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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페미니즘 5장 발제

이소 2022.04.22 15:58 조회 수 : 73

1. 5장 내용에 대하여

  지금까지 저자는 정신분석학적,메를로퐁티적 의미에서의 현상학적 설명에 근거하여, "몸에 대한 정신적 태도와 경험은, 통합되고 일관된 몸 이미지와 기능적이고 행동 산출적이며 반응하는 몸을 주체가 습득하는 데 필요 불가결한 요소"임을 다루었다. 이와 같은 설명이 "정신적인 내부가 몸을 안에서부터 바깥으로 향하는 외재성의 형식으로 만들었던 방식"과 관련된다면, 5장과 6장에서는 "몸 표면 위에 새겨진 사회적 각인이 정신적 내부성을 형성하는 방식", 즉 "바깥에서부터 안으로의 운동"을 주된 내용으로 한다.

  저자는 니체에서부터 푸코, 들뢰즈, 링기스에 이르는 학자들의 입장에서 다뤄지는 몸은 "순전히 표면적 현상이자, 복합적이고 자기 안으로 접히는 다면적인 표면"이자 "특정한 비틀림을 노출하면서도 평면적인 차원에서의 절개나 각인으로 인해 깊이와 내부성을 산출하는 것"으로서의 몸이라고 말한다. (5장과 6장을 읽으며 이 설명이 구체적으로 의미하는 바가 무엇이며 그 해석이 타당한지 진단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들에게 있어 몸을 조각하고 새기는 주체는 절차와 권력이다. 여기서 몸은 "제도화된 권력의 다양한 체제에 의해 표시되고 자취로 남아 쓰인 텍스트"라는 의미를 갖는다. 이와 관련하여 저자는 탐구 대상으로 "뫼비우스 띠 모델"을 언급한다. 뫼비우스 띠의 주요한 특징은 뫼비우스 띠의 바깥이 "표면의 특정한 어느 지점에서 어느 순간 자취도 남기지 않은 채 곧장 내부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는 "내부와 외부를 동시에 창출한다"는 표현으로도 정리된다. 이와 유사하게 "외부적인 대상들"이 상호작용과 연계를 통해 "주체의 몸의 일부와 동일한 차원 위에 존재"하는 상태가 곧 뫼비우스 띠 모델이라고 볼 수 있다. "몸 글쓰기의 은유"에서 몸은 "메시지, 텍스트 등이 각인되는 ", "백지이자 육체적인" "글쓰기 표면"으로 형상화된다. 이 은유에서 메시지가 각인되는 상호작용과 연계는 단순히 표피적인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뫼비우스 띠 모델 통해 외부에서 발생하는 일이 "정신적 내부, 이면적 깊이, 개별성, 의식과 같은 효과들을 생성하고 산출할" 수 있음을 설명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긴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다시 몸 글쓰기의 은유로 돌아오자면, 일부는 지워지고 일부는 겹쳐 써지며 몸에는 다양한 "텍스트 자취"가 남는다. 몸에 새겨진 메시지와 텍스트는 "법, 권리, 욕구, 사회적 요청, 관습, 육체적 습관(p.280)"에 의한 것이다. 결국, 사회 구조와 권력, 사회적 가치와 요청은 몸을 사회적으로 의미화하며 "사회적으로 특수한 방식으로 특수한 과업을 수행할 수 있는 구별되는 몸"으로, 개인을 "사회적인 총체 안에서 유의미하고 기능적인 "주체""로 생산해낸다. 이처럼 몸 글쓰기의 은유에서 몸은 사회적인 메세지가 쓰여지고 표상되는 표면이다. 이 모델은 "사회적 외부 혹은 특정한 사회적 각인 양식"이 특정한 행태와 실천을 유도한다고 보는데, 이는 "사회적인 규제, 사회적 가치나 사회적 관습의 매개와 내재화를 통해" "주체 안에 이미 형성되어 있는 어떤 것(욕구, 욕망)이 주체로 하여금 타자를 통해 타자를 지향하고, 사회적인 것을 지향하도록 부추긴다는 정신적 내부로서의 주체 모델(사회화의 문제 틀)과는 구분된다.

  저자는 이어 <니체와 지식의 권력 의지>라는 소제목으로, 니체의 몸에 관한 저술에서 1)권력의지와 몸의 관계, 2)지식과 진리 생산에서 몸의 역할을 제시하고자 한다.

