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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왜.끊.곁 6주차 후기

김구름 2021.03.01 00:40 조회 수 : 77



6주 차 후기

 

이번 주는 선악의 저편 3장과 4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3장을 처음 읽었을 때는 너무 어려워서 좌절했는데, 정리를 하면서 몇 번 더 읽었더니 어렴풋하게 이해가 가는 것 같아 기뻤습니다.

'아 니체도 하면 되는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어려운 용어나 용어의 쓰임, 또는 내용들이 있었기에 세미나 시간 동안 여러 선생님들의 의견을 듣고 질문과 답변을 공유하면서 이해를 얻어 가려 노력했네요.

 

3장의 제목은 '종교적인 것' 이었는데요. 온라인팀에서는 3장의 제목인 종교적인 것이 무엇을 말하는지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저번 오프라인때도 그렇고 장의 제목에 대해 얘기를 나누어보는 것이 참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번장에서 무엇을 말하려는지 정확히 파악하고 넘어가면 장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많이 될테니까요.

저는 현대사회에서 종교적인 것이라 하면 통상적으로 몰이해를 수반한 맹목적인 신앙-그리스도교적인-을 떠올리게 되는데, 그것과는 다른 종교적인 것의 진정한 의미란 무엇인가에 대해 말하고자 하는 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신을 비판했던 니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자의 태도-자신들이 배운 지식과 삶을 분리시키는 태도-와는 다른 종교적인 자들의 태도 -자신들의 배운 것에 삶을 거는!-에 희망을 거는 부분을 말하며 종교적인 것이란 어떤 것인가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진경 선생님의 해설서에서 선생님이

"진리는 무엇이든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가치를 위해서 상처와 고통을 감수하며 삶을 걸 수 있는 것이고, 어디에 가닿을지 모르는 심연 속으로 뛰어들 수 있는 것이다." 라고 쓰셨는데,

나에게 있어 그러한 가치는 무엇일까? 생각을 해보기도 했어요. 쉬운 질문인거 같은데 답이 얼른 나오지 않았습니다. 아직까지도요.

 

45번의 '악의적인 정신'의 문장에서의 쓰임이 이해가 안 가서 질문을 했는데-악의의 사전적 의미는 남을 해치거나 미워하는 악한 마음인데 여기서의 쓰임이 이상해서- 현준 샘과 재연 샘이 의견을 말해주셔서 이해가 되었습니다.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새로운 정신/ 진리를 찾으려는 집념(일종의 악바리 정신?!!))

 

또한, 46에서 파스칼의 신앙은 이성의 지속적인 자살과 같다는 문장 속에 이성의 지속적인 자살에 대해서도 질문을 했는데, 여기서도 많은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사실 세미나를 진행하다 보면, 책을 읽을 때 그냥 쓰윽~넘어갔던 부분이 토론의 논제로 등장할 때, 제가 할 말이 안 떠오르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아 무심코 넘어가는 부분들에서 내가 놓치고 있는 부분들이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이런 부분들에서 재미를 느끼게 됩니다. 이전에는 어렵다고만 했는데, 이제 몇 주 차에 접어드니 나름 익숙해져서인지 뭔 말인지 조금은 이해가 가기도 하고 그런것을 느끼면 레벨업 하는 기분도 들고 말이죠.

 

3장에서의 큰 흐름은, 그리스(로마)의 신들과 그리스도교 신들의 차이, 유대인들이 쇠퇴하면서 그들의 신을 로마의 신들과는 어떻게 다른 위치에 있게 하였고 어떤 이미지를 씌웠는가? 그럼으로써 자신들을 어떤 위치를 잡았는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유대인들의 신이 유럽을 잠식하게 되었고 '약한 자'들로 하여금 유럽의 운명을 지배하게 하였다는 겁니다.

 

온라인에서는 59.의 피상성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었습니다.

왜 예술가와 종교인들은 피상성에 몰두했는가?

 

박찬국 본과 세미나 채택 교재와의 번역 차이가 대해서도 얘기를 나누었는데요.

