에 띄기 시작합니다. 바로 산업노동자들이었죠. 구귀족은 물리치고 권력의 빈 공백을 부르주아지가 차지하면서 인민주권을 외쳤는데, 정작 그 인민의 대다수를 차지하던 노동자들은 여전히 억눌린 상태였거든요. 마르크스는 그들을 프롤레타리아 계급이라 부르면서 하나의 정치적 주체라고 선언합니다. 프롤레타리아는 그 전에 없던 집단이 아니라, 존재했지만 자신의 능력이나 권리, 힘을 자각하지 못한 채 실존하다가 하나의 계급으로 호명됨으로써 역동적인 사회 세력으로 등장했던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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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gene Delacroix <민중을 바리케이트로 이끄는 자유>

부제: 1830년 7월 28일. 1831년 작



질문 3 언젠가 부터 ‘대중’이란 단어를 보편적으로 들을 수 있게 된 것 같은데???

그럼 ‘대중’은 왠지 정치적 주체라는 느낌이 잘 안드는 것 같아요!


아마 대중이라는 단어도 좀 궁금해 질 거에요. 비슷하게 근대에 접어들어 사용된 단어인데, 대중은 정치적 의미보다는 산업사회에서 상품 소비의 주체를 막연히 일컫는 데 사용되는 경향이 있죠. 우리가 소비대중이라든지 대중문화라는 용어를 쓸 때 그 의미가 더 잘 드러나는 듯해요.

 

아무튼. 피플, 직역해서 사람들이라는 막연한 존재는 근대 정치적 지형에서 어떤 방식으로 호명되고 동원되는가에 따라 다양하게, 때로는 능동적 정치적 주체이기도 했다가 때로는 수동적인 방관자이기도 한 방식으로 나타났었답니다. 따라서 문제는 피플(이제 민중이라고 부르죠)이라는 집단적 실체를 어떤 방식으로 정치화했는지, 그것의 계보학적 맥락을 살펴보는데 있겠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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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1년 3월 파리코뮌 당시 민중들. (사진: 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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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6월 촛불집회에 모인 민중





질문 4 쉽게 설명해 주신다고 노력하셨지만, 여전히 좀 어려운 감이 있네요. 쌤 말씀에 따르면, 민중은 이미 그 자체로 존재하지만 권력에 의해 정치적 주체로 호명되고 개념화되었을 때만 비로소 정치적이 된다는 것처럼 들리는데, 그럼 민중을 너무 수동적인 대상으로 보는 게 아닐까요



, 뭐 오해의 소지가 있죠. 물론 그런 뜻으로 말한 건 아니고요.^^ 다만 지금까지 민중에 대한 역사적 개념화 과정에는 다분히 그런 요소가 잠복해 있었음을 강조했던 거에요. 실제로 프랑스 혁명 이래 정치철학자들이 관심을 가졌던 문제도, 어떻게 해야 민중을 계몽해서 정치적 주체로 육성할 것인가라는 데 있었거든요


가령, 레닌이 혁명가 집단을 정치적 전위라고 불렀을 때, 명백히 그가 염두에 두었던 것은 민중을 계몽하고 이끌 수 있는 리더쉽이었지요. 물론 정치적 상황에 따라 정치 활동의 전위와 후위를 나누고 좀 더 계몽된 집단, 정치적 상황을 잘 이끌어낼 수 있는 집단이 등장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혁명의 역사를 살펴볼 때, 정치 엘리트들, 전위적 혁명가들의 생각대로 사건이 진행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고 봐도 틀리지 않죠? 그들의 기획을 벗어나 있는 지점, 일탈하고 비껴나 버리는 지점에 바로 민중의 집합적 역량이 있다고 볼 수 있어요. 똑똑한 놈들이 이리저리 이끄는 대로 안 가는 게 민중이란 거죠.


그런점에서 민중은 단지 계몽의 대상도 아니고, 또 정치 엘리트에 의해서 선도되어야 될 수동적인 객체도 아닙니. 많이 드는 예지만 2002년 월드컵 이후 미군 장갑차 사건이라든지, 광우병 촛불집회 등에서 잘 관찰되듯, 치밀하게 계획하고 선도하는 정치적 전위 없이도 집단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주체로서 민중의 정치성은 어디서나 드러나고 있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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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 : 최진석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하고, 러시아에서 문화연구로 학위를 마쳤다. 말과 사유, 문화의 정치적 동력학이 최근의 관심사다. <불온한 인문학>(공저), <문화정치학의 영토들>(공저) 등을 썼고, <러시아 문화사 강의>(공역), <해체와 파괴> 등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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