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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2일 <인문지능 세미나 2회차> 에서는 니체의 <도덕의 계보, 선악의 저편> 제2장 자유정신에 대해 공부하였습니다.

 

  세미나실이 회원분들의 뜨거운 열기와 텍스트를 대하는 냉철한 시선과 정신으로 가득찼었지요. ㅎㅎ

  진중한 문제의식들을 함께 고민하고 충한샘이 마련해온 질문지에 답해보며 다함께 물음의  답을 찾아가는 논박의 과정은 더없이 진지하고도 흥미로웠습니다. 물론 그 답은 정답일 수도 없을 것이며, 그렇다고 오답은 더욱 아닐 것입니다.

  개인적으로(종헌샘? 그리고...또??이름 기억이ㅠ) 여전히 독단적인 철학자로 다가온다는 의견이 있었지요. 이에 대해 여러 분들이 긍정 혹은 부정이라기보다는 보론에 가까운 말씀들, 개별적인 견해들을 나누며  자신이 경험한 구체적 사례들을 통해 니체를 어떻게 독해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었지요. 텍스트의 이면에 숨겨진 의미들, 그 목소리들에 귀 기울이는 좋은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연령이나 성별, 직업면에서 무척이나 다채로운 스펙트럼의 저희 세미나 회원분들께서는 이번에도 자유로운 토론 분위기로 서로가 서로를 이끌면서 제2장 <자유정신> 에 대한 사유를 주어진 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꽉꽉 채워 실험해주셨습니다.^^

  니체는  知와 無知가 상반되는 개념이 아니라 無知가 세련된 것이 知였다고 2장 <자유정신>포문을 열면서 말하지요. "최고 수준의 학문에  도달했다는 학문일수록 우리를 더욱더 '성스런 단순성, 즉 철저히 인위적이고 적당히 꾸며진 세계 속'에 가두어 놓으려고 한다고요. 더불어, 언어라는 한계를 지적하면서 개념을 가르고 불완전한 명명을 할 수 밖에 없는 언어에 대한 속성을 들어, 언어를 매개로 하지 않으면 성립할 수 없는 학문에 대한 '무조건적인 신뢰'를 경계하라고 합니다.

  또한, 대중과 접촉하면서 때때로 다가오는 혐오, 싫증, 연민, 우울, 고독과 같은 감정 때문에 괴로워도 해보고 근심도 해본 경험을 갖지 않은 사람이란 분명 고결한 취향을 가진 사람은 못된다며, 말없이 거만하게 자신의 성에 은거해 버린다면, 적어도 그는 지식을 추구하기에는 부적합한 사람이라고도 니체는 말합니다. 그는 남들의 이해를 얻기란 쉬운 일이 아니라며 수용의 문제에 있어서의 ㅡ개구리나 거북이의 걸음과 갠지스강의 차이에 대한 비유를 통해ㅡ '템포'에 관한 유명한 언급을 하고, 진정한 '독립'이란 얼마나 강한 자들의 것이며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도 이야기합니다.

  다음으로 젊음을 '분노'와 '숭배'라는 관점에서 논하는 대목에서는 이 두 특성의 본질적인 속성인 맹목성을 깊이 들여다보라고 권하고 있는 것 같았지요?!!ㅎ

  그는  '자신의 확신에 대해 용기를 가지기' 보다는 차라리 '자신의 확신을 공격할 만한 용기를 가지고 있느냐' 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보다 찬양할 만한 진실은 '그대들의 전문 용어, 그대들이 총애하는 이론, 때로는 그대 자신 뒤에 붙이는 조그마한 물음표'에 있음을 알 게 될 것이라면서 말이지요.

  이 대목을 읽으면서 저는, 니체는 니체자신에 대한 숭배, 추종마저도 의심하고 또 의심하라고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고 여겼는데요. 이러한 자기전복적 대목은 니체의 다른 텍스트들에서도 심심치 않게 등장하지만, 여기서도 니체는 그의 빈번한 독설에도 불구하고  왜  '독단론자'가  될 수 없는지 역설적이고도  매우 분명하게 드러내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나(니체)를 의심하고 또 의심하라'하고 말이지요.ㅎㅎ

  끝으로 니체는 자신이 말하는 '자유정신'과 소위 유럽과 미국의 '자유사상'을 혼동하지 말라고 당부하지요. '자유사상가'는 <자유정신>을 사칭한 자들이며 그들이 표방하고 추구하는 것은 기껏해야 '푸른 초원의 가축떼들과 다를 바 없는 행복과 안전과 안락과 평온'이라면서요. 반면에 '자유정신'의 소유자는 고독한 인간, 묵묵히 걸어가는 인간이라고 덧붙입니다. 니체에 따르면, 자신의 사고실험을 자기멸망을 초래할 위험이 있는 곳까지 밀고 가보는 '자신에 대한 실험'을 하는 사람이 '자유정신'의 소유자라고 하는데요,

  다음과 같은 독해가 니체가 주장하는 <자유정신>에 대해 마땅한 변용이며 충분한 질문이라고 단언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없지 않지만  '자유사상가'를 (그저 그들이 지향하는 속물성에 대해) 비판하기만 한다고해서 이 복잡다단한 현재의 우리 삶에 대한 포괄적인 질문이나 대안이 마련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면서, 동시에 과연 저는 '자유정신'의 소유자라고 자부할 수 있겠는가, 아니 최소한 그 경지를 바라보며 묵묵히 걸어가고 있기는  하는 걸까, 자문을 해보게 되는군요.

  막상 후기를  쓰려니 며칠이나 지났다고 다 잊은 듯 ㅎㅎ

  말끔히 비워진 두뇌가 그닥 도움을 주지 않네요. 낑낑대며 사라진 기억을 복원해 두서 없는 후기를 올립니다. ^^;;

  그럼,  다음 시간에 만나요. 우리 또 주거니 받거니 다채로운 사유를 실험하며 풍요로운 시간을 누리도록 해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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