1)권력의지와 몸의 관계

니체에게 몸은 "권력 의지와 능동적인 힘(및 반동적인 힘)의 운동을 위한, 내부 장기 혹은 세포질 차원에서 총체적으로 통합된 유기체이자 활동하는 동물이자, 자원이며 장소"이다. 니체에게 "지식과 권력"은 "몸의 활동 결과"이자 "자기 확장과 자기 극복의 결과"이다. 니체는 "주체의 다수성"을 이야기하며, 단일 주체가 아닌, 몸을 구성하는 힘과 에너지들 사이의 투쟁으로 볼 것을 이야기한다. 이러한 에너지들이 가진 "자기 확장과 생성 운동을 향한 충동"이 "권력의지"라고 볼 수 있다. 권력의지는 "생동하고 운동하며 정력적으로 활동하고 증식을 추구한다." 이 권력 의지는 능동적인 힘 그 자체이다. "능동적 힘들"은 "오직 자신들만을 걱정하며 자신의 복지와 확장에만" 관심이 있으며, "통치하고 확장시키는" 힘이다. 이에 반해, "반동적 힘들"은 능동적 힘에 대한 반발로, 무엇보다 능동적 힘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며 외부에서 행동의 원칙을 찾으려는"힘이다. 이 힘은 능동적 힘을 부정하고, 격리시키고자 한다.

능동적 힘과 권력 의지가 현상하는 존재가 "고귀한 인간들"이다. "강인한 육체성, 강건하고 풍부어 심지어 넘치는 건강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있으며 이와 더불어 그런 특징을 보존하는 데 헌신하고 전쟁, 모험, 사냥, 춤, 전쟁 게임 등 전반적으로 활기차고 자유롭고 유쾌한 활동"은 고귀한 인간들을 특징짓는다. 고귀한 인간이 지닌 가치들은 "자기 지시적"이자 "자기 긍정적"이며, "타자와는 상관없이 독자적인 자기 생식과 자기 확장"에 관심이 있다. 이러한 고귀한 충동은 자신의 "생성 가능성을 긍정"하며 "두려움 없이 유쾌"할 수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노예적 충동은 언제나 "반동적"이며, "언제나 타자에 대한 원한과 복수하려는 욕망과 타자를 겨냥한 증오가 결국 자신에게 되돌아오기 때문에 이런 충동에 비추어 그 모든 행동은 측정된다." 이 충동은 언제나 ""외부적인" 것이며 "자기 자신"이 아닌 "다른" 어떤 것이다." 이와 같은 "아니요"는 노예적 충동의 독창적 행위"다.

2)지식과 진리 생산에서 몸의 역할

니체에게 의식은 "믿음과 착각"이자, "생명에 유용한 것이며 편리한 허구"이다. 우리에게는 오직 몸밖에 없으며, 의식, 영혼, 주체성은 "몸에 있는 여러 힘들의 놀이"이자 "몸의 변주와 충동의 효과 또는 결과"이다. "자신을 외부로 배출하지 않는 모든 본능은 내부로 향하게" 되는데, 내부를 향한 이러한 본능을 니체는 "인간의 내재화"라고 칭했다. 이 내재화는 시간을 거쳐 "영혼"이라는 칭호를 얻게 되고, "외부로 향한 배출이 금지된 만큼 스스로 확장되고 팽창되면서 깊이와 넓이와 높이를 획득하게 된다." 이러한 관점을 토대로 니체는 철학을, "언어, 가치, 도덕, 진리, 지식의 생산"에서 몸의 구성적 역할에 대한 "반동"으로 본다. 철학은 합리적이고 지적인 탐구의 체계인 것만이 아니라, "실천이자 전략이며 따라서 투쟁의 일부이며 전투"인 것이다. 한편, 지식이 반동적인 힘의 결과로 생겨난 것일지라도, "여전히 능동적으로 인정될 수 있고 자기 확장을 위해 긍정적으로 만회되고 이용될 수 있다." 신념 체계는 "진리가 아닌 해석"을 산출하며, "생명을 고양할 수 있는 시점"을 산출한다.

약속을 지킬 수 있는 능력은 기억과 관계되는데, 고통은 기억을 제도화하는 가장 핵심적인 어휘이다. 경제, 사회, 사법적 관계는 채권자와 채무자의 관계를 상정한다. "지켜지지 않은 약속, 지불되지 않은 빚, 망각 행위의 대가와 가격"은 채무자의 고통이 된다. 이러한 채무자에게 가해진 고통과 짊어진 부채의 양과 등가치를 형성하려는 것이 사회적 계약의 공식이다. 이 등가치 (채무자의) 고통의 정도와 고통을 가할 때 느끼는 (채권자의) 쾌락의 정도의 우선적 등가치에 의해 가능해지고 또한 그것에 기초를 두고 있다. "채권자는 채무자를 처벌함으로써 주인의 권리에 가담하게 되는" 것이다.

 

2. 생각과 질문

"will to power"로 정리되는 니체의 사상은 인간의 (다소 전투적인) 힘을 긍정한다. 니체의 책을 읽으며 나의 힘을 믿고 긍정하게 되었고, 정신적이고 육체적인 힘을 기르는 데 나의 초점을 두게 되었다는 점에서, 니체는 나의 가치관과 삶의 방식에 큰 울림을 주었다. 즐거운 마음으로 발제를 준비하며, 5장을 읽으며 들었던 질문들을 공유하고자 한다.

