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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 세미나 (4부 3장 , 4장) - 발제

 

 

3. 차이와 실험  p212

1) ‘다르게 존재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시겠어요?’

들뢰즈의 욕망 이론은 차이의 철학에 ‘ 차이의 생산’ 이라는 새로운 착안점을 제공한다. 욕망의 긍정이 단순한 인정이 아니라 욕망의 생산을 의미한다는 것은 차이의 긍정이 차이의 생산을 의미한다는 말과 동일하다.

들뢰즈는 우리와 타자, 혹은 여러 사물들 간의 차이가 미리 고정되어 있고 그 차이를 인정하는 것이 차이를 사유하는 철학의 주된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그렇게 “정적인 차이들”의 구조를 통해서 세계를 설명 하려는 것은 구조주의자들의 문제의식이다. 그러나 들뢰즈를 비롯한 후기-구조주의자들은  “구조들의 출현, 생성 혹은 발생” 을 설명하려고 한다. 이것은 이들이 구조주의자들과 달리 차이를 정적인 것이 아니라 생성적인 것으로 이해한다는 뜻이다. 이런 의미에서 후기-구조주의자들은 차이의 철학을 통해 차이와 생성 그 자체를 개념화하려고 했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은 실천적 차원에서는 구조주의자들처럼 삶을 “폐쇄된 체계들” 로 연구하기보다는 “체계들의 열려 있음, 과도함 , 불안정성” 에 관심을 기울이고 언어와 문화, 정치체계들의 변화와 생성을 촉진 시키려는 시도함을 의미한다.

 

우리는 당신들과 같은 인간이기 때문에 많은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 이런 방식으로 차이의 승인은 동일서의 논리에 호소하게 된다. 그러나 동일성이나 보편성에 입각한 이런 호소는 무력하다.  인간으로서 보장받아야 할 초월적이고 보편적인 가치를 상정하는 것은 억압자보다 도덕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자기위로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억압자를 설득하는 효과로는 매우 미비하다. 게다가 대부분의  ‘보편적’ 가치들은 억압자들에 의해 도입된 ‘편향된’ 가치들로서, 억압자들에게 우리가 희망하는 최소한의 도덕적 강제력을 행사하기보다는 오히려 그들의 논리를 정당화하는 데 적극적으로 사용 되는 경우가 많다.

 

차이들이 정치적 , 사회적 영역에서 적극저이고 실제적인 인정을 받는다는 것은 어떤 이들이 자신들을 정치적 주체로서 형성해가며 기존의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실존할 가능성을 보일 때뿐이다. 이렇게 지금까지와 다른 방식의 실존을 입증하는 것은 이미 있던 것을 인정받은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것을 생산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차이의 승인을 투쟁이라고 부르는 것들은 엄밀하게 말하면 차이의 생산을 위한 투쟁이다. 이와 달리 차이의 승인이 차이의 생산과는 무관한 어떤 것을 의미한다면 차이의 승인이란 과연 무엇인가?

 

차이의 승인은 앞서 살펴본 대로 차이의 회피로 귀결되거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보편적 가치에 기반하여 강자의 선처에 호소하는 요청의 정치학이 될 것이다. 늘 차이를 무화 시키며 억압하는 자는 강자이므로 차이의 승인이 투쟁을 통한 차이의 생산이 아니라면 결국 승인이란 강자가 약자에 대해, 지배자가 피지배자에 대해 행하는 것이다.

이때 약자와 피지배자는 행위의 수혜자가 된다. 더 많은 수혜를 받을수록 이들은 더욱 더 실천적인 활동의 가능성에서 멀어진다. 약자는 자신에게 행운이 가능하기를 빌며 권력자의 너그러운 선처를 기다리거나 기꺼해야 권력자에게 사회적 의무를 환기시킬 수 있을 뿐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사회적 약자를 배려해줄 위치에 있는 자들은 차이를 발견하지도 못하고 차이를 승인해줄 어떤 필요도 느끼지 못한다. 우리가 다르게 실존하고 싶다는 것은 허락받을 문제가 아니다. 설령 우리가 허락받기를 원한다고 한들 그것을 허락해줄 자, 아무도 없다.

 

 

4. 차이와 개체  p220

 

1)질문의 방식과 니힐리즘

 

“어떤 자가 실험하는가?” 라는 질문방식은 “실험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비해 합리적인 것이다.  “ ~은 무엇인가?” 라는 묻는 것은 플라톤적인 질문방식이다. 그것은 ‘니힐리즘적인 질문’ 으로서 생성하는 세계를 거부하는 물음으로 규정된다. 예를 들어 소크라테스가 ‘미’ 란 무엇인가?’ 라고 물었을 때 사람들은 아름다운 사례들을 언급하지만 그것들 은 ‘우연적으로 그리고 생성에 따라서’ 아름다운 것들이므로 소크라테스가 묻는 물음의 대상인 ‘존재와 본질에 따라서’ 아름다운 것이 되지 못한다.

 

그러나 그리스적 정신의 타락에서 벗어나 있다고 니체가 생각하는 소피스트들은 소크라테스와 달리 ‘어떤 것(자) ~ 인가?’ 라고 묻기를 원한다. 그들은 아름다운 사례들이 단절적인 각각의 사례들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의 생성 속에서 포착된 구체적 대상들의 지속” 을 , “대상들의 아름다운 생성” 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니힐리즘을 극복하는 질문의 방식은 ‘어떤 자가 실험하는가?’ 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어떤 자’ 라는 것을 어떤 인격체나 개체로 제한할 때 그것은 불합리한 질문이 된다. 니체에게 ‘누가’ 라는 물음은 실험의 주체와 관련해서는 “그것을 탈취하는 힘들이 무엇이고, 그것을 소유하는 의지는 무엇인가?” 를 묻는 것이다. 즉 니체적 실험의 주체는 비개체적이고 비인격적인 것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들뢰즈가 니체 제거 의미의 실험을 비개체적이고 비인격적으로 규정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니체에게서 개체를 부정하는 진술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 ‘개인들’ 이란 물질적 원자처럼 사고의 일상적 용법 말고는 더 이상 유지될 수 없으며, 무(無) 안으로 (혹은 하나의 ‘형식’ 안으로) 사라져버리고 말았다는 사실, 삶과 죽음의 그 어떤 것도 가산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사실”.

니체는 원자처럼 고립된 개인이나 개체의 존재를 부정하고 이것들의 가산불가능성을 언급한다.

 

여기서 니체가 말하는 “잘못된 두 가지 개념” 에 대해서는 두 가지 이해가 가능하다. 첫째는 두 개념을 개인과 집단—개인의 양화를 통해서 이루어지는—을 가리키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고, 둘째는 앞 문장의 삶과 죽음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는 것이다. 어떤 이해든 모두 원자적 개체성을 부정한다. 고립된 개체가 없다면 그 개체의 양적 합산 으로서 집단을 상정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또한 삶과 죽음을 구분하는 일도 불가능하다. 존재하는 것은 사태들의 소멸과 생성이고, 한 사태의 소멸은 다른 사태의 생성을 의미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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