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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가을강좌]

문학, 새로운 감응들의 발명 : 강사인터뷰/ 김주원

 

 

인터뷰 진행 : 김종화

 

 

1. 강좌명에 '감응'이라는 단어가 생소하게 들립니다. 들뢰즈의 용어라고 하셨는데 문학이 감응들을 발명한다는 뜻이겠지요? 이 주제를 어떻게 생각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수유너머에서 문학세미나를 하면서 들뢰즈를 읽을 기회가 있었어요. 그 때 철학과 문학 사이의 거리가 무척 가깝고 흥미롭다는 것을 느꼈죠. 문학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작가들과 이론가들이 이야기해왔고 그런 것들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다른 영역에서 문학을 말할 때 더 신선하게 들려요. 벤야민이 보들레르를 분석하고 푸코가 보르헤스를 설명할 때처럼요. 그들은 훌륭한 비평가면서 열정적인 문학 독자라는 걸 알 수 있어요. 들뢰즈가 카프카나 프루스트를 읽을 때도 그렇죠. 잘 읽는다는 것은 여러 차원이 있지만 어떤 읽기는 작품의 여러 결들을 따라가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문학을 생산하죠. 문학을 다른 방식으로 볼 수 있게 하니까요. 들뢰즈의 감응도 그런 개념이란 생각이 들었고 들뢰즈가 그 말을 응용해서 쓴 것처럼 문학이 만들어내는 감응을 여러 측면에서 읽어보고 싶었어요.

 

2. 문학을 다른 방식으로 볼 수 있다고 하셨는데, 문학이 어떻게 감응을 발명하는 것인지도 궁금하네요.

들뢰즈는 예술작품을 ‘감응(affect)’의 응결물이라고 정의했는데 ‘감응’은 늘 복합적이라는 점에서 단일한 계열을 이루는 ‘감정’과 달라요. 예술에서 말하는 모호성과도 비슷하죠. 예술에서 모호성이 존중받는 이유는 단일한 감정이나 감각으로 귀결되지 않는 식별불가능한 지대를 통해 예술이 현실 너머를 볼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죠. 들뢰즈는 위대한 소설가를 가리켜 알려지지 않은 감응들을 창안해내는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그 감응의 주체는 다양해요. 인간이 아닐 수도 있고 비인간의 속성을 보여줄 때도 있어요. 문학이 하는 일이 그런 일이라는 거죠. 우리가 예술을 접할 때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떤 끌림이나 매혹 같은 것이 생기는데 그게 작품이 주는 감응과 만나는 순간일 거예요. 이건 예술가가 처음부터 기획하고 의도한다고 해서 되는 건 아니고 예술가 자신도 그렇게밖에 표현할 수 없는 직관적이고 필연적인 과정이 아닐까 싶어요. 너무 의도가 드러나면 오히려 단순해지고 재미없게 되잖아요. 문학이 어떤 감응을 표현하고 창안해내는지, 좋은 문학이 품고 있는 알려지지 않은 감응들을 다시 보고 싶었어요. 작품마다 그런 부분들이 있는데 지금 다 말해버리면 안될 것 같네요. 발견하는 재미도 있어야 하니까요.

 

3. ‘감응’에 관해 총 6개의 주제와 작품들을 선정하셨는데, 작품 선정의 이유와 순서간에 어떤 흐름과 연관성이 있는 건지요?

우선 들뢰즈가 언급한 작가들을 눈여겨 봤고, 그 작가들의 작품을 대상으로 삼았어요. 주위에서 추천도 받았고요. 다행히 언급되었다고 하더라도 작품까지 자세히 설명된 경우는 많지 않았고요. 작가들은 들뢰즈를 통해 소개받은 면이 크죠. ‘감응’을 중심으로 읽어보자고 생각해서 그런지 작품들이 저마다 낯설고 독특하면서 도전적인 면들이 느껴졌어요. 클라이스트나 피에레트 플뢰티오는 이번에 처음 읽게 된 작가들이었고요, 가즈오 이시구로처럼 새로 넣은 작가도 있습니다. 강의 구상할 때쯤 김영하 소설가의 <작별 인사>를 재미있게 읽었는데 이시구로의 작품이 문득 떠오르더라고요. 앞으로 비인간의 재현으로 기계나 AI는 예술에서도 중요해질 거란 생각에 마지막에 넣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작품 순서의 연관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겠네요.^^

 

4.. 들뢰즈의 책을 읽는 것이 이번 작품 읽기에 도움이 될까요.

네. 들뢰즈의 개념을 어떻게 예술, 그것도 문학으로 확장할 수 있는지 보려는 거라 같이 읽는 게 좋겠죠. <디알로그>나 <철학이란 무엇인가>가 특히 도움이 될 거고요. 실제 작품 비평에 해당하는 글은 아니지만 해석에 영감을 주는 글들이 많거든요. 그래도 중요한 건 작품 읽기라고 생각해요. 철학은 개념을 만드는 일일 텐데 문학은 그 반대거든요. 들뢰즈의 개념을 확인하기 위한 읽기가 아니라 작품의 감응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 읽기가 되어야 겠죠.

 

5. 강의 전에 책을 꼭 읽고 싶은데 매주 따라가는 게 힘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읽어야한다면 특히 주목해서 읽어야 할 것들이 있는지 강의 전에 힌트를 주실 수 있을까요?

작품을 읽고 오시는 게 가장 좋지요. 그래야 수업에서 서로 뭔가 통하지 않을까요. 매주 책 읽기가 쉽지 않을 수 있어요. 강의의 중심에 문학작품이 있기 때문에 이 중에서 이것만은 꼭 읽으시라고 콕 짚어내기는 어려워요. 피츠제럴드와 플뢰티오의 작품은 단편집이라 읽기가 수월할 거라는 정도겠지요. 제가 지난 여름 문학강의를 하면서 느낀 게 수강하시는 분들이 문학을 좋아하시는데 책을 안 읽으신다는 거였어요.^^ 그만큼 매주 작품을 따라 읽는 게 쉬운 일은 아니라는 거죠. 그래서 그 때 작품을 읽지 않아도 최대한 이해할 수 있도록, 독자를 배려하자고 생각했어요. 물론 처음부터 끝까지 구구절절 설명할 수는 없지만 작품을 감상할 수 있을 정도의 안내는 하려고요. 강의 전에 읽지 못하셨더라도 강의 후에 읽어야겠다는 마음이 들면 저로서는 큰 보람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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