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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위버멘쉬 에세이_김형우(24.04.05 금요일)

 

Shape of water(영화)

 

엘라이자(여자 주인공)는 고아 출신에, 말 못하는 장애인이며(수화를 통해 대화). 목에 칼로 그은 듯한 3개의 상처가 있고 미국 항공우주센터에서 청소부로 일을 하고 있다. 어느 날 보통 때와 같이 청소를 하던 엘라이자는 남미 어딘가의 강에서 살고 있었던 “생명체”(대부분의 사람들이 물건으로 취급한다)를 만난다. 주인공 엘라이자는 “생명체”에 대해 호기심과 두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두려움은 줄어들고 호기심의 정도가 높아졌다. 이에 따라 몰래 실험실에 들어가 계란을 주고, LP음악을 같이 듣는 등 “생명체”와 교감을 한다.

러시아와 미국 사이에서 벌어지는 우주강대국 이라는 이미지를 쟁취하기 위해 우주산업 경쟁이 심하던 국가적 배경에서 그 “생명체”는 미국 우주산업 발전을 위해 해부목적으로 쓰일 계획이었다. 엘라이자는 국가적 사업의 중요한 “재료”라고 볼 수 있는 “생명체”를  살리기 위해 밖으로 빼내는 생각을 고안해낸다.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기에 동료가 필요했고 자주 교류하던 옆집 예술가 아저씨(게이)를 설득한다. 설득과정에서 있어서 예술가 아저씨는 '불법이면서 “생명체”는 인간이 아닌 것이기에 위험을 감수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여 두려워하며 거절한다.

엘라이자는 거절에 맞서 강경하게 재설득을 한다. 처음으로“그 사람”이라는 표현을 하며 “그 사람은”은 내가 어디가 모자란지, 어떻게 불완전한지 모르는 눈빛이에요, “그 사람은” 나를 있는 그대로 봐요”라는 말을 한다. 결국은 응하게 돼서 “생명체(그 사람)”을 빼내는데 성공한다. 물속이 주서식지였기에 바다로의 길이 열리는 날의 운하에서 “생명체(그 사람)”를 보내주려고 계획을 하고 실행하려고 하지만 “생명체(물건)를 다시 실험재료로 쓰기 위해 보완책임관이 운하로 쫓아가 총으로 “생명체(‘그 사람)”와 일라이자를 죽인다.

하지만 “생명체(그 사람)”는 상처를 자가 치유하여 되살아나, 보완책임관을 죽이고 죽은 일라이자와 함께 물 속으로 들어간다. 그곳에서 죽은 일라이자에게 키스를 하고 일라이자 목에 있던 칼로 그은 듯한 3개의 상처는 호흡할 수 있는 허파로 변함과 동시에 되살아난다.

 

위버멘쉬에 대하여(나의 생각)

보통은 사람이 아기일때부터 기존의 틀을 필연적으로 경험한다. 어린아이는 욕망만 있을 뿐 살아내는 것에 필요한 역량은 한참 부족하다. 그렇기에 다수가 지향하여 따르는 것을 내재화하여 의존한다.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내재화된 것들의 강도가 높아져 이제는 당연한 것이 된다. 개인이 비판적 사고와 그에 따른 행동실험을 통해서 기존의 것들을 진짜 자기에게 딱 맞아서 그것을 고수하는 것은 비난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를 둘러싼 습관, 취향, 이념 등등 영토화된 것의 외부로 나가 스스로를 돌아보고 변화를 실험하며 무엇이 더 자기 다운지를 실험한 자가 많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어떤 책에서 말하기를 뇌과학적 측면에서 인간이 만 35세가 넘으면 95%가 바뀌지 않는다고 한다. 이 정보를 근거로 인간은 나이가 들수록 변화를 싫어하고 익숙한 것만 쫓는 경향이 강하다. 아기-어린이-청소년이라는 어쩔 수 없는 한계 때문에 기존의 것들을 학습하고 내재화하여 그것을 습관으로 만들 수 밖에 없는 현실 속에서 지배적 틀을 벗어나는 것은 뇌과학적으로도 쉬운 일은 아니다.

더 나아가 실제로 기존의 것들을 고수한 채 모범시민으로 살아가는 것이 생존과 안정, 사회적 인정, 명예, 권력 등의 것을 쟁취할 확률이 높다. 신체적인 측면이나 정신적인 측면이나, 나 이전에 존재하여 다수가 선택하고 지향했던 것들을 답습 하는 것이 삶의 질을 높이는데 유리하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사람은 생물학적이든 사회적으로든 남들이 많이 밞아 흔적이 분명하며 정돈된 길을 걷는 것을 선택한다.

위버멘쉬는 기존의 것의 외부로가 고민하고 행동하여 기존의 것이 자기다움이라 생각하여 그 속으로 다시 들어가거나, 아니면 기존의 선에서 벗어나 탈주하여 새로운 것을 창안하는 자이다. 그리고 그것을 반복하는 것이다 죽을 때 까지. 이것은 내적으로 강함을 가진 사람만이 행동을 “지속”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엘라이자의 매혹당할 수 있는 예리함과 죽음을 잊은 강함은 어디서 나왔을까를 고민해본다. 엘라이자의 목에 그어진 3개의 상처. 영화 속에서는 어릴 때 있었다고 하지만, 그것은 진실을 감추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녀는 자살시도를 했다고 생각한다. 흑인 인종차별, 동성애 혐오(?)를 보여주는 영화장면을 통해서 고아원 출신, 장애인 여성, 청소 노동자(엘라이자)의 삶은 극복해야 할 슬프고 부조리했던 삶들로 가득했지 않았을까 싶다. 그런 삶에 짓눌려 죽음을 의지했지 않았을까? 죽음을 계획하고 삶을 돌아보는 것, 그것은 자기가 진정 원했던 것들을 떠올리게 하고 이것이 내가 진정 갈망하는 것이구나 깨닫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에 칼을 긋는 그 순간의 용기와 실행. 운 좋게 살아났다면 이는 그 전과는 다른 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진정 원하는 것을 알았고 죽음의 과정을 경험했으니 다음에 올 죽음은 덜 두려울 것이다. 아니 어쩌면 죽음 따위는 상관없을 수도.

이러한 과정들이 있었기 때문에 엘라이자는 예리해졌고 죽음에 대해 두려워 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남들이 “물건”으로 취급한 것에 매혹되어 사랑에 빠지고 죽음을 무릅쓰고 “그 사람(생명체)”를 구하고, 운하에 놓아주려다가 죽음을 맞이한다. 이것은 현실적으로 진정 강도 높은 위버멘쉬 아닐까 싶다. 하지만 여기서 더 나아가 엘라이자는 “물건(생명체)”을 “그 사람(생명체)”으로 인식함으로써 사물을 구원했고, 죽음을 무릅쓰고 “그 사람(생명체)”을 구했을 때 자신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던 그 목의 상처가 허파로 변화하면서 새 삶이 일어났다. 죽음의 흔적이 새로운 생의 흔적으로 탄생한 것이다. 이것은 현실적으로 실현될 수 없지만 상상력으로 말할 수 있는 신체적인 의미의 위버멘쉬가 아닐까.

이를 통해 생가해볼 수 있는 것은 강도 높은 위버멘쉬적 행동은 다소 위험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위험 속에서 결국은 영화는 정신적 위버멘쉬를 넘어서 신체적 위버멘쉬를 보여준다. 이는 위버멘쉬의 삶이 더 고차원적인 인간으로 가는 하나의 시작점임을 나타낸 것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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