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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인지_수학의 모험] 2강 후기

hoxy 2021.05.24 13:45 조회 수 : 74

초등학교 수업에서 아이들은 그때그때 느낀 점을 가감없이 표현합니다. 활동 설명을 듣고 "와, 재밌겠다!" 읊조리거나 수업 중간에 "재밌다! 한 번 더 해요!" 하고 외칩니다. 아이들에게서 이런 반응이 나오면 그 수업은 '잘 됐다'고 말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저에게 이번 세미나는 '잘 된' 세미나였습니다. 저도 모르게 "오 재밌어요!" 하고 말했거든요.ㅋㅋ 2강에서는 2, 3장에 걸쳐 근대 과학의 시작, 수학화에 대해 다루었습니다.

 

과학 하면 자연스럽게 실험이 떠오릅니다. 그러나 과학적인 글로 인정받으려면 실험에 대한 서술만으론 부족합니다. 결론이나 이론을 수학화한 공식, 수학이 있어야 합니다. 간결한 공식에는 기호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과학, 수학, 기호법은 긴밀하게 연결되어 발전합니다. 여기서 '실험(실행?)'과 '수학(개념?)' 둘 중에서 뭐가 선행했을까, 뭐가 더 중요한가에 대해 얘기 나눴습니다.

 

과학에서 중요한 것은 '자연을 수학화'하려는 태도입니다. 자연 원리나 운동을 수학적으로 포착하고 수학적인 공식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신학의 지배를 받던 중세 과학자들 역시 '신이 만든' 우주의 원리를 수학적으로 구현하고자 부단히 애썼습니다. 수학적으로 분석하고 설명 가능해진 자연을 인간은 이제 신에게 묻지 않고도 통제하고 지배할 수 있다고 여기게 됩니다.

 

앞서 부단히 애쓴 과학자들 중 케플러가 있습니다.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이 관측 자료와 맞아떨어지지 않자 그는 기존의 원이 아닌 타원을 도입해서 새로운 운행 법칙을 만드는데요. 살면서 완벽한 타원을 어떻게 그리는지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아주 흥미로웠습니다. 원과 달리 타원을 그리려면 중심이 두 개가 필요하답니다. 저만 이제 알았나요?ㅋㅋ 암튼 우주의 행성이 어떻게 타원형 궤도로 움직이는지, 일상에 적용해서 타원형 피자를 똑같이 나누어 먹으려면 어떻게 잘라야 하는지, 그래서 케플러의 이런 행적은 근대 과학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해 얘기했습니다.

 

3장, '사물의 수학화'를 통해 우리는 화폐라는 단일한 척도로 사물에 값을 매겨 상품화하고 수학에서 사칙연산하듯 가치도 계산할 수 있게 됩니다. 책에 그림이 몇 작품 나와서, 미술 작품의 가치를 평가하는 각자의 기준에 대해 나눴습니다. 값비싼 그림, 집에 걸어 두고 싶은 그림, 내가 재미있고 쉽게 따라 그릴 수 있는 그림 등이 나왔습니다. 한 분은 실제로 세미나 전날 그린 그림을 보여주셨는데 세미나 통틀어 그 그림이 제일 기억에 남네요.ㅋㅋ

 

화폐 덕에 세상은 계산 가능한 새로운 공간이 됩니다. 계산을 위해 1이라는 양적인 속성만 남기고 다른 질적인 것은 제거하는데, 이 질적인 부분을 무시하지 않을 순 없을까? 그렇다면 어떻게 계산할 수 있을까? 나눴습니다.

 

기존의 수학에 대한 기하학적 인식을 대수화하고자 데카르트는 좌표의 개념을 발전시킵니다. 여기서 방정식이 어떻게 도형을 그려내는지 튜터님, 반장님께서 친절히 설명해 주셨습니다. 이 과정이 저는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었습니다만.. 한 번에 이해가 되지 않아서 사람들을 너무 괴롭힌 것 같아 살짝 죄송합니다^^;

 

다음 강의에서는 미적분학의 비밀, 그리고 17~18세기 수학의 풍경을 공부합니다. 수학이 이렇게 재밌다니.. 이진경 선생님을 비롯한 모든 구성원 여러분께 감사드리고요! 마지막으로 수학을 즐기고 있는 저 자신에게도 박수쳐 주고 싶습니다. 세미나 마지막 날까지 즐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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