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세미나자료 :: 기획세미나의 발제ㆍ후기 게시판입니다. 첨부파일보다 텍스트로 올려주세요!


몸 페미니즘 4장 발제

M 2022.04.14 19:57 조회 수 : 57

4장 체험된 몸: 현상학과 육신

 

 메를로 퐁티의 작업은 마음/몸이라는 이원론을 벗어나 몸 자체를 재고할 수 있는 통찰력과 방법론적인 이론틀을 제시했으며 이는 성차의 개념을 해석하려는 페미니스트들에게 유용한 용어들을 제공해왔다. 하지만 과연 현상학적인 기술은 여성의 경험에 합당한가? 페미니스트들은 새롭고 다른 용어를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지 여전히 질문할 필요가 있다. 4장을 읽으며 떠올랐던 생각과 질문을 간단히 덧붙인다. 

 

 이들 현상은 신경학적 구조를 벗어나 있는 혹은 그 구조 너머에 있는 몸의 ‘허구적’ 구성이나 환상적 구성을 가리킨다. (p221)

_환상사지나 실인증이야말로 신경학적 현상이 아닌가? [생각하는 뇌, 생각하는 기계]에서 환상사지에 대해 언급한 부분을 요약하자면 이러하다. ‘인간의 뇌는 기억을 토대로 세계의 모형을 만든다. 물론 이 모형은 감각들을 통해 현실 세계에 노출됨으로써 만들어지지만 세계에 관해 계획하고 생각할 때에는 세계 자체가 아니라 이 모형을 활용한다. 그래서 누군가 팔다리를 잃는다 해도 그의 뇌에 있는 팔다리 모형은 그대로 남아 있을 수 있고 반대로 피질에 정신적 외상을 입으면 팔이 잘 붙어있는데도 팔의 모형이 손상을 입을 수 있다. 그러면 이른바 외계인 팔다리 증후군이 나타나 팔이 자신의 것이 아닌 듯한, 누군가에게 통제를 받는 듯 불편하고 견디기 힘든 느낌이 든다.’ 즉 몸 도식, 몸 이미지의 구성 역시 단지 신경세포가 하는 일들 중 하나 아닌가?

 

 지각을 통해 다른 모든 대상에 접근할 때와 달리 나 자신의 몸은 전체적으로 나에게 다가오지 않는다. 나는 내 몸에 대한 시점을 취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내 몸이 바로 나의 시점을 제공해주는 유리한 지점이기 때문이다. “내 몸으로 말할 것 같으면 나는 내 몸 자체를 관찰할 수 없다. 그렇게 하려면 내 몸 자체로서는 도저히 관찰할 수 없었던 처분 가능한 제2의 몸을 반드시 가지고 있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p226)

_시각장애인은 걸음걸이, 손과 팔다리의 적절한 위치와 자연스러운 동작 등을 따로 교육받는다고 한다. 이 경우 그들에게 결여되어 있다고 판단되는 부분이 바로 몸 도식(몸 이미지)일 것이다. 하지만 몸 이미지가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태어날 때부터 전맹인 사람도 자신의 외모를 의식한다. 그 몸 이미지는 아마도 시각 외 다른 감각들을 통해 파악되는 정보,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을 둘러싼 환경과 타자의 작용에 대한 반작용으로 형성되는 것 같다. 이 부분은 비시각장애인도 크게 다르지 않다. 주변과 남들은 얼마든지 볼 수 있어도 자신의 풀샷(머리부터 발끝까지)이나 얼굴은 볼 수 없다. 거울에 비친 상은 실제가 아니다. 결국 비시각장애인 역시 자신의 외모에 대한 인식은 외부의 정보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평생 한 번도 볼 일 없는 스스로의 외모에 집착하는 이유는 그것을 절대 제대로 볼 수 없기 때문이 아닐까? 

