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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_후기] 바그너의 경우 :: 데카당스의 범주가 있는가?

로고스의 짐작 2020.10.06 16:00 조회 수 : 118

데카당스의 범주가 있는가? 데카당스가 무엇인가?

 

나는 데카당스를 내 삶에서 소화불량을 일으키는 모든 것이라 표현하고 싶다. 니체는 우선 우리는 바그너주의자가 되어야 한다고 설명하면서 바그너는 데카당스이고 현대적이라 했다.

 

니체의 데카당스는 바그너였다. 나에게 소화 불량을 일으키는 존재. 무지에 머물게 하는 존재들.

 

데카당스는 선악이 없다. 데카당스를 악으로 보고 없애야만 하는 부정이 아니다. 데카당스는 내가 싸워야 대상이며 나를 강하게 하는 전우이다. 검투사는 적이 있어야 단련하며 강해진다.

 

선과악의 개념을 넘어 이념의 차이로 규범하였을때 우리가 대립하는 존재는 관점의 차이가 되는 것이고 사상의 차이로 옮겨가게 된다. 상대를 악으로 규정하지 않는 것으로 인해 없애야 할 존재에서 차이가 있는 존재로 옮겨가게 되는 것이다.

 

차이를 인정하고 내가 이해되지 않는 것을 이해하고자 할때 그때 소화불량이 생긴다.

 

불편한 것이 없었는데 무엇가를 이해하고자 하였을 때, 무엇가를 소화하고자 하였을 때 거북한게 내안에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 것이다. 속이 거북하게 되었을 때 소화를 위해 점액(위액)이 나온다. 하지만 소화에 불편을 느끼며 내 신체가 병들어 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 오는 것이다. 내 병든 위장은 점액을 조절하지 못해 쓰리거나, 답답해하며 위장병을 앓는 시간을 겯뎌내야 이해되지 않는 것이 이해되기 시작하면서 점액이 조절되고 내 장으로 흡수되며 더 강한 신체가 되어 가는 것이다.

 

튼튼한 장을 갖기위해서는 충실하여야 한다. 나는 그동안 성실하였지만 충실하지는 못했다. 시간을 정하고 그 시간동안 책을 읽어내는 시간을 반복하며 내가 단련되길 기대했다.

 

하지만 거북한 것에 충실하지 못한 시간은 점액을 조절하기엔 충분치 않다. 장기를 단련하기엔 충분치 못한 것이다. 시간의 강도를 높여 끈질기게 탐구하여야 충실할 수 있다. 끈질기게 질문하며 집중하는 순간, 그 몰입한 순간만이 시간의 강도가 짙어진다.

 

충실하기 위해 우리는 전우를 사랑하여야 한다. 사랑하기에 전쟁터를 머물며 끈질기에 전우를 파악하고 해석하며 이해도를 높여 가며 싸운다.

 

니체는 바그너를 사랑하지만 데카당스로써 소화시켜내야 하는 존재였다. 니체는 사랑하기에 바그너를 소화할 수 있었다. 사랑하는 존재란 피하지 못하고 싸워야하는 애증의 존재, 묶여버린 존재. 어릴적 끊임없이 싸우고 상처입으면서 증오하고 이해되지 않는 형제처럼 나에게 소화되지 않는 존재이다.

 

형제를 사랑하기에 형제에게 충실하고 소화하고자 몰입한다. 이해되지 않는 형제의 행동은 수수께기가 되고 나는 사랑하기에 그것을 풀어낼려고 거북한 시간을 힘겹게 겯뎌내고 단련한다. 단련을 통해 얻은 튼튼한 장으로 인해 소화된 형제는 여전히 거북할 수 있지만 더 이상 내게 괴로움을 다가오지 않는다. 그는 나를 성장시켰고 내 장기를 튼튼하게 만드는 데카당스가 되어준 것이다.

 

이제야 니체가 한 말이 이해가 된다. '내 글은 가까이에서 보았을 땐 데카당스지만 멀리서 보면 어머니의 글이다.' 나를 단련하기 위해 니체의 글에 충실하게 읽으며 단련하여야 하는 것이다. 그 단련이 끝났을 때 생성을 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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