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수업과 더 재미난 뒷풀이였습니다.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참기 싫어하기에(아시겠지만.. 지랄 총량의 법칙이라고..ㅜㅜ 아직 다 하지 못한 지랄이 많아서 일 거에요.) 글을 남깁니다.
근데~ 제가 하는 말은 중요하지도 않고 알아도 별 도움 안되는 것이 많아서... 그냥 말을 해야 편한가보다... 하고 넘기세요. ^^;
하고 싶은 말은... ^^
1. 어제 발제 2쪽에 몸의 스케일 말씀하실 때 신체 세포 재생 주기에 대한 언급이 있었어요.
1주일이라고 하셨는데... 제 기억에는 최장 세포재생기간을 요구하는 것이 7년으로 기억했어서..
하여 찾아보니 다음과 같습니다.(저도 틀릴 수 있으니 다른 분들도 제 말을 점검해주세용~ . ^^)
< 인체 세포 재생 기간 >
- 위장 내벽 세포 : 2.5 시간~수일
- 백혈구 : 4일~2주일
- 간세포 : 2~3주
- 피부세포: 27~28일
- 두피세포: 2달
- 뼈 조직세포 및 근육 : 7개월(200일 전후)
- 뼈 & 신경세포: 7년
- 뇌세포: 뇌 속 단백질 세포는 1달에 98% 교체되나 뇌 세포는 7년, 뇌에 있는 신경세포는 재생불가
(* 중추신경계에 속하는 뇌와 척수 신경은 재생이 안되기 때문에 한 번 손상되면 영구 손상이 됩니다. 그래서 중추신경계 손상인 치매, 척수장애, 다양한 뇌 병변으로 인한 인지기능 및 성격 장애가 발생하지요.)
2. 발표 중 418 아포리즘 내용이
" 사람들은 자연히 자신이 가장 유쾌할 수 있는 철학에서, 말하자면 자신의 가장 강한 본능이 자유의 감각을 최대한 누릴 수 있는 그런 철학에서 삶의 그림을 찾게 되어 있다. 나 또한 예외가 아니다" 였는데.. 그게 다양한 척도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갔어요.. ㅜㅜ
스케일이란 "평가나 측정에서 의거할 기준"이란 뜻 일텐데... 아포리즘 418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아울러 발표자 철학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잘 이해가 안가서요..ㅜㅜ 다음에 저 보시거나 아니면 답글로라도 설명해주시겠어요? ^^(이해가 안가면 그 생각이 계속 나서요...ㅜㅜ)
3. 이건 뒷풀이 후기에요. 가끔 혼자 놀다가.. 공간에서 다양한 음을 내 보면 집안의 사물이 공명하는 현상을 보게 돼요.
제가 내는 음의 높이, 크기, 위치 등에 따라서 하루는 전자렌지 유리가 떨리고, 하루는 피아노 현이 떨리고, 하루는 종이가 떨리는 등의 현상을 보죠.. ^^
(제일 강력한 분노의 음을 낼 때는 강아지도 안 떠는데.. 아들이 떨어요.. ㅜㅜ 역시 저와 아들은 권력 관계가 맞아요. 사랑은 무슨...ㅠㅠ)
니체가 만드는 다양한 에너지에 공명하는각기 다른 방식의 한 분 한 분의 에너지와 눈빛이.. 아침 내 여러 생각을 하게 하네요.
"청년을 만난 느낌이다."가~ 제 뒷풀이에 대한 제 감상이에요.
4. 그리고 제가 소심쟁이라서 첨언하는데~ 니체를 사랑하시는 분이 기분이 나쁘셨을까봐...^^
어제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니체가 여자를 몰라~" 라고 한 것은 성에 대한 이데올로기나 사회적 성(gender)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었어요. ^^ 저도 니체가 비유적으로 말하기 위해 사용한 장치로 "여자" 라는 언어를 차용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관념(문화와 권력 등)을 벗어던지면 다 인간이라는 뜻에서.. 관념을 벗어던진 후 만나는 여자이지만 여자가 아닌 존재인 여자를 온 존재로 경험했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던 차라 그냥 농처럼~ 던진 말이니.. 혹여라도 무식쟁이가 던진 말에 맘 상하시는 분이 없기를 바래요.
그럼~ 오늘도 근사하고, 신나고, 설레이고, 짜릿하고, 흐뭇하고, 충만하고... 등등의 기분 좋은 수식어가 달리는 날 되세요.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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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뤼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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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구리
오~ 글귀바인님 감사해요. 설명을 들으니 더 잘 이해돼요.
그리고 글뤼바인 이름 이뻐요(뱅 쇼가 아니어서 더 좋아요.)
