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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후기] 2. 18일 후기입니다

지금은 2019.02.21 09:59 조회 수 : 115

 

이주 전, 나는 니체로부터 또, 초대를 받았습니다.

읽기 어렵고 난해하다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는 니체의 초대를요.

니체의 초대에 '또'라고 쓴 이유는, 사실, 수년 전 저는 <즐거운 학문>이라는 책을 비롯한 대부분의 니체의 책을 읽은 바 있습니다.

그러나 책에 줄만 잔뜩 쳤지 제대로 이해한 것은 하나도 없었나봅니다. 그래도 니체는 굉장했습니다.

잘 이해는 안 가지만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는 굉장한 울림이 있었죠.

이번에는 줄이 안 쳐진 다른 부분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이를테면 이런 거.

 

나의 행복

 

추구하는 것에 지치게 된 이후로 나는

발견하는 것을 배우게 되었다.

역풍을 만난 이후로

어떤 바람이 불어도 항해할 수 있게 되었다.

                                  ㅡ즐거운 학문, 책세상, 37쪽

 

그래요. 몇년간 인문학 공부를 한다고 다니면서 저는 뭔가를 몹시 추구했나봅니다.

나는 아마 지쳤을까요. 어느 순간 공부가 영~즐거운 학문이 되지 못하고 있었는데, 마침 니체의 이런 구절이 보입니다.

 

고귀한 천성은 더 비이성적이다.

고귀하고, 관대하고, 희생적인 사람은 실제로 자신의 충동을 따르며 이 최상의 순간에 그의 이성은 중지된다

                                                                                                                           ㅡ같은 책, 71쪽

 

공부를 한답시고 저는 엉뚱한 것을 추구했나봐요.

공부를 하면 이성적이 되고, 그러면 그 동안의 시행착오같은 건 안 하게 될거라는.

현명해지고 싶은 것을 '이성적'이 되는 것과 같은 걸로,

충동을 억제하고 감정을 다스릴줄 아는 삶을 살아야하는 걸로 착각하면서.

그러나 아무래도 그렇게는 안 되었던 것에서 오는 절망감이 한동안 나를 힘들게 했습니다.

 

니체가 다시 내게 말하네요.

비이성적인 것이 고귀한 천성이라고. 최상의 순간은 충동에 따른 삶이라고.

잠시 잊고 있던 공부의 본질, 삶의 본질을 만져보는 순간이었습니다.

이제야 비로소  저의 공부는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본격적으로 '비이성'과 '충동'으로 산다는 것.

이것이 뭔지, 추구하지 말고 발견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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