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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물론에서 사이버네틱스까지> 7장 발제

 

 

경험의 물질성

- 이 글에서는 메를로-퐁티, 푸코, 들뢰즈와 최근 신경과학의 작업의 대화를 통해 지각의 물질성을 수용하고자 한다.

- 내재성이라는 개념은 신과 같은 고차원적 힘에 의존하지 않는 되기(becoming)의 철학을 표명한다. 내재성은 실재(reality)에 현실(actuality)보다 더한 무언가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그것은 신과 같이 다른 존재들보다 강력한 무언가는 아니다. 이와 관련해서 들뢰즈와 가타리는 초월성의 개념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어떠한 것도 오래 지속될 수는 있을지언정 영원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 내재적 유물론은 창발적인 인과관계를 강조하는데, 이는 기계론적 유물론에서 주장하는 기계적인 인과관계를 넘어서는 것이다. 창발적인 인과관계에서는 힘들이 가끔 새로운 무언가를 창발해 자기 조직화의 새로운 패턴을 촉발한다.

- 메를로-퐁티는 인류를 자연의 나머지 부분에 더 가깝게 만드는 내재성의 이미지에 가깝게 갔다. 그는 우리가 자연의 일부라고 쓰면서 인간과 비인간 자연 사이의 유사성을 추구한다. 또한 그는 “미래가 현재 안에 봉쇄되어서는 안 된다”고 하면서 미래가 과거의 기계적인 인과율에 따라 결정지어지지 않음을 강조한다. 그렇다고 메를로-퐁티가 기계적인 자연 질서를 버리고 혼돈의 세계를 채택한 것은 아니다. 그는 각 대상에서 생육 기간의 불균형은 새롭고 불완전한 안정화와 번갈아 나타난다고 주장한다.

 

 

지각의 복잡성

- 시각적 지각은 인간의 삶을 배경으로 하는 언어, 감응, 감정, 촉각, 그리고 예상의 복잡한 혼합을 수반한다. 그런데 지각은 복합감각적이라, 별개의 감각 경험들로 나눌 수 없다. 시각적 경험에 촉각, 후각, 청각 등 시각 외의 감각 경험이 기억을 매개로 분리불가능하게 결부되는 경우는 우리에게 낯설지 않다. 메를로-퐁티는 그래서 우리의 경험이 “우리의 몸인 무거운 덩어리에 대한 의미에서” 파악된다고 말한다.

- 감각 경험의 조건이 되는 예비적 경험은 개인이나 문화에 따라 다른데, 이는 메를로-퐁티의 주장에서만큼이나 거울 신경세포에 대한 최근의 연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거울 신경세포는 다른 사람의 행위를 보았을 때 그 행위를 담당하는 운동 영역을 활성화시킨다. 그런데 이 거울 신경세포는 고정된 유전적 형질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를 주고받는 교환 작용을 통해 문화적으로 부호화된다.

- 지각은 복합감각적인 기억만을 갖는 것이 아니라, 기대로도 가득 차 있다. 이 또한 신경과학자들이 실험을 통해 보여주는 바가 있다. 이런 실험이 보여주는 바는 뇌가 불안정한 상태에 근접해서 작동하는 자기 조직적인 시스템으로서 하나의 일관된 상태에서 다른 일관된 상태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 이런 맥락들에서 “주체와 객체의 통일성은 진정한 통일성이 아니라 경험의 지평에서의 추정적 통일성”이라고 이해해야 한다.

 

 

시각과 깊이

- 이 추정적 통일성을 잘 보여주는 다른 사례는 시각적 깊이에서 경험을 제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는 지각이 존재하기 위해서 훈련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나타내는데, 우리는 지각의 순간에 다수의 관점들의 경험에 대한 투사에 의존한다. 이러한 자동적 투사는 내가 사물을 볼 때 사물도 나를 보는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 그래서 깊이의 경험은 나를 바라보는 사물을 느끼면서 나 자신을 대상으로 느끼는 것이다.

 

 

지각과 규율

- 지각을 위해 훈련이 필요하다는 지점에서 메를로-퐁티는 푸코와 마주친다. 둘 다 지각이 어떻게 감각의 선행하는 규율하기를 요구하는지를 보는데, 이는 푸코가 규율의 권력관계가 신체에 대해 직접적인 지배력을 행사한다고 할 때 잘 드러난다.

- 깊이의 인식이 잠재적으로 스스로를 대상으로 느끼는 경험을 만든다는 메를로-퐁티의 주장은 안보 국가에서의 감시의 경험으로 나타난다. 9.11 이후의 외부를 향한 전쟁은 내부적인 감시의 증폭으로 이어졌다. 감시 수단과 장치의 확산은 일상의 경험에서 잠재적 관찰 가능성이 실행되게 만들었다. 그래서 푸코에게나 메를로-퐁티에게나 미디어의 소유권과 관련한 문제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널리 퍼져 모든 곳에 스며든 감시체계가 만드는 전의식적이고 감응적인 차원의 규율과 경험이 문제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지각의 미시정치

- 미디어 정치가 현재의 가장 시급한 문제들로부터 주의를 돌리게 할 때, 유권자의 예측 습관과 침전된 경향을 열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텔레비전은 이를 위한 실험의 장소가 될 수 있는데, 여기서 필요한 것은 뉴스나 토크쇼에 가까워 객관성의 진부한 목소리를 내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경험의 복잡성을 드러내는 섬세한 미디어 실험이다.

- 마크 한센은 로버트 라자리니의 전시회 <두개골>을 비평했다. 라자리니의 조각은 두개골처럼 보이지만, 보는 이가 보는 위치나 각도를 바꾸면 더 이상 두개골을 볼 수 있을 거라고 예측할 수 없게 된다. 그 작품은 마치 두개골이 우리의 시선에 응답하지 않는 것 같다. 이 작품을 통해 우리는 단순한 시각 모델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게 된다.

- 단순한 실험만으로는 경험의 복잡성을 볼 수 있는 기회만 열릴 뿐이다. 그것을 추구하려면 삶의 더 넓은 환경의 변화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그 준비로서 메를로-퐁티가 제시하는 세계에 대한 암묵적 소속감을 균열시키는 과정과 조건을 살펴보라. 하지만 이런 분열적인 경험들은 객관주의의 단순한 모델을 회복시키려는 시도로 이어지는 악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그럼에도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지각의 단순한 모델에 대해 이전만큼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여러 영화에서 나타나고 있는데, 이러한 영화들은 지각의 오랜 습관을 헝클어놓는다. 이것은 들뢰즈가 제시하는 바와 연결된다. 그는 세계에 대한 믿음을 붕괴시키는 후기 근대 생활의 특징과 함께 그것을 재활성화할 수 있는 미묘한 전략을 내놓는다.

- 실존적 윤리의 문제와 관련해서 민주 좌파에 속하는 사람들은 자주 존재론적 긍정을 추구하고 긍정적인 실존적 영성을 인정하면 비판의 힘이 약해질 것을 우려한다. 하지만 니체, 메를로-퐁티, 푸코, 들뢰즈는 다양한 종류의 영성이 경험, 해석, 행위에 주입되는지를 보이며 세계에 대한 긍정적 애착으로부터 지속을 끌어내고자 하였다. 오늘날 지각의 하부구조에 대한 작업은 긍정적 정치의 가능성에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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