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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이어바흐

 

1. 헤겔 뒤집기

헤겔의 철학에서는 주관, 정신, 개념이 주동적 역할을 한다. 객관이나 사물, 현실은 그 정신이 외화하여 만들어낸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 이는 물구나무서고 있는 것과 같다. 주관, 정신, 개념 모두 인간이 만든 것인데, 그것이 인간을 만들었다고 말하니 말이다. 인간이 없었다면 정신이라는 것도 없었을 것이다. 헤겔을 뒤집어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 ―헤겔의 주장은 기독교의 생각을 철학적으로 표현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신이 인간과 자연을 만들었다는 생각을 ‘절대정신’으로 바꾸었을 뿐이다. 사실은 신조차 인간이 만든 것에 불과하다.

 

2. 소외

소외는 외화에 대한 비판적 개념이다. 소외란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인간을 지배하거나 적대하게 되는 사태를 말한다. 예를 들어 전지전능에 대한 인간의 소망이 외화함으로써 신을 만들지만, 거꾸로 신에게 지배당하며 복종하게 되고, 숭배하고, 심지어 신을 위해 전쟁하는 사태가 소외인 것이다. 이를 절대정신으로 바꾸어도 좋다. ―종교비판은 이런 소외에 대한 비판이다. 소외로부터 인간을 구하기 위한 비판이다.

 

3. 포이어바흐의 유물론

인간이란 단백질과 유기물의 신체다. 자신이 먹는 것과 다르지 않은 존재다. 인간이 사고하기 위해서는 감각기관이 있어야 하고, 사고의 재료는 감각기관을 통해서만 들어온다. 대상에서 사상이 만들어지는 것이며, 대상은 두뇌 바깥에 실재한다. 현실은 우리가 알든 모르든 상관없이 존재한다. 유물론이란 그런 현실을 지각함으로써 인간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사상이며, 이를 통해 신학의 허구를 폭로하고 신의 지배에서 인간을 벗어나게 해줄 비판적 사고의 터전이다.

 

 

마르크스

 

1. 포이어바흐의 유물론

포이어바흐의 유물론은 헤겔의 관념론을 그대로 뒤집은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헤겔과 비슷한 측면이 있다. 헤겔은 정신의 모든 활동을 ‘외화’라 부르며 긍정적으로 보지만, 포이어바흐는 그것을 ‘소외’라 부르며 부정적으로 본다. 하지만 이는 사태에 대한 가치평가만 반대로 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사태는 달라지지 않는다.

 

2. 마르크스의 유물론

사물에는 불변의 본성이 없다. 사물의 본성은 그 사물이 어떤 이웃과 어떤 관계를 맺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바이올린은, 뛰어난 연주자의 손에서는 악기가 되지만, 연주 실력이 형편없는 사람의 손에서는 고문기계가 되고, 누군가에게는 장난감이, 어디서는 장작이 된다. 바이올린이 맺게 되는 관계에 따라 본성이 달라지는 것이다. 따라서 사물의 본성을 결정하는 것은 사물 내부가 아니라 외부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외부와 맺는 관계 속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마르크스의 유물론은 이처럼, 모든 것을 관계 속에서 사유하는 방법이다. ―여기서 바이올린을 만들게 된 원래의 의도가 악기라 하더라도, 그것은 의도에 지나지 않을 뿐, 사물의 본성은 아니다. 바이올린은 ‘특정한 관계 속에서 악기가 된다.’

 

3. 진리, 또는 의미, 참과 거짓

사물의 본성이 관계에 따라 달라지는 만큼, 사물에 대한 판단이나 인식이 참인지 거짓인지 또한 관계와 맥락,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사물이 맺는 관계들에는 매우 다양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다르게 파악된 상황과 맥락은 모두 참된 것일 수도 있다. 서로 상반되는 의미를 갖더라도 말이다. 그러나 아무거나 옳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무엇인가 옳다고 말할 때는 그때의 상황과 맥락이 근거로 자리 잡고 있어야 한다. 그 근거를 바탕으로 사물의 의미를 하나로 모을 수 있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진리는 하나다’라는 생각에서 벗어나는 것이고, 끊임없는 변화 속에서 대상의 의미를 풍부하게 이해하는 것이며, 다만 맥락에 대한 고려 없이 ‘이것도 맞고 저것도 맞다’는 식의 태도를 지양하는 것이다.

