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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세미나-치료의 시

떠도는별 2019.04.08 15:33 조회 수 : 58

《포겔프라이 왕자의 노래》는 니체의 ⌜즐거운 학문⌟이 1882년 첫 출판에는 없었고, 1887년 두 번째 출판에서 추가되었다고 한다. 이 시기에 그는 지독한 매독으로 인한 것으로 추정되는 열병을 앓고 있었고 다량의 아편을 복용해야 할 정도로 극심한 고통에 시달렸다고 한다. 니체는 오직 다량의 아편만이 그를 극심한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고 수면을 취할 수 있게 해었다고 살로메와 친구 레에게 서신했다고 한다. 이 시에서는 니체가 고통 속에서 오히려 시인으로서 창조성을 발견하여 이 고통을 적극적으로 받아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는 이러한 위대한 관점의 전환을 통하여 마침내 짜라스투라를 탄생시킬 수 있는 기반을 완성할 수 있었다고 생각된다.

 

치료의 시

혹은 병든 시인이 자신을 위로하는 방법

너 침 흘리는 마녀의 시간이여,

네 입에서

천천히 시간의 물방울이 떨어져 내린다.

헛되이 내 모든 혐오감이 소리친다.

“저주를 받아라,

영원의 목구멍이여!”

마녀 : 시인의 죽음을 기다려 자신의 굶주림을 채우는 탐욕스러운 존재.

시인의 죽음이 임박했다고 여기며 탐욕스럽게 입맛을 다시는 악다귀의 모습과 이에 반항하며 고통스럽게 몸부림치는 시인의 처절한 모습이 대비되어 그려진다.

 

세계는-청동 광석:

절규를 듣지 못하는-불타는 황소

날개 달린 비수를 지닌 고통이

내 뼈를 파고든다:

“세계에는 심장이 없나니

그것을 슬퍼하는 자는 어리석도다!”

불타는 황소 : 시칠리아 섬에 있는 그리스의 폭군 팔라리스가 사람들을 뱃속에 가두고 화형을 시키는 청동황소로 팔라리스 역시 사람들에 의해 같은 방식으로 처형된다.

니체는 청동황소에 갇혀 화형당하고 있는 것같은 극심한 고통으로 괴로워 하지만 세상은 그의 고통과는 무관하게 진행되고 그러한 냉혹한 속성을 가진 세상에 대하여 니체는 위로조차 기대하지 않는다. 이것이 니체의 방식이다. 강한자의 모습을 잃지 않는다. 그는 냉혹한 세상을 원망하지 않는다.

여기에서 그는 서서이 고통이 가져다 주는 異面의 실마리를 찾는 듯 하다.

 

쏟아 부어라 모든 아편을,

내 뇌수에 독을 쏟아 부어라, 열병이여!

이미 오랫동안 너는 내 손과 이마를 시험했노라.

무엇을 더 물으려는가? 무엇을? “얼마나 큰 대가를 바라는가?”

--아아, 매춘부에게,

그녀의 경멸에 저주 있으라!

‘쏟아 부어라 모든 아편을’

그가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짐작하게 한다.

그가 얘기하는 경멸의 대상은 심장없는 세계, 그의 고통에 대한 조롱, 시간, 그러한 무의미한 것들이다.

 

아니다! 돌아오라!

밖은 차고, 빗소리가 들려온다.

좀더 부드럽게 너를 맞아야 하는가?

-받아라! 여기 황금이 있으니 : 그 얼마나 찬란하게 빛나고 있는가-

너를 “행복”이라 부를까?

너, 열병을 축복해야 할까?

그는 외친다. “돌아오라“ 고통을 적극적으로 맞이한다. 황금을 주겠다며 오히려 고통을 유혹한다.

니체는 마침내 고통의 대가로 예술가로서의 창조성을 획득한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그는 고통에게 빚진 것처럼 어른다. 밖은 춥고 비가 온다고, 그리고 빛나는 황금으로 이끌어 들인다. 그리고 그것을 행복, 혹은 축복이라고 이름한다. 그의 위대한 관점의 전환이 이루어지는 순간이다.

 

문이 활짝 열린다!

비가 침대에 들이친다!

바람이 등불을 꺼트린다-쏟아지는 재난!

-지금 백 개의 각운을 지니지 못한 자는

내기를 걸고 단언건대,

죽음을 맞으리다!

고통의 환란이 다시 시작된다. 그는 이제 적극적으로 고통이 활개를 치도록 둔다. 폭우가 집안으로 들이치고 불이 꺼지도록 둔다. 그 속에서 그는 예술가로서의 장조성을 운명적으로 선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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