 

질문1. 사회의 권력과 구조가 몸에 각인한다고 할 때, 이 때의 몸은 수동적이라고 볼 수 있을까? 같은 외부적 자극에도 서로 다른 정도로 각인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이러한 이유로 뫼비우스의 띠 모델에서 외부의 자극과 이로 인한 내면의 변화가 아닌 "상호작용과 연계"라는 표현이 등장한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질문2. 5장의 서두에 니체, 푸코, 들뢰즈, 링기스의 공통점으로 언급된 "순전히 표면적 현상이자, 복합적이고 자기 안으로 접히는 다면적인 표면"이자 "특정한 비틀림을 노출하면서도 평면적인 차원에서의 절개나 각인으로 인해 깊이와 내부성을 산출하는 것"으로서의 몸에 대한 질문이다. 처음 이 설명을 접했을 때는, 외부와 내부가 상호작용하고 연계하고 있다기보다는 외부의 자극(각인)이 우선되고, 그로 인해 깊이와 내부성이 산출되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이 인상은 이후 사회의 구조와 권력이 몸에 각인을 하고, 각인을 통해 인간이 사회적 존재가 된다는 설명에 더해져, 그저 새겨지기만 하는 외부의 요청과 강요를 받아들이기만 하는 수동적인 몸, 혹은 그저 우리가 친구에게 쪽지를 써서 줄 때 그 종이와 같은 중립적인 매개체와 같은 이미지로서의 몸을 떠올리게 되었다. 한편, 니체의 몸에 대한 저술을 읽고 나서 다시 생각해보았을 때, 앞서 말한 수동적인 혹은 중립적인 몸이 아닌, 외부의 각인과 상호작용하는 능동적인 몸에 대한 이미지를 상상해볼 수 있었다. 니체가 외부의 자극에 순응하는 방식 혹은 중립적인 표면으로서의 몸을 그렸다면 권력 의지와 능동적 힘과 같은 설명이 몸에 대한 그의 생각을 구체화하지 않을 것 같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세미나를 통해 네 학자의 공통점으로 언급된 저 표현이 니체의 저술을 통해 어떻게 이해될 수 있는지에 관해 같이 이야기 나누고자 한다.

 

질문3. 뫼비우스 띠와 관련하여, 내부와 외부를 동시에 산출하는 메커니즘이 어떻게 설명되는 것인지에 관해 의문이 들었다. 5장에서 뫼비우스의 띠에 대한 언급이 더이상 이루어지지는 않았지만, 5장 마지막 부분에 언급된 카프카의 "처벌기계"와 연결지어 고민해보고자 한다. 몸의 표면에 새기는(혹은 새겨지는) 작용이 일어나고, 이는 모종의 메커니즘을 통해 내면에서 자신의 형벌과 판결을 이해하도록 야기한다. 이 이야기 속에서는 바깥에서 일어난 일이 "정신적 내부"이자 "의식"을 야기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이야기에서 원인과 결과, 선행하는 것과 후행하는 것은 너무도 명확하다. 그렇다면 카프카의 "처벌기계"는 뫼비우스 띠 모델로 이해되기 어려울까? 혹은 자신의 형벌과 판결을 이해한 그 순간에는 외부의 각인과 내면의 의식이 선후나 인과관계를 가리기 어렵게 얽혀있는 그 순간은 뫼비우스 띠 모델이 적용된다고 볼 수 있을까?

cf. 처벌기계: 카프카의 "처벌기계"는 죄수자의 몸에 판결문을 여러 번에 걸쳐 새긴다. 겹쳐 써지며 판결문은 몸에 더 깊게 새겨지고, 여섯 시간의 고통을 겪으며 처벌의 마지막 단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죄수는 자신의 형벌과 판결을 깨닫는다. 카프카의 이야기는 니체식의 육체적 각인 모델이, 심리적으로 일어나는 은유적 과정의 묘사로 단순히 간주되기 보다는, "문자적이고 구성적인 것"으로 이해되어야 함을 보여준다.

 

질문4. 능동과 반동은 고귀한 인간과 노예를 구분하는 지점. 니체는 "단일 주체"를 부정. 그렇다면 인간은 능동과 반동의 의지를 모두 가지고 있지만 어느 것이 우세한가에 따라 고귀한 인간 또는 노예가 되는 것인가? 그리고 이러한 구분은 결과로서의 말 또는 행동에 따라 구분되는 것일까 아니면 그 근거에 기반하여 구분되는 것일까?(예: 혐오의 관점을 가졌으면 노예?, 반동적 충동에서 비롯되었으면 노예?)

 

질문5. 고귀한 인간이 지닌 가치들은 "자기 지시적"이자 "자기 긍정적"이며, "타자와는 상관없이 독자적인 자기 생식과 자기 확장"에 관심이 있다."와 관련하여, 이것이 니체의 생각인지 저자의 해석인지 모르겠지만, 힘의 확장이 타인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은 너무 단순한 생각이 아닐까? 예)보부아르

 

질문6. 각인되는 (다소 수동적이어 보이는) 몸과 진취적인 의지를 가지고 있는 능동적인 몸은 어떤 설명으로 동일한 몸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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