 

4. 실천

하지만 실천 없이는 그 사물의 의미를 확인할 수 없다. 다만 ‘그럴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을 뿐이다. 실천은 그런 가능성을 현실화하여, 상황에 따른 하나의 올바른 의미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너와 내가 하나의 지식을 공통된 의미에서 이해하고 있는지는 실천을 통해서만 알 수 있는 것이다. 만약 실천을 통하지 않는다면 객관적 지식은 만들어지지 않는다. 옳다고 생각한 이론이나 논리조차 사실은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론이나 지식은 실천의 방향을 제시하는 모험의 지도가 될 수 있다. ―실천 없는 비판은 불행에 대한 한탄일 뿐이다. 그것은 비판을 끝도 없이 계속할 수 있지만, 무엇 하나 변혁하지는 못한다. 실천이야말로 가장 철저한 의심이자 질문이다.

 

5. 마르크스의 인간

인간이란 사회적 관계들의 집합이다. 사회적 관계에 따라 상이한 모습을 보이는 ‘나’들의 집합이다. 이는 인간이란 말 속에 다른 사유를 집어넣어 다르게 바라보고자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인간이 갖는 관계를 포착하여, 그 관계의 변화를 통해 사람들이 달라질 수 있음을 알고자 하는 것이다. 혁명이란 이 사회적 관계를 변혁하는 것이다. 서로 적대하는 낡은 관계를 다른 관계, 공생적 관계로 변혁하여 사람을 변혁하는 것이다. ―인간 역시 불변의 본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 흑인은 노예적 본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노예가 된 것이 아니다. 흑인을 둘러싼 관계, 그중 특정한 관계가 흑인을 노예로 만든 것이다.

 

6. 계급투쟁

사람들은 어떤 사회관계 속에서 생산하고 활동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한다. 이 가운데 특히 먹고사는 것을 생산하는 관계, 먹고살기 위해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관계가 중요하게 부각된다. 이를 ‘생산관계’라 한다. 생산관계는 대개 그 사회의 지배적 관계를 이루게 되는데, 이것이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결정한다. 거기서 서로 대립하거나 적대적인 집단들이 발생한다면, 이를 ‘계급관계’라 한다. 예를 들어 노예와 주인, 농노와 영주, 노동자 계급과 자본가 계급간의 관계 말이다. 그리고 이 ‘계급’의 이해관계가 서로 충돌하게 되는 경우, 그들은 대립하고 투쟁하게 된다. 이를 ‘계급투쟁’이라 한다.

지배계급은 착취와 지배를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적응하며 새로운 관계를 만든다. 피지배계급은 착취와 억압에 저항하여 기존 관계를 끊임없이 위협하고 바꾸어간다. 따라서 계급투쟁은 사회 변화의 원동력이라 할 수 있다. 계급투쟁은 역사 내부에서 작동하며, 그 사회가 끝날 때 함께 끝난다. 물론 새로운 사회와 함께 새로운 계급투쟁이 형성된다.

따라서 계급투쟁에 의해 이루어지는 혁명은 역사 안에서 정지와 단절을 만든다. 역사의 정지란 근본적 관계를 바꾸어, 과거부터 존속하던 것조차 다른 것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관계의 근본을 뿌리째 잘라내며,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고, 사회의 본성 자체를 다른 것으로 바꾸는 것이다. 만약 기존 관계가 남아 있다면, 그것은 지배계급이 하나에서 다른 하나로 바뀌는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진정한 혁명이라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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