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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왜끊곁 2주차 후기

재연 2021.01.29 10:13 조회 수 : 70

 

 

2주차 온라인팀 너무나 활발하게 재미나게 토론 나누어 참 즐거웠습니다.

그 열띤 토론에서조차 마저 해소하지 못한 제가 가진 몇가지 의문점에 대해서 남겨 놓고자 합니다.

세미나 후에 다시 생각해보면 좋을 지점들을 기록하고자 합니다.

 

1. 어떤 하나의 사태를 놓고 그로부터 얻어 내는 신체이득의 영향력을 정신이 과연 파악할 수 있는가?

 

저는 사실 이 토론 주제에 대해서 질문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성립할 수 없는 첫째 이유는 

니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신체의 지향성이 곧 우리의 지향성이라고 판단한 부분입니다.

정신은 신체와 분리될 수 없고 신체와 정신이 상호작용해서 판단을 내리는 그 구조자체를 면밀히 따져낼 수 없기 때문에,

신체에 또는 정신에 깃든 학습된 관념이 어떤 사태로부터 신체적 이득의 정도를 파악한다는 질문은

니체 텍스트 안에서는

성립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두번째 이유는 

경험하기 전에는 모르기 때문에 문제제기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겁니다.

어떤 특정 사태가 신체적 이득을 줄 것인지 아닌지는

대상과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것이기 때문에, 예를 들어 판단시점의 조건을 그 순간, 그 지점으로 볼 것이냐

또는 장기적으로 그의 인생 마지막에서 그것의 신체적 이득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판단할 것이냐 

이런 판단지표들이 불명확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판단지표들이 명확하지 않다면 1번 질문에는 직접 반복적으로 그 사태를 경험하기 전에는 모른다로 답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한가지 상황을 다시 보죠.

우리는 바늘에 발바닥을 찔리면 그 자극이 내 신경망을 통해서 뇌의 신경세포까지 도착하여 '따가움'을 도출해냅니다.

토론 때, 이런 '따가움'과 같은 명백한 부정적인 결과로 나타나는 것은 신체적 이득이 더 주는지 아닌지 단번에 알아보기 쉽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잘 생각해보면 이것도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만약 제가 다쳐서 물리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는 무조건 전류의 따가움을 감안하고 치료를 행해야 합니다.

치료를 행하는 이유가 뭘까요?

치료가 따가움보다 더 나은 신체적 이득을 준다는 것, 즉 신체적 이득이 경험적으로 축적되었기 때문에 

우리는 따가움을 싫어하지만 그 따가움을 최소한으로 설정해놓고 치료를 행하는 것을 받아드립니다.

 

이런 방식으로 도덕의 생리학, 또는 윤리학의 기준이 세워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토론 때 나온 이야기로 말해본다면

'담배가 몸에 해롭기 때문에 피지 않아야 한다'도 이미 신체에 나쁘다고 정확히 알고 있다고 했습니다.

다른 어떤 기호 식품보다 담배로 사망하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경험이 우리가 담배를 안좋게 인식하는 데에 영향을 줍니다.

그런데 어떤 이유로 스트레스 받을때 담배는 분명 우리의 기분을 좋게 해주는 면도 갖고 있어서 담배를 찾는 사람도 많습니다.

담배가 정확히 해롭다는 가치는 어디서 온 것일까요? 저는 이런 지배가치 '담배는 해롭다' 또는 '담배는 기호식품이다'와 같은 것마저 각자의 경험이 축적되었을 때, 판단되겠다고 생각합니다.

 

니체는 분명 자신의 신체적 이득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면밀히 살펴보라고 한 것일겁니다.

그저 자신의 신체가 고양되는 방향으로 가는 자를 강자로 본 것이죠.

언제든지 약자의 길을 걷던 사람도 자신의 지배가치를 넘어서 자신의 경험으로 가치를 세울 수 있다면 강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2. 우리는 수많은 가치 속에 살고 있다

 

이 세계는 너무나 많은 가치들이 있습니다.

저는 사실 뽕짝도 좋고 클래식도 좋아합니다.

니체에 따르면 그럼 전 약자일까요? 어떤 것이 나의 신체를 고양시키는지 몰라서 둘다 좋아할 수도 있다면서 말이에요.

저는 리듬을 가진 어떤 것이든 좋아하는 편입니다.

내가 그 상황에서 좋아하는 속도로 리듬이 진행되는지 내 신체가 지금 그것에 반응하는지가 더 중요하지 클래식인지 뽕짝인지는 안 중요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분류는 단순히 사회가 규정하고 싶어 만들어 놓은 구분일 수도 있잖아요.

저는 가끔은 자동차에서 안전벨트 매라는 신호에서도 흥이 납니다. 날 걱정하는 듯이 울고 있는 신호음이 귀엽다고 여길 때도 있죠.

그 순간에 내가 그 리듬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기존 가치에 의해서 그것을 판단해버리고 마는 것인지 아닌지는 그 신체를 지닌 본인만 알 것입니다.

여태까지 뽕짝과 클래식이 서로 다른 지위를 갖는다는 생각은

그것을 듣는 주체들이 어떤 그룹인지, 그것을 음악이라 만들어낸 자들이 누구인지, 그 음악을 주로 듣는 장소는 또 어떠한지에 그 관계속에서,

또 그것들의 축적된 경험에 의해서 뽕짝과 클래식의 사회적 지위도 생겨났을 수도 있겠죠.

 

 

 

3. 그렇다면 우리의 윤리학은 어떻게 가야할까?

 

이것이 우리가 1번 질문을 하려고 한 이유일 수 있겠습니다.

생리학적 도덕으로 정말 우리의 윤리학을 규정지을 수 있을까? 이 질문이요.

정말 신체의 이득을 잘 알면 될까? 그건 내가 어떻게 판단할 수 있지? 하는 물음에서 나온 문제제기일 것입니다.

'신체의 이득', 신체-정신의 상호작용 방식, 즉 생리학적 도덕의 방식을 꾸준히 익혀 내는 것

단순히 힘에의 의지로서 윤리학을 구성하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공통의 기준으로 각자의 신체가 생리학적 도덕이 발현되는 방식을 끊임없이 익혀내 보는 것이 아닐까요??

윤리학은 이런식으로 작동해야 할 것입니다.

생리학적 도덕이 발현될 수 있는 환경을 충분히 제공할 수 있는 방식이 무엇일까?! 이 질문을 계속 염두에 두면서 약속해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가 무언가를 행하려 판단할 때, 당장 그것이 신체의 이득을 주는 것인지 아닌지 보다

내가 하고자 하는 의지가 생기면

그것이 수동적 의지든 능동적 의지든 당장 판단하는 것 보다는

시간을 두고 내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관찰하고 관심을 기울이는 것

생리적 도덕이라는 그 의미가 지닌 가치, 즉 넓은 관점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그것을 익힐 줄 아는 그런 윤리학의 가치가 작동하는 사회를 니체가 말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적다보니 미흡한 분석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가진 의문들과 의견을 정리해보고 같이 세미나 하며 풀어나가보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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