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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8일 토요일 진행된 4주차 세미나 후기를 뒤늦게 올립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이날 세미나는 <철학과 굴뚝청소부> 제1부 근대철학 내용 중 1장 데카르트: 근대철학의 출발점, 2장 스피노자: 근대너머의 ‘근대’철학자 부분을 함께 읽고 온 뒤, 두 분 발제자분들의 발제에 따라 내용을 다시 정리하고, 그 뒤 관련해 의문점 또는 이해하기 어려웠던 부분 등을 얘기해보는 형태로 진행됐습니다. 

세미나에서는 각자 지닌 의문과 사유를 자유롭게 토론했는데요. 당시 메모해둔 것을 보면 대략 다음과 같은 질문들이 오갔습니다. ▲스피노자 철학 중 실체와 양태는 다른가: 양태는 실체의 부분인가, 양태의 총합이 실체인가. ▲능산적(능동적.생산적) 자연의 예가 있다면 무엇일까 ▲사유와 연장- 이 중 ‘연장’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데카르트가 말한 ‘코기토’에 대한 개념 정의 ▲수학은 과연 객관적이라고 할 수 있나 ▲데카르트-스피노자가 말한 ‘진리’, 둘의 진리는 같은가 등이 그것입니다.

당시 발제한 분께서 데카르트가 왜 신이라는 개념을 끝내 넘어서지 못했을까, 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셨던 걸로 기억합니다. 여기에 더해, 신이 절대적이던 당시 시대상에 비춰볼 때, 현재 우리에겐 보편적인 ‘인권’이라는 것도 나중에 발명된 개념이 아니냐는 얘기도 있었습니다. 발제 뒤 논의는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오갔지만, 돌아보니 이 시간 철학적 개념에 대한 혼선/충돌이 있었던 것 같아서 다소 아쉽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후 잠시 휴식 시간 뒤에는 수유너머에서 함께 공부하시는 한 연구원분의 특강이 있었습니다. 이 분은 ‘나는 생각한다’는 뜻의 라틴어 1인칭 형태인 ‘코키토(Cogito)’, 책에서 “근대철학을 연 제1원리‘라고 소개된 데카르트의 이 개념과 함께 스피노자의 코나투스에 대해 말씀해주셨습니다. 직접적인 감각 경험도 의심해봐야 한다는 방법적 회의, 의심의 여지가 있으면 유보.회의하라는, 우리가 실은 ’수조 속의 뇌‘가 아닌가라는 질문 등이 기억에 남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철학을 따로 공부해본 적이 전혀 없어서, 이런 개념들이 낯설기도 하고 받아들이는 게 어렵기도 했습니다. 개념 자체는 명확할 텐데, 제가 그 부분에 대해 아직 잘 모르다보니 논의를 발전적으로 하지 못하는 것 아닌가 싶어 아쉽기도 했습니다. 조금 더 노력해보겠습니다.

한편 책 자체와 관련해선, 과거에 나온 책이다 보니 여기 나온 예시들이 지금의 10대-20대 등이 이해하기엔 다소 낯설고 어렵겠다는 생각도 듭니다(터미네이터2, 빠삐용 등). 또 매우 개인적인 감상이고 제가 잘못 이해했을 가능성도 있어 말하기 조심스럽습니다만, 책을 읽으며 일부 구절에서 다소 성차별적, 혹은 성역할을 고정하는 듯한 표현이 들어있지 않나 싶었습니다. 서론에서 문제 설정 관련해 잠시 등장한, ‘대보름 달을 보고 소원을 비는 어머니들 행동’, 또는 ‘철학은 신학의 시녀’라는 표현이 제겐 그랬습니다. 글쓴이가 부정적으로 쓰지 않은 건 압니다만, 이런 게 성별 고정관념을 강화하는 취지로 읽힐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두 번째 표현도 철학 내 통상적으로 쓰이는 표현인 것 같습니다만, 굳이 시녀(侍女), 시중드는 여자란 뜻이 있는 한자 표현을 써야만 했을까. 만약 철학이 부차적, 즉 신학에 있어 늘 동원되는 요소란 점을 강조하고 싶었다면 ‘부하’, ‘수하’와 같은 단어들을 쓸 순 없었을까. 책을 읽으며 저는 그런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그러나 그날 논의해야 할 철학 개념에 크게 영향을 끼치는, 본질적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해 당시 세미나 시간에 이런 생각을 공유하지는 않았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유명론과 경험주의, 로크와 흄 등에 대해 공부하게 됩니다. 앞서 세미나에 참여하면서 저는 ‘철학의 효용이 무엇일까’란 질문을 노트에 적었습니다. 저는 여기서 고민하는 철학이 실제 제 삶의 자양분이 될 수 있었으면, 조원들과 함께 공부하면서 깨닫는 즐거움도 같이 누릴 수 있으면 참 좋겠습니다.

 

곧 다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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