제가 예전에 첫 집단상담 참석했을 때 글뤼바인님과 유사한 물님이라고 계셨는데~ 너무 우아하고 지적이고 품위가 있어서 바라만 봐도 향내가 가는 것 같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어요. 글뤼바인님을 보면 이름처럼 향내가 나고 다가서면 은은히 따뜻해질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여기서 칭찬 일색하면... 약자가 무리에 속하기 위해 선택하는 비겁한 행위 또는 강자의 비위를 맞추는 간사한 행위라며 돌팔매질 당하는 것 아니죠? 네 죄를 네가 알렸다~! 하면서..- 늘 농담해서 좀 찔려요. 근데 그게 저에요...ㅜㅜ). 다음에도 잘 가르쳐주세요~. 그리고 저~ 순영님 말씀에 은근 용기(반대를 할 수 있다는)를 얻는 1인이에요. 감사해요. 글구 여기 표현한 분 말고 다른 분께도 각기 다른 감사가 물론 있구요~. 이렇게 감사하고 즐거우니~ 참 살만한 세상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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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뤼바인
세미나 다음날부터 게시판을 이렇게 후끈 달아오르게 해 주시니, 너구리님은 진정 "청년의 기운"을 가진 사람임에 틀림없네요. 참고로 글뤼바인은 나름 알콜이기 때문에 너구리님이 알고 계신 그 물님과는 완전 다른 성질의 인물일 거에요. 조만간 알게 되실 거라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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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
글뤼바인님 안녕하세요,
제가 발제 준비할 때, 제 옆에 두 분이 앉아계셨는데, 한 분은 아시다시피 순영샘이구요, 다른 한 분은 바로 글뤼바인님 이었답니다.ㅎㅎㅎ
참, 어제 물어보고 싶은게 있었는데요, 언제인가 댓글로 올려주신 시, "자전거타고..." 멋 진 그 시 제목이 뭐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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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뤼바인
네 다비님~
댓글로 시 하나를 남겼다가, 지나치게 감상적인 것 같아서 금방 삭제했었는데, 어찌 기억하고 있었네요.^^
니체를 읽을 때마다 어쩐지 그 시가 떠오르는데요,
시인의 인터뷰를 읽고 나니그 분이 정말 니체주의자일 수도 있겠다는 강한 확신이 들더라구요. 옮겨 적어 볼게요.
* 사랑에 빠진 자전거 타고 너에게 가기
김선우
자전거 바퀴 돈다 바퀴 돌고 돌며
숨결 되고 있다 풀 되고 있다 너의 배꼽에서 흐르는 FM 되고 있다 실개천 되고 있다 버들구름 되고 있다 막 태어난 햇살업고 자장가 불러 주는 바람 되고 있다 초록빛 콩꼬투리 조약돌 되고 있다 바퀴 돌고 돌며 너에게 가는 길이다
무엇이 될 지는 알 수 없지만 모두 무언가 되고 있는 중인 아침
부스러기 시간에서도 향기로운 밀전병 냄새가 난다 밀싹 냄새 함께 난다 기운차게 자전거 바퀴 돌린다 사랑이 아니면 이런 순간 없으리 안녕 지금 이 순간 너 잘 존재하길 바래 그 다음 순간의 너도 잘 존재하길 바래
자전거 바퀴 돌리는 달리아꽃 빨강 꽃잎 흔들며 인사한다 다음 생에 코끼리 될 벌꿀 자기 몸속에서 말랑한 귀 두짝 꺼낸다 방아깨비들의 캐스터네츠 샐비어 꿀에 취한 나비의 탭댄스 사랑에 빠진 자전거 되기 전 걸어온 적 있는 오솔길 따라 숲의 모음들 홀씨처럼 부푼다 아, 에, 이, 오, 우, 아, 아,
만약에 말이지 이 사랑 깨져 부스러기 하나 남지 않는다 해도 안녕 사랑에 빠진 자전거 타고 너에게 달려간 이 길을 기억할게
사랑에 빠져서 정말 좋았던 건 세상 모든 순간들이 무언가 되고 있는 중이었다는 것
행복한 생성의 기억을 가진 우리의 어린 화음들아 안녕
김선우의 시집 <나의 무한한 혁명에게> 중에서
* 혁명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김선우 시인은 이렇게 대답했어요.
“진정한 혁명은 사소하고 소소한 일상의 그 모든 미시적인 움직임들로 깨어나는 거예요. 하드웨어만 바뀐다고 해서 세상이 진짜로 좋아지는 것은 아닌 것 같고요. 설혹 어떤 하드웨어적 변화가 온다고 해도 그 변화가 좋은 방향으로 지속될 수있으려면 당당하고 독립적인 자유로운 개인들이 일상의 삶을 주체적으로 향유하면서 다양한 그 개성들 간의 건강한 소통과 연대가 지속되어야 진짜 힘이 생겨요. 시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아마도 개인들의 소소한 옆의 사정들에 대해서 귀 기울여 주고, 아직 말이 되지 않은 어떤 말들을 찾아주고,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볼 수 있는 더듬이를 만들어가면서 일상의 감각을 깨우는 일 같고요. 그런 소소한 일상으로부터 우리 혁명은 시작한다는 것. 아까 말씀드렸듯이 눈 뜨자마자 오늘 하루가내게 얼마나 기적같은 시간인지, 내가 살아갈 이 하루의 모든 순간들에 가장 발랄한 방식으로 깨어 있으려고 하는 성찰, 이런 노력이 우리를 얼마나 충만하게 만드는지, 이런 감각들을 날마다 조금씩 생활 속에서 실험해보고, 날마다 자기 삶에서 모험하는 것, 탐험하는 것. 바로 그런 혁명들.”
