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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세미나에서는 4장 라이프니츠를 읽고 5장 신의 심판에서 로이의 변론 과정을 통해 데카르트, 스피노자, 라이프니츠 세 명의 대륙합리론 철학자들의 사상이 얼마나 비슷하고 또 다른지 알 수 있었습니다. 발제를 맡은 저는 먼저 스피노자와 라이프니츠가 말하는 '실체'를 비교하고 두 철학자가 '신'에 대해서 얼마나 다르게 바라보고 있는지 살펴보았어요. (이번 발제의 부작용으로 스피노자와 라이프니츠를 왔다 갔다 하며 읽고 쓰는데 어느 순간 '라이프노자'라고 썼다 지우고 혼자 어이 없어 했다는 일화가..)

스피노자의 실체는 오직 자기만을 원인으로 하는 하나뿐인 존재이고,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양태에 양태화되어 존재하기 때문에 곧 신이라고 합니다. 라이프니츠의 실체는 힘이나 활동 능력으로 세상에 무수히 많이 존재하고 신 또한 어딘가 따로 존재하는 실체라고 해요. 라이프니츠는 실체와 신을 설명하기 위한 이론으로 '단자론'을 정립합니다. 그리고 이번 세미나에서는 그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 닫혀 있는 세계와 신을 말하는 순간 흥미가 확 사라졌다! 근데 단자라는 아이디어는 꽤 매력적인 발상이다! 당시엔 신을 그렇게 설명해야만 했을 것이다~ 등의 여러 반응이 있었습니다.

닫혀 있고, 이미 갖고 있던 주름이 펴지고, 예정 조화에 따라 동일한 세계가 조화롭게 유지된다는 설명만으로는 알 수 없는 단자론의 깊은 뜻은 라이프니츠가 직접 쓴 <단자론>을 읽어보면 알 수 있을까요? 들뢰즈는 <주름, 라이프니츠와 바로크>라는 책도 쓰고, 초기 저작에서는 라이프니츠를 꽤 인용했다고 하네요. 

엄청 작지만 입자는 아닌 단자와, 단자가 신체를 얻어 만들어진 단순 실체, 단순실체들이 덩어리로 뭉치고 이 덩어리들을 움직이는 단자까지 결합하여 만들어진 복합실체까지 이어지다보면 세상의 실체들을 위계에 따라 배열(단순실체-식물적 실체-동물적 실체-인간적 실체-신적 실체)할 수 있는데, 과연 그럴 수 있나 하는 질문도 이어졌습니다. 책에서 라이프니츠는 "완전성의 정도란, 논리적인 연역에 의해 가능한 활동을 추론해낼 수 있는 정도"라고 정의하면서 인간을 주어로 할 때 서술할 수 있는 술어(그림을 그린다, 피아노를 친다 등)를 기준으로 완전성을 논하지만, 로이가 예를 든 것처럼 독수리들이 위계를 나눈다면 자기들만이 가능한 술어(날다)로 위계를 나눌 수 있고 그러면 완전성도 다르게 정의될 수 있기 때문이죠. 

이 부분에서 의외의 논쟁점이 발생하여 여러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멍게는 적당한 장소를 찾아 정착하면 뇌가 필요 없기 때문에 에너지 소모가 큰 뇌를 먹어 없앤다고 하는데요, 강의 중에 이 예시를 들어 생각하지 않으면 멍게처럼 뇌가 퇴화될 수 있다고 장난스럽게 말씀하신 진경쌤의 말씀에 저는 사알짝^^ 반감이 있었다고 말씀드렸어요. 인간중심적인 기준으로 종에 위계를 부여하고, 그 위계는 좀처럼 역전되는 일이 없고, 위계는 쉽게 폭력으로 이어지고, 폭력은 왜 항상 일방적인지 궁금해졌고,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잠깐 나누기도 했어요. 반대로 그렇다면 위계가 정말 나쁜 것인지, 비인간 생명들이나 사물, 비생명들까지도 위계를 나눌 수 없는 것인지, 어디까지 평등해질 수 있는지 등의 질문이 이어졌지만 이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나누는 건 오늘의 주제로부터 너무 멀리 가는 것이기도 하고 세미나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아서 '할많하않'으로 마무리 되었던 것 같습니다ㅎ   

이번 챕터 마지막 부분에서 로이는 신의 법정으로 들어가 개체로서의 삶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몸으로 태어날 것임(아마도 윤태?)을 암시하는 엔딩으로 마무리 되어 철학의 모험 무대에서 퇴장합니다. 다음 챕터에 새롭게 등장할 철학자들과의 대화도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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