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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인지 노마디즘 8장 후반부 발체

리흐 2021.10.22 11:52 조회 수 : 62

8장 사건의 철학과 분열분석

4. 절단, 균열, 단절 

세가지 삶의 선인 몰적 선분, 분자적 선분, 탈주선에 상응하는 개념인 절단, 균열, 단절을 설명하고 있다. 몰적 선분성의 선은 삶의 시작과 끝을 명확하게 절단함으로서 삶의 흐름을 채취하고 안정과 출세를 위한 규범이나 척도를 좋은 방향으로 제대로 보여준다. 하지만 선택은 항상 할것인가 말것인가라는 이항적인 방식으로 제시되는데, 삶을 제대로만 이해한다면 삶을 파괴하는 과정임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노동하도록 강요하는 직업적 선분은 그림을 그리거나 공부를 하고 싶다는 열망을 한없이 지연해야 하는 삶을 강요하게 된다. 삶은 딱딱하고 메마른 선분성 속으로 하염없이 말려들어 가게 된다. 하지만 삶의 방식이 단순히 이항적 선택으로만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 수유너머처럼 삶의 양식 안에 갈라진 균열을 만드는 유연한 분자적 선분성의 선을 타는 삶도 있다. 그리고 삶의 양식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삶이나 삶의 양식에서 벗어나거나 반하는 삶, 다시 말해 몰적 동일성의 과잉, 과소에 해당하는 삶도 있다. 탐욕스런 자본가나 도박꾼, 오타쿠, 몰적인 선분에서 배제된 자나 성공하지 못한 사람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에 비해 탈주선은 단절에 의해 새로운 방향으로 뻗어나가는 선을 그리는 것이다. 몰적 동일성의 과잉이나 과소와 단절하고 새로운 창안의 선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예를 들어 피카소의 손은 정확한 데생으로 훈련되었지만 작업방식은 양식을 비틀고, 이미지를 겹치고 중첩시키는 새로운 종류의 그림을 창안하였다. 몰적 선분성을 돌파하고 과잉과 과소의 유연한 분자적 선분성과 단절한 새로운 탈주선을 만들어낸 것이다. 탈주선을 그리는 경로에 몰적 선분성을 돌파하는 방식만 놓여 있는 것은 아니다. 사티처럼 전통적 형식의 몰적 선분성의 선을 통과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한 몰적 동일성에서 벗어난 음악을 만들어 낸 경우도 있다.  

5. 두 종류의 감시자

삶을 감시하는 두 종류의 감시자가 있다. 간단한 망원경으로 삶을 절단하고 재단하는 ‘근시안을 가진 감시자’는 경찰, 교사, 관리, 부모 등과 같이 선분적인 선을 관리하고 감시하는 자로 재단기계로서 초코드화에 복무한다. 이와 달리 유연한 분자적 선분성의 선 위에서 ‘자세히 보는 감시자’가 있다. 이들은 다른 이들이 보는 것과 전혀 다른 것을 보는 안목을 가지고 미시적인 위반이나 이탈, 동요를 잘 찾아내는 탁월한 감시자의 역할을 수행한다. 하지만 이런 탁월한 감시능력은 공감능력을 나타내기도 하는데, 초코드화를 밀어내고 이탈이나 동요에 동조할 가능성도 있다. 그 고유한 능력과 위치로 인해 상반되는 두 가지 길 사이에서 흔들린다.

