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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화의 변신과 우상의 문

철학의 모험 제2부 [우화와 우상의 나라]는 이솝 이야기로 유명한 아이소포스(Aisopos, B.C. 6?)가 영국 경험주의 철학자들과 만나 “경험주의 철학이 신학의 신화와 대결하기 위해 우화를 이용하는 방식과 대결(189-190)”합니다. 2부에서 논의될 경험주의는 모든 것을 실험과 관찰, 경험에 근거해서 인식해야 하고 이데아와 같은 보편자(개별 사물들이 공통적으로 지니고 있는 본질적 특성)는 실재하지 않는다 뜻입니다(175). 또한 인간이 갖게 되는 모든 관념이나 능력은 경험에서 얻어진다고 합니다(176).

6장 우화는 어떻게 철학의 친구가 되는가?

비자발적인 기억을 가지게 된 현대 영국의 철학강사로 재탄생한 아이소포스는 경험주의의 시작을 알리려고 하듯 자신의 경험을 기반으로 ‘우화 철학’을 이용해 철학적 사유를 펼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강의시간에 우화가 철학으로 회수되면 우화로서 존재할 수 없다(187)는 학생의 말에 생각이 바뀌어 “우화는 교훈이나 명확한 가르침이 아니라 수수께끼와 의문을 주어야 한다. 스스로 답을 찾아 나서게 만들고, 스스로 사유하게 만드는 물음을 주어야 한다(189)”라고 합니다.

여기서 우화의 의미가 정확히 무엇인지 한번 짚어 보는게 좋을 것이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회에서 사용하는 우화의 뜻은 무엇일까요? 네이버 사전에 검색하면 아래와 같이 정의하고 있습니다.

우화: 인격화한 동식물이나 기타 사물을 주인공으로 하여 그들의 행동 속에 풍자와 교훈의 뜻을 나타내는 이야기. ≪이솝 이야기≫ 따위가 여기에 속한다.

위 정의에 따르면 우화는 교훈을 주는 ‘철학의 시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아이소포스는 우화를 ‘철학의 친구’로 만들기 위해 교훈보다는 사유와 물음을 주는 우화로의 변신을 시도합니다. 우화 변신의 성공 여부는 제2부 끝에 알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P.S. [이솝우화로 읽는 철학 이야기]라는 책에서는 “철학적 이론과 실천적 지혜 사이에서 이솝 우화는 생각의 틈을 좁혀줘요”라고 주장하네요.

7장 우상과 싸우는 베이컨, 비밀의 문 앞에 서다

고대 문헌에서 시간 점프 마술을 찾아 연마한 아이소포스는 ‘경험주의의 창시자’라고 불리는 프랜시스 베이컨(Francis Bacon, 1561-1626)을 만납니다. 아는 것이 힘이다(Knowledge is power)라고 말하며 현대 과학의 발판인 귀납적 방법의 중요성을 언급하는 베이컨은 역설적으로 중력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베이컨은 귀납을 똑같은 일이 반복해서 일어나 경험적 지식이 만들어지고 정당화되는 방법이라고 설명합니다(196). 그리고 아이소포스는 귀납의 한계 – 1. 기 발견된 법칙을 정당화하지만, 발견 자체의 기능을 하지 못함 (197) 2. 반례 하나로 뒤집히며 보편 명제를 입증하지 못함 (198) 3. 귀납의 타당성을 귀납으로 증명하기에 ‘순환논리’의 오류 존재(199) – 에 대해 논합니다. 베이컨은 귀납의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새로운 과학적 지식을 형성하는데 가장 중요한 방법이라고 주장합니다.

귀납에 대한 논의 후 올바른 인식을 가로 막는 4가지 우상과 각 우상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베이컨은 아래와 같이 설명합니다.

  1. 동굴의 우상(201): 외고집 및 심리, 성격, 선호, 교육 등 개인의 특질에 사로잡힘 / 극복방법: 학습과 공부
  2. 극장의 우상(203): 권위에 대한 믿음, 명성에 대한 믿음으로 세상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함 /극복방법: 정직과 용기
  3. 종족의 우상(204-205): 종족마다의 본성, 감각, 생활 및 사고능력에 따라 이해하고 파악하여 세상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함 / 극복방법: 자기반성 하지만 인간이 자신의 처지와 목적을 가지고 있는 한 어려움
  4. 시장의 우상(206): 생각과 뜻이 교환되고 소통되는 언어가 낳는 오류 / 극복방법: 개인노력으로 어려우며 공통으로 엄밀히 갈고 다듬어진 언어를 사용해야함

베이컨에게 자신이 지어낸 우화를 수도없이 들은 아이소포스는 마지막으로 새로운 우화인 ‘비밀의 문’을 들려줍니다. 생각하기에 따라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이 우화에서는 베이컨이 설명한 우상의 예시를 볼 수 있습니다(1. 동굴 - 매몰 비용을 극복하지 못하는 성격; 2. 극장 - 마술사와 문지기의 권위에 대한 믿음; 3. 종족 – 비밀의 문에 들어가는 것이 자신의 목적이라고 생각; 4. 시장 – 문에 언제 들어갈 수 있는지에 대한 소통의 오류). 우화의 정확한 답을 찾지 못해 곤혹스러워하는 베이컨의 표정에 만족한 아이소포스는 독자들에게 “그것은 수많은 답을 허용하는 우화였지만, 또한 수많은 답을 무력화시키는 우화였다(210)이라고 설명하며 장을 마칩니다.

저는 어떤 교훈을 얻어가야 할지 명확하지 않고 수수께끼와 같은 이 얘기를 우화라고 할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비밀의 문이 우리들의 참된 인식을 가로막는 우상이라고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이 우상의 문을 열기 위해서는 진리를 위한 학습, 용기, 반성, 동료와 함께 모험을 떠나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논의주제

  1. 경험주의와 우화가 어떻게 연결된다고 생각하시나요? 철학에서 우화가 많이 사용되나요?
  2. 귀납이 아닌 방법으로 과학을 할 수 있을까요?
  3. 각자의 삶에서 가장 많이 마주치는 우상은 무엇인가요?
  4. ‘비밀의 문’ 우화를 통해 어떤 사유를 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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