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인지 16 - 2주차 후기] 삶을 위해 종교를 이용하는 법, 잠언, 도덕의 자연사, 도덕의 ‘유물론’ 후기
청인지 16 2주차의 늦은 후기입니다!
2주차 세미나에서는 3장 삶을 위해 종교를 이용하는 법, 4장 잠언과 간주곡, 5장 도덕의 자연사, 도덕의 ‘유물론’에 대해 읽고 생각을 이야기해보았습니다. 3-5장을 발제하면서 혼자서는 해보지 못했던 생각들을 나눌 수 있어서 유익했고, 책에는 안 나오는 니체에 대한 여러 지식을 덧붙여 주신 분들 덕분에 몇몇 부분 더 이해가 쉬웠던 것 같습니다.
3장에서는 개인적으로 니체가 종교적인 인간에 대해 평가를 할 때, 그들의 삶을 걸 수 있고 어려움을 감수하는 뜨거운 모습(?)을 높이 사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책에서 ‘철학을 호구삼는 자들’을 지적하는 데, 제가 좋아하는 음악을 포함한 여러 서브컬쳐 예술가들 중에도 그런 부류의 사람들(소울없는 예술업자들)이 많다고 느껴서 앞으로 그런 사람들을 만나면 ‘호구삼는 자들’이라고 부를 생각에 속으로 신나기도 했습니다. 반대로 삶을 걸어버린 종교인 포스를 풍기며 예술하는 사람들 중에서 책에서 말하는 기독교의 부조리를 닮은 운동권의 부조리를 생각나게 하는 그런 애티튜드를 보았던 적도 있습니다. 그래서 삶을 위해 종교든 예술이든 어떻게 이용하는 지가 중요한 것 같은데 그 자체로 목적이 되기도 쉽고 그안에서 갈피를 잡기가 쉽진 않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4장은 잠언과 간주곡인데, 그 중 “자기 자신을 경멸하는 사람은 그러면서도 언제나 경멸하는 자로서의 자신은 존중한다”에서 저 스스로 객관화를 많이 한답시고 자기 경멸을 많이 해왔는데 경멸하는 그런 자신은 보존하고 있었다는 생각은 잘 못해봤던 것 같아서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만일 그대가 아직도 별들이 ‘그대 위에 있는 것’으로 느끼는 한, 그대에게는 인식하는 자로서의 안목이 아직 결여되어 있는 것이다”와 “만일 그대가 심연 속을 오랫동안 들여다보고 있으면 심연도 그대 속을 들여다본다”에서 이상과 꿈을 따라가다가 별의 추락에 피흘리는 심연 이야기가 재밌었습니다. 그래서 같이 세미나 하시는 분들의 경험담들이 솔직히 좀 궁금했으나, 너무 이야기가 개인적인 이야기로 빠지는 것 같아서 하지 못해 아쉽습니다. ‘심연도 그대 속을 들여다본다’ 라는 부분이 특히 멋있었는데 심연에서 빠져나오더라도 잠식했던 심연이 다시 잠식할 수 도 있다는 것을 잘 와닿게하는 표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세미나중에 “한 사람만을 사랑한다는 것은 야만적인 것이다. 왜냐하면 이로 인해 그 밖의 모든 사람은 무시되기 때문이다. 신에 대한 사랑도 마찬가지다.”부분을 이야기하면서 니체가 좋아했던 사람에게 대차게 까이고 그 사람이 다른 사람과 결혼하는데 좋아했던 그 사람에게 꼭 결혼한 사람 뿐만아니고 니체 자신도 사랑해도 된다 라는 메세지인 것 아닐까라고 민주쌤께서 말씀하신 부분이 소소하게 재밌었습니다.
5장에서는, ‘감응’이라는 단어가 사실 저에게는 많이 낯설어서 살짝 헷갈리는 부분이 있었는데 튜터쌤들께서 다시 한번 설명해주셔서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패거리의 도덕에 대해 말하는 부분에서 패거리를 짓게 되면 개인과는 다른 양적인 힘을 얻게 되고 그 집단과 분리 되었을 때, 개인은 무력하다는 부분에서 많이 공감되었습니다. 경험상 저는 예전에는 같이 음악을 하던 친구들이 많이 있었고, 지금은 혼자 작업을 하는데 확실히 체감하는 부분입니다. 음악적 능력과 같은 부분을 제외하더라도 창작을 하는 데에 있어서 능동적인 힘이나 제 스스로 이끌어나가는 독창적인 아이디어의 창출과 전개 모두 부족함을 많이 느꼈습니다. 그리고 작업을 혼자하다보니 쓸쓸하고 재미가 없어서 또 패거리에 들어가고 싶고, 혼자하다보면 망할 것 같고, 그때가 그리웠었는데, 이 시간이 개인의 힘을 키울 수 있는 값진 시간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굳이 혼자고 수가 많고가 중요하다기 보다 나의 고유한 힘을 기르고 잘 지켜내는 것이 더 중요하겠다라는 생각에 떨리면서도 예전처럼 두렵진 않은 느낌입니다. 그리고 5장 초반부에 도덕의 자연사라는 이름에서 부터 이어지는 도덕에 대한 ‘유물론적’ 분석 방법에 대한 설명이 책에서 인상깊었는데 발제문이 너무 길어지게 되는 것 같아 어렵게 이해하고도 빼버린 것이 아쉬웠습니다.
후기는 이상으로 마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이번주 세미나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