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세미나자료 :: 기획세미나의 발제ㆍ후기 게시판입니다. 첨부파일보다 텍스트로 올려주세요!


oracle

1. 유물론 혹은 외부성의 다양한 변주

불교철학 "변화 그 자체만이 본질이다" 혹은 들뢰즈의 "차이 그 자체만이 본질이다" 혹은 이진경의 "모든 것은 외부에 의해 결정된다"는 유물론 혹은 외부성에 대한 다양한 변주입니다. 이들 사유가 공유하는 출발은 이것입니다. "어떤 것도 고정된 본질은 없으며, 오직 '본질 없음'을 자기 본질로 가질 뿐이다." 

"왜 이렇게 다 비슷하다고 느껴지는 걸까요?" 유택이 이렇게 느끼는 것은, 니체의 말처럼 유택이 능선을 타고 있는 게 아닌가 합니다. "산줄기에서 가장 짧은 길은 봉우리와 봉우리를 잇는 길(*능선)이다." [차라투스트라. 읽기와 쓰기] 산을 오르기 위해서 항상 산 아래에서 시작할 필요는 없습니다. 어떤 산의 봉우리에 올랐다면, 다른 산으로 넘어가는 능선을 타면 되기 때문이지요. 우리가 산의 어떤 높이에 오르게 되면,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고 산과 산을 잇는 능선도 발 아래 두게 되는 법이지요. ㅎㅎ '능선'에 대한 격려는 니체공부를 처음 시작할 때 고병권샘이 해주셨던 말인데, 이제 유택에게 전합니다. 

 

2. 불교철학(역사)에 관한 입문으로 추천도서

이것은 이진경선생님이나 정화스님께 여쭤보시면 좋을 듯...! ㅎㅎ

일반적인 불교철학의 입문도서 : [불교를 철학하다] 이진경, [설법하는 고양이와 부처가 된 로봇] (*선불교) 이진경

 

3. 누구든지 처음에는 누구의 광팬이었다! 맑스도 니체도!

"나=고샘 광팬! 독자가 아니라 팬. 그러면 ‘종교성’인데 틀린 태도일까요?" 누구든지 처음에는 어떤 사람에 대한 광적인 추종에서 시작합니다. 맑스도 그랬고 니체도 그랬습니다. 왜냐하면 청년 맑스, 청년 니체도 처음에는 기성의 사유에 의존하여 시작할 수밖에 없습니다. 헤겔과 맑스의 관계, 그리고 바그너와 니체의 관계가 그렇습니다. 하지만 맑스와 니체가 다른 추종자와 달랐던 것은 그들은 청년기 사유의 자양분이 되었던 헤겔과 바그너를 밟고 넘어섰다는 것이지요.

진정으로 헤겔과 바그너를 넘어섰다는 표식을 우리는 어디서 발견할 수 있을까요? 맑스도 니체도 더이상 헤겔과 바그너를 적대하지 않는 어떤 시기를 맞게 됩니다. 왜냐하면 헤겔과 바그너가 자신들의 사유 아래 존재하는 까닭에, 이제 적대할 필요가 없게 된 거지요. 맑스가 헤겔을 희극적으로 패러디하여 헤겔의 변증법을 허구에 도달하는 도구로 활용한 것처럼, 니체는 바그너의 현대성을 철학자가 자기시대(*현대)를 극복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합니다. 

 

(북클럽자본 1권. 9장) 맑스. 헤겔의 희극적 패러디 >  젊은 시절의 맑스가 헤겔을 비판하면서 비장한 결별ㆍ전복을 주장했다면, [자본]을 쓸 때의 맑스가 위대한 사상가의 제자를 자처한 것은 패러디가 아닐까. 가장 가까이 다가가서 가장 멀어지는 효과를 내는 것이 바로 패러디이다. 최고의 칭송최고의 조롱으로 만드는 역설. 다만 역사를 비극적으로 반복하는 사람은 그 역사에 매이지만, 희극적으로 반복하는 사람은 그 역사를 벗어난다. 맑스는 헤겔을 확실히 벗어난 사람이다. (*맑스는 헤겔의 변증법을 활용하여 절대정신에 도달하는 것이 아니라, 허구와 가상을 폭로한다.)

니체. 철학자는 바그너 없이 살 수 없다 > 니체는 ‘자기 시대를 자기 안에서 극복하면서 시대를 넘어서는 것’을 철학과제로 삼고, 바그너음악을 그가 극복해야 할 시대성으로 규정한다. 따라서 시대를 극복하기 위해 니체는 바그너를 활용할 것을 제안한다. 자기철학을 위해 바그너를 활용할 만큼 니체의 힘이 커진 것으로, 니체와 바그너의 힘관계가 근본적으로 역전된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철학자가 자신에게 가장 먼저, 그리고 마지막에 요구하는 바는 무엇인가? 자기 시대를 자기 안에서 극복하며 '시대를 초월하는' 이다. 그렇다면 그가 가장 격렬한 싸움을 벌이는 대상은 무엇인가? 그를 그 시대의 아들이게끔 만드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바그너 없이도 지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철학자는 바그너 없이 지낼 수 없다. 현대성은 바그너를 통해 자신 안에 있는 가장 내밀한 말을 하고 있다. 바그너는 현대성을 요약하고 있다. 별다른 도리가 없다. 일단은 바그너주의자가 되어야만 한다.” [바그너의 경우]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