6. 분열분석과 선의 배치

1) 선의 배치

사람마다 나름대로 가장 중요하며 가장 결정적인 선을 갖는다. 관료, 정치인 등 공인 뿐만 아니라 장삼이사에 흔한 ‘습관적인 선분성’의 선위에 선 사람들은 인정욕망의 실현물인 이력서, 경력증명서와 같은 절단의 날을 통과할 때마다 삶이 절단되었다고 느끼는 게 아니라 새로운 이력을 쌓았다는 생각을 막연히 하게 된다.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분자적인 ‘방황의 선’ 위에서 휘청이는? - 양식일 수도 있겠다 - 대마초 가수, 원조교제 영화배우, 음주운전 연예인, 포주 경찰, 비리 정치인, 뇌물 자본가 등도 있다. 외면적으로는 몰적인 선분성의 선과 포개진다고 해도, 습관적인 선이나 방황의 선과 단절하고 여행에 나서 일관성의 구도로 이어지는 창조적인 선을 그리는 사람들도 있다. 습관적인 선이나 방황의 선에서 창조적 탈주선으로 이어지는 경로와 달리 예술가처럼 탈주선을 그리는 데서 시작하는 사람도 있다. 창조적인 성분을 상실하지 않고 계속해서 살아간다는 것의 어려움 때문에 탈주자들이 창조적 탈주선을 결여하거나 상실하게 되었을 때, 쉽사리 죽음의 선을 타게 된다. 

분열분석 :

분열분석은 선의 배치 내지 선의 양상을 대상으로 다양한 선들을 분석하고, 그 선들을 통해 분할되고 재분할되는 기관없는 신체라는 실재계를 대상으로 한다. 삶에서 작동하는 권력의 문제를 다루는 미시정치학이기도 하고 몰적인 거대선분을 다루는 거시정치학이기도 하다. 

2) 세가지 선: 혼합, 이행 그리고 위험

거대정치는 우호적이거나 방해가 되는 미시적 주입 내지 침투를 통하지 않고는 몰적인 집합들을 다룰 수가 없듯이 유연한 선분성은 상상이 아닌 현실이다. 미시정치는 그 외연과 현실성에서 거대정치와 동일하고, 상대적으로 수동적이라 할 수 있다. 탈주선은 무언가 새로이 창안하고 창조한 것이 기존의 지배적인 선분들에서 벗어난다는 사실로 인해, 부정적 껍데기를 덮어쓰지만 탈주선이 그리는 삶은 세상으로부터 탈주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탈주케 하는 것으로 가장 능동적이다. 고흐도 바르톡도 몰적 선분성으로 인해 개인적으로 실패와 패배로 귀착되었지만 그들이 창안한 새로운 세계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감각과 감응을 선물하였다. 유연한 선분성의 선은 상대적 탈영토화에 의해 진행되고, 보안회사에 취직한 해커와 같이 결국은 경직된 선분성의 선으로 재영토화에 타협할 수 있다. 이와 달리 리눅스나 냅스터의 사례처럼 유연한 선분성의 선이 갖는 양의성으로 인해 재영토화의 위험성으로부터 벗어나 그 반대 방향으로 여행할 안전성 역시 부정할 수 없다.

세가지 선의 상호내재성 : 어떤 선도 초월적이지 않으며 각각의 선은 다른 선들 속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내재적이라고 할 수 있다. 

세가지 선에 대응하는 세 가지 유형의 인물 : 몰적 선분성의 선 – 동일하게 행동하는 커플이라는 이항적 기계, 분자적 선분성의 선 – 독립적이라기보다 보충적인 분신이라는 이항적 기계, 탈주선 – 감시자가 아닌 잠행자

각각의 선에 고유한 위험 : 몰적 선분성 – 동일화의 위험, 이것이냐 저것이냐의 이항적 선택의 위험, 배제의 위험. - 벽돌을 하나씩 빼서 집 전체를 부수겠다는 발상, 유연성의 선 – 양의성의 위험 – 나쁜 방향을 향할 위험 - 경직된 선으로 재영토화될 위험 혹은 탈주선을 경직된 선으로 연결시킬 위험 혹은 한없는 방황과 도피 속으로 끌려 들어갈 위험, 탈주선의 고유한 위험 – 실패로 귀착될 위험, 스스로 창조한 것들을, 그 창조적인 삶을 실패요 패배라고 자인하여 절망할 위험. - 탈주선이 제공하는 그 기쁨의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왜 저토록 특유한 절망을 담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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