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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16 [청인지14 : 철학을 타고 현대를 달리다] 발제:송하얀

 

철학적 경연, 혹은 철학자와 함께 달리기

 

인간은 정말 ‘생각하는 동물’인가?

저는 오늘 “낮잠을 잘까, 말까” 망설이기도 하고, “이번 청인지에서는 어떤 분들을 만나게 될까”를 궁금하기도 하고, “어떻게 풀어가야 철학이 삶의 무기가 될까”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여러분도 오늘 작은 선택의 문제부터 답 없는 물음들 사이에서 서성이셨겠지요. 청인지14는 여러분께 생각을 한다는 것이 공부이면서도, 삶을 위한 끝없는 놀이가 되기를 바랍니다. 놀이만이 즐겁고, 가장 큰 힘이 되니까요.

『철학의 모험』에서는 어니스트 시턴의『동물기』속 늑대 이야기(19)를 통해 ‘생각을 인간만 하는 것일까?’하는 질문을 꺼냅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주인공 우영우가 이와 비슷한 고래 이야기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고래잡이는 아기고래를 미끼 심아 어머고래를 잡는다고요. 고래는 자기를 잡으려는 함정인 줄 알면서도 고래잡이에게 다가간다고. 그때 주인공은 인간보다 고래의 모성이 위대할 수 있다는 맥락의 이야기였는데, 저는 늑대왕 로보와 레베카 이야기를 읽으니, 늑대도, 고래도 생각을 한다고 할 수 있지 않나 싶군요. 또한 뉴스를 보다 보면 인간이 정말 생각을 하나 싶기도 하고요.

 

인간은 언제 생각하게 되는가?

인간은 기존의 통념이나 상식으로 쉽게 처리되지 않는 문제들(24), 답이 없는 물음(25) 앞에서 사유를 시작합니다. 철학에서 신이니 존재니 하는 말들이 등장하는 것도 그것은 답 없는 물음일 뿐이기 때문이겠지요. 그러므로 생각은 답을 찾는 일이기보다 답 없는 물음을 찾는 일(25)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물음이 하나 있다면 곤란하면서도 끝없이 답을 찾는 일에 해메는 즐거움이 함께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청인지14가 여러분에게 해결되지 않는 물음에 마주하도록 안내 역할이 되었으면도 싶고요.

 

모험으로서의 철학

그러므로 사유를 한다는 것은 먼저 통념과 상식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기존의 철학서를 읽는 일도 철학자들이 정해놓은 답을 따라가려는 것이 아닙니다. 또한 그들을 마냥 반대만 하기 위해서도 아닙니다. 그것은 그들의 삶을 위한 주석을 붙일 뿐이지 우리의 현재적 삶을 위해는 아니니까요. 그들의 사유를 따라가며 그들의 내려놓은 답으로부터 이탈할 길을 찾기 위해서이죠. 또 다른 출구를 찾기. 사유능력은 자명해보이는 답을 지우고 생각지 못한 것으로 눈을 돌리는 능력(26), 낯선 땅을 향한 탐색(26)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사유를 모험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철학하기, 혹은 철학적 경연

철학은 대결이고, 반시대적 사유입니다. 그런데 이 대결은 승패를 겨루는 것이 아닙니다. 상대를 난쟁이로 만들어놓고 싸우는 일도 아닙니다. 한 사유의 강점을 그 최대치에 이르도록 따라가고, 친구로 만들며, 그 최대치를 넘어서는 일입니다.(27-8) 이때 우리는 사유를 논리만으로 할 수 없으며 개념을 필요로 합니다. 개념이란 모호한 덩어리를 잘라 하나의 절단면을 만들어내는 칼로, 어떤 각도에서 어떻게 절단하느냐에 따라 다른 절단면을 만들어내는 것이지요. 개념은 사유의 도구이며, 다른 사유와 대결하기 위한 무기입니다. 청인지14 『철학의 모험』에 등장하는 여러 사유와 사유의 개념들이 어러분의 질문에, 삶에 멋진 절단면을 만들어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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