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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세미나 후기

그릇 2017.10.15 23:13 조회 수 : 232

라캉의 책만 읽었다면 필시 거의 대부분을 이해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래도 강의를 통해 더듬더듬 라캉을 독해하고 있다.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것인지는 확신이 없다. 과정 중이라 생각하며 후기를 쓴다.

 

3장 확실성의 주체에 관하여

욕망에 대한 개념이 좀 혼동스러웠다. 1절 ‘욕망의 유한성’에서 욕망은 “과거의 이미지를 통해 지탱하는 것을 한정된 미래로 실어 나르는 것”이라고 한다. 즉 욕망은 과거의 ‘충족 체험’과 관련된 것이다. 과거의 충족 체험을 가까운 미래에 반복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3절 ‘히스테리 증자의 욕망’에서는 욕망은 타자의 욕망이라고 한다. 나는 후자에 대해 동의한다. 하지만 욕망은 과거의 충족 체험과 관련된 것이며, 타자의 욕망이기도 하다는 것이 연결이 되지 않는다. 우리는 과거의 충족 체험이 없는 것들도 욕망할 수 있지 않나? 우리는 ‘천국’, ‘진정한 사랑’, ‘로또’ 등의 충족 체험이 없어도 그것들을 욕망한다. 이 부분을 어떻게 정리해야 될지 도움을 부탁드리고 싶다.

1절 ‘달아나는 것’에서 무의식을 설명하기 위해 오르페우스 신화를 인용한 것이 흥미로웠다. 저승에 가서 찾아온 아내를 바라보는 순간 아내를 놓치게 된다. 틈새, 간극을 통해 드러나는 듯하다, 틈새가 닫히면서 금새 사리지는, 잡힐 듯 말 듯한 무의식과 그런 무의식을 발견하고 분석하고자 하는 우리의 딜레마를 잘 보여주는 신화인 것 같다.

 

4장 시니피앙의 그물망에 관하여

2절에서 언급된 ‘주체의 전복’이라는 개념이 재밌었다. 내가 알고 있는 주체에 대한 막연한 관념과 라캉이 사용하는 주체의 개념이 달라서 라캉의 글이 나에게 어려웠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생각하는 주체는 뭉뚱그려 능동적인 힘을 가지고 있는 개념이다. 그런데 라캉이 말하는 주체는 이것과 많이 다른 것 같다. 오히려 매우 수동적이라는 인상이다. 주체는 시니피앙의 체계, 상징계에 포섭되어 발생한 효과이다. 하나의 점이라 할 수 있는데, 공간을 점유한 하나의 실체가 아니다. 수학적인 점은 공간을 점유하고 있지 않다. 공간을 점유한다면 점이 아니라 도형이 되기 때문이다. 원근법에서의 소실점도 마찬가지이다. 공간을 점하고 있지 않지만 그림을 구성하는 중심을 이룬다. 이 설명을 통해 내가 가지고 있는 주체의 개념이 전복되었다. 아직 이 개념이 익숙하진 않지만 말이다.

여기서 들었던 의문은, 주체가 시니피앙의 체계에 포섭되어 발생된 효과일 뿐이라면, 빗금 친 주체, 텅 빈 깡통일 뿐이라면, 개개인의 개성은 어떻게 발현되는 것일까? 그리고 시니피앙은 우리가 태어날 때부터 주어진 것이라면 인간의 능동적인 “주체”성이라는 개념은 허구인 것일까?

그리고 마지막 절에서 정신분석이 히스테리증자의 욕망과 프로이트의 욕망에 토대하고 있다는 것이 다시 한 번 언급된다. 1장에서 이미 나온 내용이긴 하지만, 이 부분에서 라캉의 위대함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새로운 사상을 구현하는 사람들은 기존의 사상의 계보를 알고, 그것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 사람들이다. 정신분석의 토대를 고민하고 그것을 분석한 라캉이 놀랍다.

 

4강에서는 <세미나11>에서 가장 중요한 장인 5장 투케와 오토마톤에 대한 강의라고 한다. 집중해서 들어야지.

 

의문점을 다시 한번 정리해봅니다.

1. 욕망에 대한 정의

3장 1절 ‘욕망의 유한성’에서 욕망은 “과거의 이미지를 통해 지탱하는 것을 한정된 미래로 실어 나르는 것”이라고 한다. 즉 욕망은 과거의 ‘충족 체험’과 관련된 것이다. 과거의 충족 체험을 가까운 미래에 반복하려고 하는 것이다.

3장 3절 ‘히스테리 증자의 욕망’에서는 욕망은 타자의 욕망이라고 한다.

욕망은 과거의 충족 체험과 관련된 것이며, 타자의 욕망이기도 하다는 것이 연결이 되지 않는다. 우리는 과거의 충족 체험이 없는 것들도 욕망할 수 있지 않나? 우리는 ‘천국’, ‘진정한 사랑’, ‘로또’ 등의 충족 체험이 없어도 그것들을 욕망한다.

2. 개성은 어떻게 발현되나? 소위 “주체”성 개념은 허구인가?

주체가 시니피앙의 체계에 포섭되어 발생된 효과일 뿐이라면, 빗금 친 주체, 텅 빈 깡통일 뿐이라면, 개개인의 개성은 어떻게 발현되는 것일까? 그리고 시니피앙은 우리가 태어날 때부터 주어진 것이라면 인간의 능동적인 “주체”성이라는 개념은 허구인 것일까?

 

 

그리고 한 가지 양해 부탁드립니다. 저와 다른 분이 함께 다음 강의 때 간식을 준비하는데, 다른 분은 자제분을 챙겨야 해서 시간 안에 오시기가 힘들다고 합니다. 저도 회사와 거리가 있어서 조금 늦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강의 시작되기 전에 미리 준비해놓으면 좋을텐데, 휴식 시간에 드실 수도 있을 것 같아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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