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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에서에_니체] 위버멘쉬 그까이꺼

흥미진진 2024.04.04 23:58 조회 수 : 44

위버멘쉬는 시대적 가치를 넘어서며 창조하는 자이다. 위버멘쉬라는 개념을 접했을 때 범접할 수 없는 사상적 크기가 느껴졌다. 인간 스스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야 한다고? 이미 존재하는 가치를 따라가는 것도 힘든데? 기존에 좋은 것이라 믿었던 가치를 깨부숴 버리고 스스로 창조를 해보라니! 이것은 남들이 별점으로 매겨놓은 검증된 맛집을 버리고 아무도 모르는 나만의 숨어있는 맛집을 찾아보라는 주문처럼 느껴졌다. 검증된 길을 따라가면 적어도 중간은 하지 않을까 싶은 마음으로 쫓아다닌 삶이었는데 여기에 만족하면 낙타로 사는 것이라고 하니 충격이었다.

 

자기 극복이 위버멘쉬라면

내가 위버멘쉬의 가치를 실천할 수 있을까? 가치 소비자로만 살아온 나에게 니체는 평생 풀지 못할 숙제 꾸러미를 던져주었다. 시대를 지배하는 가치를 극복하거나 대결하기에는 내 그릇이 작다. 하지만 위버멘쉬를 자기극복으로 의미로 좁혀본다면 그 맛은 조금 아는 맛이다. 엄마로서 살아가다 보면 '나를 위해서'라면 하지 못했을 일들을 '아이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사지(四肢)를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는 모습에 스스로 놀랄 때가 있다. 눕고 싶은 마음을 일으켜 세우고, 하기 싫은 일을 잘도 해내는 '나'는 평소 '나'의 모습이 아닌 새로운 '나'였다. 자발적인 자기극복이라면 위버멘쉬에 더 가깝겠지만 자의 반 타의 반인 극복도 평범한 나에게는 큰 의미가 있다. 아이 덕분에 강한 힘에의 의지가 발현되는 순간이 있다.

 

가치 창조의 세분화를 통한 가치 창조의 허들 낮추기

창조된 가치의 종류와 크기가 모두 똑같지는 않을 것이다. 공간적으로는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고 시간상으로는 과거와 미래까지 아우를 수 있어 시대의 중력장에서 벗어나 종횡무진하는 가치도 있겠지만, 소소하고 작은 가치도 있을 것이다. 하찮을 정도로 미미하지만, 창조된 가치의 반열에 오를 수 있는 것을 찾아보고 싶었다. 세상에 없던 것을 만들어 내면 가치를 창조했다고 할 수 있으니 그렇다면 나도 당당하게 창조한 가치가 있다고 말하겠다. 바로 가족을 탄생시켰기 때문이다.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집단이라 가치로서의 크기는 크지 않지만, 우리 가족과 똑같은 공동체는 이 세상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질 들뢰즈는 <<니체와 철학>>에서 주사위 놀이는 두 순간이 있다고 한다. 주사위를 던지는 대지와 주사위가 뒤집히는 하늘. 던진 주사위는 우연이고, 떨어진 주사위는 필연이다. 남과 여가 우연히 만나 하나의 혈연으로 결속된 필연의 공동체를 만들었으니 이 또한 가치 창조의 길이었다고 자신해 본다.

 

나에게 일어난 몰락과 탄생

니체는 신으로 대변할 수 있는 모든 가치를 파괴하는 철학자였는데 알고 보니 언어의 개념도 전복시켰다. 니체는 모든 것을 부숴버릴 수 있는 사람이었으니 생의 마지막 순간에 자신의 정신마저 부숴버렸다. 참 일관된 생애를 산 철학자다. 니체가 이야기한 몰락에 대한 해석은 참신하고 새로웠다. 언어조차도 니체를 만나면 개념의 전복이 일어난다. 언어가 언어로 극복되는 모습이다. 몰락의 부정적 의미를 벗기고 생성이라는 옷을 입혔다. 하늘에 떠 있는 달도 차면 기울듯이 몰락이 있어야 또 다른 생성의 길을 걸어갈 수 있다는 뜻이렷다. 그렇다면 내 인생에서 몰락의 순간이 있었을까? 있었다. 바로 여자로서 몰락하고 어머니로 새롭게 태어났던 그 순간이 있었다. 어찌 보면 엄마라는 존재는 출산을 통해 여자로서의 삶이 몰락하고 엄마로서의 새로운 삶을 시작한 존재들이다. 여자는 약하지만 엄마는 세상 그 누구보다도 강하다. 그렇다면 삶의 새질서를 만들고 새로운 존재로 거듭났으니 엄마들은 모두 위버멘쉬 끝자락 정도는 도달했다 보아도 무방하지 않을까.

어린아이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 니체! 설령 니체가 말한 어린아이와 같은 정신으로 사막을 놀이터로 만들어 버리는 창조자는 되지 못하더라도, 그런 속성을 지닌 아이를 내 몸속에서부터 키워내어 세상에 꺼내 놓았으니 가치 있는 창조 활동으로 평가받아도 되지 않을까.

 

"너는 너를 뛰어넘어 너(아이)를 세워야 한다. 그럴려면 너의 신체와 영혼이 먼저 반듯하게 세워져 있어야 할 것이다. 앞을 향해서뿐만 아니라 위를 향해서도 생식을 해야 한다"

신체와 영혼이 반듯하게 세워진 후 아이를 낳은 것은 아니지만 앞을 위한 생식(자손)밖에 모르던 삶은 끝났다. 이제는 위로 향하는 위버멘쉬를 위한 생식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남은 생애 동안 위를 향한 생식에 집중할 수 있으니 목표의 반은 이미 달성한 것이나 다름없다.

니체가 언급한 자기 극복, 가치 창조, 몰락을 통한 생성의 길을 나는 이미 알게 모르게 걸어오고 있었다. 내가 생산한 작고 보잘것없어 발견하지 못할 뻔한 가치들을, 니체 덕분에 발견할 수 있었다. 우주적 시간에서 보면 의미 없는 하루살이 삶이더라도 하루살이에게는 일생이라 소중한 가치를 지닌 시간이 되듯, 남들도 다 만들어 낼 수 있는 가치지만 내가 의미를 부여하면 대중적 생산물에서 나만의 스타일을 입힌 창조물을 얻어 낼 수도 있다.

니체가 사람들에게 요구한 "너희들은 위버멘쉬해야 한다"를 넘어서서 "나는 벌써 위버멘쉬 하고 있다"고 말할 용기를 얻었다. 어디 이뿐이겠는가! 글을 쓰는 이 순간도 강한 의지를 불러내어 의자에 않아 창작물을 만들어 내느라 고군분투 중이니 이 짧은 순간 또한 나는 위버멘쉬했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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