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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클럽지본_후기] 5권(4~5강) 생명을 짜넣는 노동

손현숙 2022.08.03 03:09 조회 수 : 135

 

5장 [생명을 짜 넣는 노동] 후기

 

북클럽 자본 첫번째 시즌도 벌써 다섯권의 책을 읽었다.

 

5장은 맑스의 <자본>을 본격적으로 다루는과정으로 산노동과 죽은 노동 그리고 잉여가치율과 착취도가 서로 다른 계급의 시각을 갖는 당파성이 두드러진다.

 

이번 장에서 배운것은 작은 제목에 그대로 나와있다.

합목적성을 갖는 노동하는 인간은 자본가 계급의 통제 아래서 생산수단을 빼앗긴 소외된 노동을 할 수밖에 없고 죽어 있는 것도 살리는 살아있는 노동으로 생산물의 잉여가치를 만들어내고 늘리지만 착취를 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자본주의에서 살아가는 노동자인 것이다.

피를 빨려야 사는 존재가 있다는 것은 피를 빨아야 살 수있는 존재가 있다는 뜻이다. 맑스는 이런 존재를 자본이라고 부른다.

 

대학시절 있었던 일이 떠오른다. 당시 파업투쟁을 하고 계셨던 스스로 남한 최대의 지하조직(?)이라고 칭했던 서울지하철 노동조합의 대표 한분이 오셔서 학내 집회때 연설을 해주신 적이 있었다.

그때 노래패(동아리) 방에서 기다리시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고 있던 중에 어떤 얘기가 궁금하냐고 물으셨고 한 친구가 대답했다. 노동의 신성함과 노동자는 이 땅에 주인이고 어~ 그러니까 (어버버 하면서..) 좋은말씀 많이 해주십시오~하며 인사를 꾸벅 했었다.^^

그분은 노동이 왜 신성하다고 생각하냐며 역으로 물어 보셨던 기억이 난다. 지금 생각해보면 철딱서니 없었던 대학생들은 그저 기존에 배운대로 노동은 당연히 신성한 것이라는 관념에 사로잡혀 있었고 자본에 맞서 싸우고 있던 노동자분들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이 결코 신성할 리 없다는 걸 피부로 느끼며 살아가고 있었으리란 생각이 들었다. 더군다나 자기가 일을 하다가 죽을 수도 있다는 현실에 내몰릴 수도 있으니 그런 일터는 거의 지옥일 것이다.

 

5장은 <생명을 짜 넣는 노동> 이란 제목 부터 보기가 힘들다.

어디에 고용되어서 노동력을 팔아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자본주의에서 경쟁적으로 살아가는 것에 대한 심한 환멸은 있지만 노동조건과 시간 임금협상등에 대해서는 많은 점들이 낮설다. 나는 노동보다는 작업을 하는 사람이니까..

 

2020년에 코로나 발생후에 몇개월을 단기고용이라는 틀 속에서 아르바이트를 한적이 있었다. 마침 한국스마트협동조합에 뜬 공고문을 보고 신청하고 문래동 철공소를 골목골목 다니면서 '사회적 경제'에 대한 의견을 묻는 다소 거창한 설문작업을 진행했다. 재정적인 문제가 급하다기 보다는 코로나로 움츠려진 몸도 좀 움직이고 작은 금속제조 공장의 모습들도 보고 체험해보고 싶었다.

90년대 중후반 부터 문래동은 지역 계발에 대한 논의가 있어왔다고 들었다.'마찌꼬바'라고 불리던 일본식을 이름을 버리고 20여년이 흐른 지금은 명칭도 문래동 철강거리로 바뀌고 철공소 사이사이에 예술인 창작촌도 있고 카페와 갤러리 공연장들이 금속기계 작업장들과 같이 공존 하고있다.

설문작업은 생각보다 많았고 작은 사업장 내부는 많이 어둡고 금속굉음과 기름냄새로 오래 서 있기 힘들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콘서트도 앞두고 있어서 준비도 해야하고 심리적으로도 바쁜 이유도 있었지만 주어진 시간 내에 맡겨진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정말 큰 스트레스였다.

짧은 경험이지만 짐작해서 생각해보면 노동시간내에서 합목적적인 의식을 갖고 일하더라도 업무강도는 주체적으로 해쳐가기 힘든 점, 영세한 작업환경, 신체적인 피로 등을 간접적으로 체험했던거 같다.

생명을 짜 넣을 만큼 일을 하면서 느끼는 노동은 생산물로 부터 소외가 되는 형태로 나타나지만 작업자인 내가 참여했던 경험은 그래도 다행이 <문래동 빠우 아저씨>라는 곡을 쓸 수있는 계기가 되었다.

사실 납품을 맞추기위해 쫒기는 환경에서는 너무 과몰입하게 되고 정신적인 휴식을 취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노동자는 노동시간 동안 집에 두고온 영혼 뿐만 아니라 신체의 모든근육과 신경을 서서히 갈아 넣을 수 밖에 없을 것같았다. 실제로 무리하면 갑자기 죽을 수도 있겠구나 그런 생각도 들었다. 이건 당시 느꼈던 나의 건강적인 체험이기도 하다. 철공소 노동자들은 눈과 귀가 안좋으신 분들이 많기도 했다. 신체 부위의 손상들도 많이 있을 수 밖에 없는 작업현실이다.

요즘엔 노동자도 다 같은 노동자가 아니다. 지금 한국 사회에서는 비정규직.하청의 노동자들이 많아지고 더 빈곤한 노동자들이 죽음으로 내몰릴 수 밖에 없는 현실을 최근에 더 많이 목도 하고있다.

노동이 더 이상 생명을 짜 넣지 않고 생명을 살려 내는 아름다운 세상으로 가야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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