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기표적 기호체제(주체화의 체제)에 관한 질문입니다.
- 주체화는 그 자체로 언표행위의 주체로서 서는 것인데, 이는 또 다른 언표 주체와 포개지는 방식으로 새로운 의미화 체제로 들어간다. 탈주로 시작한 방랑 내지 유목이 다시 정착의 체제에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366).
- 탈기표적 체제 내지 주체화 체제는 탈주선을 그리기 시작하는 주체화의 점에서 시작된다. 배신 내지 얼굴 돌리기란 바로 그 점에서 발생하는 일종의 '사건'인 셈이다. 그렇지만 그렇게 시작된 탈주선 내지 탈영토화의 선은 모든 종류의 지층을 벗어나는 절대적 탈지층화로 나아가기보다는 다른 영토를 찾아 재영토화되게 마련이다. 즉 여기서의 탈영토화는 상대적 탈영토화에 머물 뿐이다. 이런 점에서 주체화는 다시 새로운 신, 새로운 '큰 주체'에 예속되는 '예속화'로 귀착된다 (380).
- "...기표적 기호계는 탈영토화의 높은 수준을 누리지만, 그것은 주파수로 표시되는 여전히 상대적인 탈영토화다. .... 주체적 체제는 기호가 의미화의 관계를 끊고 긍정적 탈주의 선을 따라 풀려가며, 여기서 기호는 절대적 탈영토화에 도달하는데, 이는 의식과 정염의 검은 구멍 안에 표현된다. 코기토의 절대적 탈영토화." 그러나 주체화 체제가 긍정적 탈주선을 그리며 탈영토화를 절대적인 것으로 가져간다고 해서, 그것이 모든 지층에서 탈주하는 탈지층화의 절대적 탈영토화를 뜻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 (400). 그 이유는 주체화 또한 지층 안에 있고, 다른 지층을 형성하며, 그 자체가 의미화만큼이나 지층적이기 때문이다. 주체화되는 것들은 다시 지층 안으로 끌려들어가거나 스스로 다른 종류의 지층을 만들고, 주체화의 점은 예속화의 점으로 전환된다 (401).
-> 380페이지에서 주체화의 체제에서의 탈영토화는 상대적 탈영토화에 머무른다고 합니다. 그리고 400-401페이지에서는 기표적 기호체제가 상대적 탈영토화에 그치는 반면, 주체화의 체제는 탈영토화를 절대적인 것으로 가져간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다시 다른 지층을 형성하기 때문에 탈지층화의 절대적 탈영토화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1) 주체화의 체제에서의 탈영토화의 양상이 상대적 탈영토화인지, (기표적 기호체제와는 다른) 탈영토화를 절대적으로 가져가는 것인지 궁금하였습니다. 주체화의 체제가 결국 지층적인 것이며, 다른 지층으로 끌려들어가거나 다른 지층을 만드는 것이라면 이 역시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상대적 탈영토화라고 볼 수 있지 않은가에 대한 의문이 들었습니다.
2) 그리고 <탈영토화를 절대적인 것으로 가져가는 것>이 <모든 지층에서 탈주하는 탈지층화의 절대적 탈영토화>와 다르다면, 이를 어떻게 구분하면 좋을지에 대해서도 궁금하였습니다.
"상대적 운동이 하나의 지층에서 다른 지층으로 변환되는 것이라면, 절대적 운동은 절대적 탈지층화 운동이고, 탈형식화하는 추상기계, 변이의 추상기계가 지층화되지 않은 상태에 도달하는 운동이며, 어떤 것도 될 수 있지만 아직 아무것도 아닌 상태에 도달하는 운동입니다. '일관성의 구도'가 바로 그것입니다. 추상기계가 변이의 선을 절대적인 지점으로 밀고나가 일관성의 구도에 도달하는 것, 그것이 바로 절대적 운동이고, "절대적 탈영토화, 절대적 탈주선"입니다." (노마디즘1, 22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