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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간은 3장 ‘의식과 무의식’을 함께 얘기해 보았습니다.

지난시간과 조금 달라진 점이 있다면, 책의 어구나 문장에 대한 질문도 함께 나누어 보는 것이었습니다. 인문학을 처음 공부해 보시는 분들도 계시기 때문에, 미꾸라지 질문으로만 세미나를 진행하기 보다는 책 내용에 대한 이해도 어느 정도 하고 넘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책 내용에 대한 이해’와 ‘미꾸라지 질문’이 적절히 조화롭게 이루어진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 시간에는 ‘의식은 <의식의 상태>가 아니라 <상태의 의식>이다.’라는 말장난 같은 말을 한 훗설에서부터, ‘현상학과 뇌 과학의 대립점’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그 중 인상 깊었던 것은 ‘정신분석의 대상이 개인이 아니라, 그 시대의 사람들이 될 수도 있는가?’였습니다(68쪽). 저는 요새 민주 시민 교육 강의를 듣고 있어서 그런지 나치 때 독일의 민중들이 생각났습니다.

독일의 성장과 승리에 방해가 되는 장애인을 제거하자는 명목 하에 자행된 ‘t-4 action’은 장애인 25만명을 안락사시킨 사건입니다. 그 당시 나치가 뿌린 선전 포스터는 ‘장애인 한 명당 6만 마르크의 국고가 나간다’, ‘장애인을 부양하기 위해 비장애인이 짊어져야 할 무게가 크다’와 같은 내용이었습니다. 여기서 놀라운 것은 장애인 25만명이 사라지는 동안, 민중들은 아무런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 당시 독일 민중들의 행동을 ‘의식’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요? 차라리 ‘무의식’으로 설명하는 것이 조금은 덜 불편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 + 독일은 그런 아픈 역사적 경험이 있기 때문에 민주시민교육을 할 때 시민들로 하여금 정치, 사회적 문제들에 대해 비판적으로 생각하게 하고, 정치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동기와 능력을 갖추게 하는데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현재의 독일은 과거의 과오를 적극적으로 의식의 영역으로 올려놓으려고 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봤습니다.)

한 세미나원은 ‘우리는 항상 권력에 대해 의심을 품어야 하지 않을까?’ 라는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이에 대해 한 세미나원은, 현대에 와서는 그 역할을 언론이 하고 있는 것 같다며 ‘현대인은 언론이 뿌린 기사를 무의식적으로 수용하고 있지는 않은가?’라는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ex : 안티에이징을 강조하는 화장품 광고) 한 세미나원은 이와는 다른 방향으로, 꼭 권력이나 언론이 아니고, 개인 또한 얼마든지 타인에게 무의식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두 번째 시간에는 프로이드에 대한 얘기로 시작하였습니다. 인간은 무의식의 영역에 의해서 영향을 받으며, 그러므로 의식적 주체를 정신세계의 중심에서 몰아내었다는 내용에서 몇몇 세미나원분들은 자존심이 상해하셨습니다. 인간이라는 존재가 자기 나름대로 의식적으로 행동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사실은 무의식의 영향을 우리가 알게 모르게 받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는 부분에서 그렇게 느끼신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한 연장선으로, ‘무의식을 긍정한다고 할 때 어떤 장점이 있는가?’라는 질문이 던져졌습니다. 무의식의 존재에 대해 회의적으로 느끼시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이에 덧붙여, 무의식은 억압을 전제로 하는 것이지만 우리가 프로이드에 갇혀 생각하지 않는다면, 긍정적인 감정도 무의식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도희 튜터님이 말씀해 주셨습니다. 이후에는 id, ego, super ego에 대해 그림으로 이해해 보았고, 노이로제 환자의 초자아는 훨씬 더 까다롭다(75쪽)는 부분에서, 한 세미나 원은 노이로제는 상징적인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에 한번 ‘최면’을 해 보고 싶다는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다음으로는 라깡 참고자료를 함께 읽었습니다. 문명화된 인간은 자신의 삶이 아닌 타자의 삶을 살고 있는 것이라는 라깡의 주장에 대해 ‘인간이 늘 타자의 욕망을 욕망한다면, 자신의 욕망은 없는 것인가?’라는 질문이 던져 졌습니다. 이에 대해 저는, 어릴 때부터 자기 형성의 자유를 주위 사람들(부모, 교사 등)로부터 지원받고 성장한 사람이라면, 타자의 욕망이 아닌 자신의 욕망을 실현하며 살아갈 것이고, 설사 주위로부터 불온하다는 소리를 듣게 되더라도, 끝까지 자신의 욕망에 집중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자기 형성의 자유를 누리며 산 사람들의 경우에도 어느 정도 타자의 욕망을 욕망하게 되는 경우도 있겠지만, 자기 형성의 자유를 박탈당한 채 살아간 사람들과는 달리, 타자의 욕망을 욕망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메타인지로 발견하고 반성하며 살 것 같습니다.

 

다음 시간에 다룰 4장 <성향과 욕망>에 대한 돌멩이 질문을 끝으로 후기를 마칩니다 :)

-‘사회 구조를 변화시키는 것’과, ‘나 자신의 욕망을 변화시키는 것’ 그 둘 중 어떤 것이 가치가 있을까? (혹은, 어떤 것이 선행되어 지는 게 좋을까?)

-사회 구조를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인가? 아니면 사회의 질서에 맞춰서 내가 변화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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