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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_후기] 우상의 황혼② :: 10/12 세미나 후기

정웅빈 2020.10.16 00:17 조회 수 : 80

  니체는 자신의 저서 <선악의 저편: 2장 32절>에서 인간의 역사를 3가지의 시대로, 즉  인간이 인간의 행위를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도덕 이전의 시대, 도덕의 시대, 그리고 도덕 외적인 시대로 구분한 바 있다.

 

  니체에 따르면 선사 시대에 해당하는 도덕 이전의 시대에는, 인간의 행위는 그것이 일으킨 '결과'에 따라 평가받았다. 좋은 결과를 일으킨 행위가 곧 가치있는 행위이고, 반대로 결과가 나쁘다면 그러한 행위는 곧 가치가 없는 혹은 나쁜 행위가 되는 시대인 것이다.  

 

  선사 시대 이후에 나타난 도덕의 시대에 인간의 행위는 그것의 '동기' 혹은 '의도'에 따라 평가된다. 그러한 "내면적 동기"는 행위의 결과를 통해 추론된다. 그런데 이러한 관점에는 인간의 의도가 행위로 곧 이어질 수 있다는 믿음이, 즉 인간이 자신의 자유로운 의지에 따라 자유롭게 행위하는, 자유로운 존재라는 믿음이 전제되어 있다. 그러나 니체에 따르면 자유로운 의지라는 개념은 인간의 오래된 언어적 습관("나는 생각한다"와 같이 주어 뒤에는 항상 서술어를 함께 붙여쓰는 습관)에서 나타난 필연적 오류로, 그러한 언어적 습관이 주체, 존재, 의지와 같은 허구적 개념들을 만들어 낸 것이다. 뿐만아니라 이러한 오류의  근저에는 인간에게 책임을 추궁함으로써 처벌하고 심판하고자 하는 사제의  의지가 깔려 작용하고 있다.(자유의지라는 개념의 유래. <우상의 황혼> 121p) 인간의 자유로운 의지가 입증되기 이전에, 악한 결과에 대해 누군가는 책임을 지고 처벌을 받아야만 했기 '때문에', 그러한 '필요성' 때문에 인간이 자유로운 존재가 될 필요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거대한 우주, 세계 전체라는 영원한 인과적 사슬 '안에' 있는 하나의 필연적 존재이며, 단지 더 많은 힘을 향해 나아가는(생성하는) 무구한 존재이다. 도덕적 시대(존재의 시대)를 넘어서 도덕의 외적인 시대(생성의 시대)에는, 인간의 행위가 일으킨 결과 혹은 내면적 동기는 그저 표면적 현상으로, 그것은 오히려 은폐된 행위의 원인을 해석하기 위한 하나의 징후이자 기호가 된다. 니체는 어디선가 한 사람이 추구하는 도덕이 곧 그 사람이 어떠한 사람인지를 우리에게 알려준다고 말했다. 이러한 니체의 관점은 도덕의 외적인 시대에 존재하는 것이고, 도덕의 외적인 시대를 위한 것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니체의 말처럼 인간의 자유의지도 악한 필요성에 의해 만들어진 허구적 개념이고, 인간의 행위와 도덕은 면밀한 심리학적 해석이 필요한 하나의 기호이고 징후에 불과한 것이라면, 도덕 외적인 시대에는 어떠한 새로운 윤리가 가능할 것인가? 도덕 외적인 시대에서 가치있는 행위란 무엇일까? 그리고 니체의 '힘에의 의지'와 도덕적 시대의 '자유로운 의지'는 어떠한 차이가 있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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