김용규, <철학 카페에서 작가를 만나다: 1 혁명, 이데올로기편.>에 실린 인터뷰 중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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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
너구리님, 나초처럼 “바삭바삭” 즐거운 후기 잘 읽었습니다.^^ 조금 늦게 오셔서 저의 위대한 발명품, “스케일”을 듣지 못하셨군요! ㅎㅎㅎ
다음에 뵐 때 꼭 충분히 설명해 드릴게요!!
그전에 답 글로 먼저 말씀드리면, 418 아포리즘 내용과 저의 “스케일”은 관련이 없습니다.
그런데 왜 그 내용이 들어갔는지는 발제 시간에 말씀드린 것처럼, 스케일은 니체철학을 바라볼 때 사용하는 저의 도구입니다.
또 힘에의 의지, 영원회기의 개념에서 자주 등장하는 생성, 쇠퇴 등의 개념을 이미지화 할 때, 스케일이라는 도구가 유용하다고 생각합니다.
크기를 가지는 스케일은 필연적으로 한계를 가지며, 그러나 스케일의 한계는 “열등함”이 아닌 생성과 쇠퇴의 무한반복을 위한 필수조건이구요...멋지지요? ㅎㅎㅎ
좀 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이번 발제에서 저의 스케일에 대한 생각을 함께 공유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어떤 아포리즘과 연결시킬까, 찾고 있었는데, 418 아포리즘이 눈에 “딱” 보였습니다.^^
사실, 발제 준비를 숙제 하듯 하고 있다가 418 이후부터는 발표하듯 즐겁게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418은 저의 아포리즘이 된 것이지요^^
참, 몸이 새롭게 되는 시간은 제가 수정해야 되겠네요, 오래 걸리네요!^^
오히려 제가 너구리님으로부터 청년의 기운을 받고 온 것 같아요.
고맙습니다~^^
(참고) 418 아포리즘과 관련하여,
역자는 마치 사람들이 철학 속에서 "(저마다의) 삶의 그림"을 찾고자 한다는 식으로 번역하고 있는데,
실제 원문에는 "사람들은 철학 속에서 세계의 형상(das Bild der Welt)을 찾고자 하는데, 여기서 세계의 형상이란 우리를 가장 자유롭게 하는, 즉 우리의 가장 강한 본능이 활동의 자유를 느끼는 그런 것을 말한다. 바로 나에게도(나의 철학에도) 그것(그 그림)이 있다."라고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결국 "철학 속에서 우리는 우리의 강한 본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그런 세상의 모습을 찾고자 하며, 그런 철학이 바로 니체의 철학이다"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집니다.
(덧붙여) 돌아가신 분들 중에 순영님만큼 니체를 좋아하지 않는 어떤 분이 쓰신 글 하나를 소개합니다. 다들 한번쯤은 읽어 보셨겠지만요..
"내가 니체를 좋아하지 않는 까닭은, 그가 고통에 대해 숙고하기를 좋아하고, 기만을 의무로 세우며, 그가 찬양한 사람들은 대부분 정복자들로서 평범한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영리함을 명예로 삼기 때문이다. 그러나 니체의 철학, 바로 불쾌하지만 내적으로 일관성을 갖춘 윤리에 반대한 최종 논증은 사실에 호소하지 않고 감정에 호소한다고 생각한다. 니체는 보편적 사랑을 경멸하지만, 나는 보편적 사랑이야말로 세계에 대해 바라는 모든 일을추진하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니체의 추종자들이 전성기를 누리는 상황이지만, 이러한 현상은 빨리 종말을 맞게 되리라는 희망을품어도 좋으리라." 버트런드 러셀, <서양철학사> 중에서.
러셀은 (부처의 입을 빌려) 니체를 몹시 비난하지만,
자신 역시 수학이나 과학으로서 논박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에 호소할 수밖에 없음을 고백하고 있네요.
니체처럼 전 생애에 걸쳐 자신의 주장을 모순없이 일관되게 밀고 나간 한 사람을 (러셀도 포기했는데 하물며 하루에도 수십가지 모순된 감정에 시달리는 저같은 범인이) 어찌 논리적으로 반박할 수 있겠나.. 그런 생각이 드네요..
저도 속으로는 몇 번씩 욱할 때가 있으니 순영님께서 혼자 너무 외로워하시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몇 자 적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