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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 기획세미나] 7/18 후기

menestrello 2014.07.24 17:32 조회 수 : 433

프로이트 기획세미나 두 번째 시간에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유년의 기억"을 읽은 후 그에 관해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일단 강의에 관한 내용보다는 글을 읽으면서 제가 느꼇던 점을 조금 적어볼까 합니다.
프로이트식의 정신분석에 감동을 받거나 어떤 지식을 얻었다는 느낌보다는 억지스러운 부분들 때문에 몰입하여 읽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독수리 환상을 출발점으로 해서 레오나르도의 동성애적 성향과 어린 시절 편모 슬하에서 자라게 되었다는 결론을 이끌어 냅니다.
글에도 설명되어 있다시피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들은 상당히 제한되어 있죠.
그리고 어느새 이 결론들을 사실로 전제하고, 이를 근거로 작품을 분석하는 등 여기에서 더 나아갑니다.
보통은 사실에서 출발해서 현상을 분석하는 방식에 익숙한데, 프로이트는 오히려 그 반대 방향으로 접근해 가는 것 같아 혼란스럽습니다.
어떻게 보면 점쟁이가 의뢰인의 몇 마디 말만을 듣고 '너의 모든 것을 꿰뚫어보고 있다'면서 신기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장면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한참 분석을 해 놓고는 글의 말미에서 필연성과 우연을 이야기하면서 이러한 분석을 일면적으로 받아들이지 말 것을 이야기하는 데에서는,
도대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뭔지 답답할 지경이었습니다.

대학생 때인가 프로이트 책을 혼자서 읽어보려 한 적이 있었습니다.
프로이트 저작은 아니었고 2차 해설서 같은 것으로 기억하는데, 당시에도 절반쯤 읽다가 영 맘에 안들어서 책을 덮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한참 시간이 지난 지금이지만 이 책(예술, 문학, 정신분석)을 당시와 같은 심정으로 혼자서 읽어보려 했었다면 결국 똑같은 일이 반복되었을 것 같네요.


이렇게 느낀 것은 저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당연하다는 듯이 문화님의 첫 질문도 읽으면서 뭐 이상하지 않았냐는 것이었고요.
이어진 강의의 내용들은 딱 이분법적으로 구분할 수 없는 많은 개념들이 나와서 솔직히 정리가 잘 안되네요.
그 한 예로 히스테리와 강박증이 있습니다.
이 두 가지가 겉으로 보이는 증상(양태)은 동일하게 나타나지만 그 증상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증상을 이끌어 낸 원인(매카니즘)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하고, 그 과정에서 다른 사례를 참조하는 것도 조심해야 할 정도로 일반적인 이론을 뽑아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물론 프로이트는 어린 시절의 성적 억압이라는 공통된 주제를 중심으로 풀어나가는 것 같긴 합니다만...)
꿈에서 나타난 모습들을 해석하는 것도 겉으로 보이는 것(용, 난, 돼지, 호랑이...)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요.
억압/승화, 정상/비정상과 같은 개념들도 이원론적으로 딱 구분해서 보아서는 안되고요.

강의를 듣고 난 후, '성에 관한 세 편의 에세이'나 프로이트 정신분석의 기본적인 이론보다 이 글을 먼저 커리에 넣은 이유가 이런 게 아닐까 짐작해 봅니다.
먼저 레오나르도 다 빈치에 관한 글을 한 번 읽어보면서 프로이트의 글에 흥미?를 돋우면서, 그에 관한 사전 지식이 없이 나름의 해석이나 문제의식을 가져보도록 합니다.
그런 후에 왜 프로이트의 글을 읽으면서 이러한 불만을 가질 수 밖에 없는지, 프로이트를 오해하지 않고 제대로 읽으려면 어떤 점에 주의해야 하는지 이러한 내용들을 소개하는 시간이 아니었나 싶네요.

지난 시간에 가졌던 대부분의 궁금증은 내일 보게 될 "성에 관한 세 편의 에세이"를 중심으로 하는 강의를 듣고 나면 프로이트에 대한 불만이 조금은 사그러들지 않을까 기대가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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