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시간에는 선악의 저편 5, 6 장을 공부했고 5장을 발제했습니다. 5장은 도덕의 자연사라는 제목을 가지는데, 이 말은 의미심장한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자연사라는 말은 지금까지의 우주의 역사 중에서 인류사 전을 의미하는데, 도덕이라는 것은 인류가 생기고 나서 형성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연사라는 말은 도덕이 널리 알려지고 논의된 시기(굳이 명명하자면 도덕의 인류사 혹은 역사) 전에, 도덕이 도대체 어떻게 시작되었는가에 대한 관심을 강조하기 위해서 사용한 비유적인 용어일 것입니다. 이것이 비유적인 이유는 단순히 양적으로 먼 과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닌 질적으로 닿기 힘든, 그래서 이해하기를 포기한 과거를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논의가 띄엄띄엄 전개되기 때문에 이해하기는 어려웠습니다. 다만 중요하게 느낀 바는 도덕을 효용의 관점에서도 볼 수 있다는 것과 그렇기 때문에 니체는 단순히 도덕을 부정한다는 편견을 벗어던지고 도덕 하나하나를 꼼꼼히 다시 살펴보아야 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이 도덕은 왜 지켜야 하는가? 왜 이것을 지키지 않으면 불편한가? 이것을 지키면 어떤 효과가 생기는가? 이것들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되겠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그것을 모른채 도덕을 수행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도덕은 항상 우리에게 먼 존재가 될 것이고 단순히 맹목적으로 수행하거나 무시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도덕이 문제되는 시기라고 생각이 됩니다. tv에 나오는 정치적 투쟁은 멀리 있어 보이지만 그것은 우리의 일상 속에서 구현되는 것 같습니다. 인터넷 커뮤니티와 댓글이 이런 것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 같은데, 사실상 법과 한계가 없는 그 곳에서는 우리가 어떤 도덕을 구현하고 무시하고 싶어하는지 보여주고, 그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윤리학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고 다름 아닌 우리의 삶을 위해서 다시 검토해야 할 필요성을 느낍니다.
-이기헌-
작은 일 속에서도 물음을 갖지 않으면 관습적 도덕에 매몰되기 쉬운 것 같아요. 그런면에어 선악의 저편은 도덕에 관해 질문하는 방법의 실용서 같아요.기헌님이 말씀해준 도덕의 유용성도 일상 속에 활용하기 좋은 준거점 같고요. 오랫만의 후기 반갑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