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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_후기] 6월 22일 세미나 후기

재연 2020.07.05 16:56 조회 수 : 111

후기.

지배가치 철학을 개인철학으로 환원시켜 후기를 에세이 형식으로 작성해보았어요.

 

어느 순간부터 이 말을 되뇌었다.

누군가 정해놓은 지식과 일정한 기준을 그대로 따르지 않으리. 

매번 다짐해보았지만 선지식과 선입견에서 벗어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믿고 따르던 대전제들을 비난해보았지만, 그저 개인의 흔한 비난일 뿐, 소용이 없다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었다.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자기점검, 자아성찰 따위로 귀결되었다.

돌이켜보면 내게 “힘”이 있을 때는 캐릭터를 그대로 받아들였던 경험을 하기도 했다. 반대의 경우, 대부분 내가 그냥 미웠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대전제가 나를 강력하게 제압하였으므로 분했다. 제압당한 이유를 깨닫는 과정을 거치기도 전에, 분한 이유를 찾기도 전에, 본능적으로 자기혐오를 일삼았다.

그러나 출처는 명확히 알 수 없지만, 분명한 믿음.

“나라는 존재도 분명히 쓸모가 있을거야.”

이 믿음으로 스스로 토닥였다. 

“그 어떤 것도 완벽한 것은 없어."

 

그런데 이 생각들을 입증하고 싶어지는 시기가 찾아왔다. 내가 세운 대전제들에는 모순이 없는지 확인하고 싶은 욕망이 들끓었다. 니체에 따르면, 아마 이때가 내가 “힘”이 들었을 때 같다. 위의 대전제가 다양한 이유(가족, 친구, 사회적 지위 등 갈등관계)로 공격받고 있음을 감지하였고, 나는 그것에 증명해야함으로 반응했을 것이다.

니체는 ‘증명해야 하는 것’은 별로 가치가 없다고 하였다. 

믿음을 감히 증명하고자 했다니! 그것은 내가 증명한다고 해서 증명되는 것은 아니였다. 

누군가에게 한 개인의 믿음은 한정된 경험과 언어로 표현된 단순한 사견에 불과하다. 기존의 대전제를 누군가의 힘이 숨겨있는 전제로 여긴 것처럼.

 

다시, “힘”을 발판삼아 내가 선택한 순간들을 살아간다. 

증명받기 위함이 아니라, 보기 위해 봄이 아니라, 어떤 기원 모를 대전제에 의함이 아니라, 내가 나의 선택을 이해하고 그 인식으로부터 행동하기 위해.

우리는 누구나 숨어 있는 어떤 긍정을 지니고 있으니 충분히 충분히 충분히 자신을 믿으며 살아가야 한다.

 

*해당 챕터는 아니지만 니체의 인상적이었던 405 아포리즘의 한 부분을 발췌하며 마칠게요.

[숨어 있는 어떤 "긍정"이 우리를 앞으로 몰아붙이고 있으며, 이 "긍정"은 우리의 모든 "부정"보다 더 강하다. 우리의 강한 힘마저도 옛날의 늪지에서 우리를 더이상 구해주지 못한다. 우리는 감히 열린 곳으로 나아간다. 우리는 그 임무에 도전한다. 세상은 여전히 풍요로운 상태에서 발견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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