 

 유아는 자기 자신에 대한 관객이 될 수 있게 된다. 반영 이미지를 획득함으로써 유아는 자신이 자기와 타자에게 가시적이라는 점에 주목한다.(p230)

_테드 창 단편 [외모 지상주의에 관한 소고:다큐멘터리] 추천

 

 보는 자/보이는 것...최초의 그리스 철학 이래로 시각은 여타 감각에 비해 우월한 것으로 간주되었다.(p236~238)

_유서연 [시각의 폭력] 추천

 

 링기스와 그 밖의 다른 철학자들과 마찬가지로, 메를로 퐁티는 체험된 몸의 다양한 (현상학적인) 분석이 지닌 남성성과 남근중심주의를, 즉 이런 분석이 자신의 것과는 대단히 다르고 낯선 용어로 기술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전혀 의식하지 못한 것처럼 보인다. 이들 각자는 섹슈얼리티를 마치 어떤 성차화된 주체에게나 해당되는 동일한 심리적 구조와 생리적 특질을 가진 동일한 역동적 힘인 것처럼 논의한다.(p271)

_남성성과 남근중심주의의 섹슈얼리티의 여집합이 존재하기는 하는지 의문이다. 여성의 혹은 여성향 섹슈얼리티 속에도 남성중심의 섹슈얼리티는 건재하다. 각자의 섹슈얼리티를 구축하는 것 역시 지난한 흙먼지 털어내기의 과정일지 모른다. 어떻게 발견하고 발명해내면 좋을까?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에세이자료집] 2022북클럽자본 :: 자유의 파토스, 포겔프라이 프롤레타리아 [1] oracle 2022.12.22 205
공지 [에세이자료집] 2020니체세미나 :: 비극의 파토스, 디오니소스 찬가 [2] oracle 2020.12.21 377
공지 [에세이자료집] 2019니체세미나 :: 더 아름답게! 거리의 파토스 [2] oracle 2019.12.19 683
941 [청인지14 에세이] 철학의 모험과 나의 모험 네오 2022.11.25 56
940 청인지 에세이_멍게는 멍게다_권경덕 [2] file 경덕 2022.11.25 78
939 [청인지14 에세이] 초인이 되는 세 가지 방법 - 윤시원 file 시원 2022.11.25 68
938 [청인지_철학의 모험] 에세이 file 이상진 2022.11.24 45
937 청인지_에세이 '잘 죽기, 잘 묻기' file 싸미 2022.11.24 56
936 청인지-에세이 ‘다가오는 문장들’ file 이제 2022.11.24 57
935 [북클럽자본_발제] 11권(5~7장) 노동자의 운명 [1] 드넓은 2022.11.23 40
934 [북클럽자본_발제] 11권(1~4장) 노동자의 운명 [1] 에이허브 2022.11.16 150
933 [북클럽자본_후기] 10권(4~6장) 자본의 재생산 [1] 용아 2022.11.09 79
932 [북클럽자본] 시즌2. 고병권 저자와의 대화 oracle 2022.11.08 61
931 [청인지 14] 에세이 프로포절 file 경덕 2022.11.07 66
930 [청인지] 에세이 프로포절 file 낙타 2022.11.04 54
929 [청인지 14발제] 15, 16장(후설) file 이희옥 2022.11.04 23
928 [청인지14] 에세이 프로포절 - 어떤 가치가 가치 있는가? 네오 2022.11.03 51
927 [청인지 14발제] 17장(프로이트) file 이제 2022.11.02 35
926 [북클럽자본_발제] 10권(4~6장) 자본의 재생산 [1] file 초보 2022.11.01 109
925 [청인지14-6주차 후기] 헤겔의 변화는 무엇을 낳는가 시원 2022.10.29 40
924 [청인지_철학의 모험] 에세이 프로포절 창삼 싸미 2022.10.29 38
923 [북클럽자본_후기] 10권(1~3장) 자본의 재생산 [1] 초보(신정수) 2022.10.29 40
922 [청인지14발제] 13장(포이어바흐), 14장(마르크스) file 낙타 2022.10.28 36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