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장, 바다의 한숨과 귀향의 지질학 : <니이가타>에서 어긋남의 존재론
1. 능동과 수동
존재의 어긋남은 '존재자'의 어긋남 또는 '존재론'적 어긋남의 두 양태로 나뉜다. 보통 전자의 경우로 귀착되기 쉽다. 즉 어느 한 편으로 편입되는 것이 존재자에게는 용이하다. 그렇다면 어떠한 조건과 상황에서 존재론적 어긋남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혹은 그것이 어떤 조건ㆍ상황에 의한 수동적 형태가 아니라 의지로 나아갈 수 있는 능동적인 성질의 것일까? 또는 이 모두가 양립하는가? 어떤 존재는 수동적으로, 또 다른 존재는 능동적으로 존재론적 어긋남에 도달하는 것이 가능한가? 혹은 한 존재의 내부에서도 수동과 능동이 서로 회전하며 힘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도달하는 것일까?
2. 거절당한 자
존재론이란 '거절당한 자'들의 것이다. 세계-바깥에-사는-자들의 것, 자신이 속한 세계에서조차 거절당하는 자들의 것이다. 세계와 아예 단절된 것은 아니지만, 그들은 외풍처럼 안팎을 드나들며 결국 바깥에서 잠이 드는 자들이다. 그러나 앞서 조에서 나온 논의의 다수가 시인 김시종의 '거절당한 경험'에 국한되었던 이유는, 그가 겪어내고 살아낸 삶이 너무도 드물고 고귀하다는 점뿐만 아니라, 주변에서 그런 '존재론적 어긋남'을 겪은 사람 혹은 존재들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우리가 '보지 못한' 것이지, 그렇다고 그들이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닐 터이다. 오늘 진행한 4주차의 이야기를 잠깐 빌려오자면 '있어도 없는 자들, 없어도 있는 자들'이 될 것이다. 시인 김시종의 존재가 다른 어긋난 존재들의 이야기로 나아갈 수 있는 물꼬가 되기를 바란다. 스스로의 내부에서도 어긋난 채로 방치되었을지 모를 조각들을 다시 들여다볼 기회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나부터, 우리부터. 어긋난 자들은 어긋난 자들을 알아보는 법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