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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_후기] 교차시각(wechselnde Optik)

글뤼바인 2020.07.28 12:43 조회 수 : 134

1. 세미나 이후 순영님께서 질문하셨던 # 825에 대하여 고민해 보았습니다.  

"군중속에서와 수도원식당*에서의 구별: 오늘날 사람들은 군중속에서는 사기꾼이어야 하나, 수도원식당에서는 명인이 되고자 하며, 오직 그 뿐이다. 이러한 구별을 개괄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바로 현 세기의 특유한 천재이자 두 방면에서 모두 위대한 자들: 바로 빅토르 위고와 리하르트 바그너의 위대한 사기행각이며, 그러면서도 그들은 진정한 명인의 기질을 다분히 지니고 있어서 세련된 사람들에게도 예술 그 본래적 의미의 만족을 준다.

그로 인한 위대성의 결여: 그들은 교차시각(wechselnde Optik)을 가지고 있어서 때로는 가장 조잡한 욕구를 보여주기도 하고, 때로는 가장 세련된 것들을 보여주기도 한다."

(* 수도원식당(Zoenakel)은 성찬이나 전례를 위한 특별하고 경건한  공간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왜 번역서에서는 "선택된 자"라고 번역했는지는 의문이네요) 

 

니체가 사용한 '교차시각'이라는 용어는 대중에 대한 바그너의 모순적이고 이중적인 태도를 통렬히 비판하기 위하여 니체가 만들어 낸 표현인데, 

훗날 토마스 만이 위 용어를 이중시각(doppelte Optik)이라는 말로 바꾸어서 오히려 니체를 비난하는 개념으로 사용하였다고 합니다. 

 

"나는 니체에게서 무엇보다도 자기극복자를 보았다. / 나는 그에게서 아무것도 말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고/ 나는 그에게서 아무것도 신용하지 않았다./ 바로 이것이 그에게 대한 나의 사랑의 이중적 열정 부여했고/ 거기에 깊이를 주었다."  - 토마스 만(최순봉, '토마스 만의 니체 수용', 인문논총 제30집 71면이하 참조)

토마스 만은 혐오와 애정이라는 양가감정을 가지고 니체를 비판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토마스 만의 인용구에서 순영님의 음성이 들리는 건 왜일까요?   

 

2. 덧붙여 # 802의 마지막 문장은,

"추함이 우리의 내면에서 잔인성 욕구를 약하게 자극한다"가 아니라  "추함이 우리의 내면에서 잔인성 욕구를 '조용히(leise)' 자극한다"라고 해석하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추함이 잔인성 욕구를 "약하게 만든다"는 뜻으로 잘못 읽히면 곤란할 것 같아서요.. ^^;;

 

3. 마지막으로, 어제 뒷풀이 시간에 "아내를 이해해 주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어렵다"는 어느 남편 분의 고충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었는데요.."이해"보다는 "공감"이 더 중요하다는 여성들의 반론에 대해, 그 고충남께서는 "도대체 공감이라는 것은 또 무엇인가"라는 표정으로 화답하셨습니다. ^^;;

그 고충남께 아포리즘 809를 빌어, 

"공감(Sympathie)이란 도덕적 감정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어떤 암시에 대한 생리적 예민함과 관련되어 있다. (..)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생각 그 자체를 전하지 않는다.  단지 움직임, 즉 모방 신호(mimische Zeichen)를 보내면, 그것이 곧 생각으로 귀결되는 것 뿐이다." 그러니 아내 분께서 우울한 신호를 보내면 함께 우울함을 모방하고, 즐거운 신호를 보내면 즐거움을 모방하는 것이 공감이 아닐까..

라는 말을 전합니다. 

모두들 공감하는 여름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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