다른 철학 책들도 그렇겠지만 '아'다르고 '어'다른 거 하나 때문에 이해하는데 큰 차이가 있겠다 싶더라고요.

내가 이해를 못 하는 건지, 번역이 잘못된 건지 애매한 부분이 박찬국 번역본을 읽으면서도 있었습니다.

이래서 여럿이 같이 다른 본을 섞어가며 읽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피상성 : 본질적인 현상은 추구하지 아니하고,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현상에만 관계하는 성질

 

세계를 깊이 통찰한 사람이라면 인간의 피상성에는 깊은 지혜가 숨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이것은 일종의 자기 보존 본능이다.

피상적인 것에 숭배를 필요로 하는 사람은 한때 그 피상적인 것 밑에 있는 것과 불행하게 접촉한 적이

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이 부분이 번역본끼리 차이가 있는 부분이었던 거 같았습니다.

 

종교적 인간들로 하여금 수천 년 동안 종교적 해석을 붙들고 늘어지게 만든 것은 치유할 수 없는 염세주의에 대한 깊은 의혹과 공포 때문이었다.

즉, 인간이 충분히 강해지기 전에 이러한 진실을 너무 빨리 알게 되어 무너지지 않을까 하는 자기방어본능이 인간으로 하여금 피상성을

추구하게 하였고,' 신 안에서의 삶' 같은 피상적인 것들로 하여금 이 공포를 교묘하게 벗어날 수 있게 하였다.

 

59장은 이렇게 정리를 했었는데, 읽으면서

-염세주의는 인간의 기본값인가?- 긍정은 염세주의에 대한 자기 극복을 통해서만 올 수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긴 보통의 사람들에게 자신의 살아온 이야기를 해보라고 하면 슬프고 힘든 이야기로 채우지 않나요? 저부터도 그랬던 거 같고요.

'아 그때 진짜 힘들었지...' 이런 식으로 말이죠. 그렇게 보면 인간은 염세주의가 디폴트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삶을 긍정하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 고 말이죠.

 

 

어려운 3장의 이야기를 마치고, 4장으로 넘어갑니다.

 

65a부터 68까지의 절에서 박찬국 번역본에서의 각주가 도움이 되었다는 선생님들의 의견이 있었습니다.

번역본마다의 차이 때문인지, 난해한 철학서에는 어쩔 수 없는 현상인 거 같기도 하고요.

 

온라인팀에서 4장에서 가장 치열하게 토론했던 절은 81번입니다.

'절였다.' 절였다만 계속 생각납니다.

이것 또한 번역본의 번역이 뭔가 이상해서 생긴 상황 같았어요. 딱 떨어지게 이해가 안되게 써놔서 말이죠.

사실 이 부분은 혼자 읽을 때는 그냥 읽어나간 절인데, 막상 논제로 떠올라서 다시 읽어보니 이해가 잘 안되는 겁니다.

'아 내가 너무 관성적으로 읽어내는 데에만 급급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뜻을 제대로 음미하고 읽어야 하는데...-근데 그러려 먼 시간이 억수로 많이 걸릴 것 같기도 하네요 -

 

근데 이건 지금 읽어도 뭔 말인지 모르겠네요. '아~니체형... 글 쓰는 게 왜 이래. 왜 이렇게 어려워.?"

그날은 진짜 니체에 절여져 버렸습니다. 오늘... 절였다.

 

4장은 그래도 3장보다는 술술 읽었던 편인데-지금 보니 이해도 못 하고 읽기만 한 것들도 많았던 거 같네요-

직관적으로 와닿았던 절을 끝으로 후기를 마무리하려 합니다.

 

72.

인간을 고귀하게 만드는 것은 고귀한 감정의 강도가 아니라 그것의 지속이다.

 

+후기가 정신없다 느껴지신다면 제대로 읽으신 겁니다.

니체를 읽고 있는 제 정신도 딱 그 상태거든요!!

 

그래도 세미나를 통해 니체가 익숙해지고 있으니 점점 친해지겠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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