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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는 유쾌한 양반" 글뤼바인

글뤼바인의 원문에 대한 독해와 뉘앙스에 대한 해석이 재미있습니다. 독일어가 능숙하다고 해서 니체를 잘 번역할 수 있는 게 아니지요, 니체철학에 대한 이해가 전제되지 않으면 말입니다! ㅎㅎ 그런 의미에서 니체를 '유쾌한 양반'이라는 표현은 저의 느낌과도 일치하고, 니체 자신도 자기이미지를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ㅎㅎ 이는 니체철학에 대한 글뤼바인의 관점을 드러내는 것이어서 더욱 반갑습니다!!

 

"니체가 정의, 자유, 평등 그 자체를 부정한 것이라고 읽히지는 않았어요." 글뤼바인

맞습니다! 니체는 '존재하는 어떤 것도 긍정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가치(정의ㆍ자유ㆍ평등)가 현재의 해석 그대로 긍정되는 것은 아니지요(현재적 해석은 대체로 약자적 해석이니!!) 니체는 이러한 가치를 그것의 용법과 가치를 바꿈으로써(가치전도함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생성함으로써) 긍정합니다. 니체의 가치전도는 "기존의 가치를 어떻게 긍정할 것인가" 하는 긍정의 매커니즘이며, "새로운 가치는 어떻게 생성되는가" 하는 생성의 매커니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니체의 가치전도의 과정은 3단계를 거칩니다.  (첫날 제가 참고자료에서 말한 것처럼)

먼저, 정의ㆍ자유ㆍ평등에 대한 현재적 해석 (복종의 의미에서 낙타의 긍정) 

다음, '정의ㆍ자유ㆍ평등에 대한 현재적 해석'과 대결하는 비판적 해석 (사자의 부정) 

결국, 정의ㆍ자유ㆍ평등에 대한 새로운 해석 (생성의 의미에서 아이의 긍정)

 

하나의 예시. 정의 :: 니체 "정의는 강자의 능동적 감정에서 생겨났다."

그래서 니체는 '정의ㆍ자유ㆍ평등'에 대한 기존 해석을 비판하는 데 머물지 않고, 정의ㆍ자유ㆍ평등의 가치를을 바꾸어버립니다. 이러한 가치전도의 예시는 [도덕의 계보]에 풍부하게 제시되어 있습니다. '정의'에 대한 니체적 가치전도를 사례로 들어보겠습니다. ('자유나 평등'의 가치역시, 니체는 약자적 해석과 강자적 해석을 구분합니다.) 
현재적 의미의 정의는 '자신의 불의에 대한 요구 혹은 복수' 즉 약자적 정의를 의미하지만, 니체는 [도덕의 계보]에서 정의는 '강자의 능동적 감정에서 생겨났다'고 합니다. 즉 니체적 용법에 따르면, "정의는 정의로운 자로부터 생겨났다. 좋음은 좋은 인간으로부터 생겨났고, 강함은 강한 인간으로부터 생겨난 것과 같이." ㅎㅎ

약자의 정의 :: 니체는 정의의 기원을 원한에서 찾으러는 시도를 비판합니다. "약자들은 강자에 대한 복수ㆍ증오에서 자신을 착한 자ㆍ정의로운 자로 만든다."(1-14) "무정부주의자들 가운데 복수를 정의의 이름으로 신성시하려는 반동적 감정이 나타나고 있다"(2-11) 특히 '정의는 반동적 감정에서 시작되었다'는 뒤링의 명제에 대해 '반동적 감정은 (*약자적) 정의가 점령한 결과'라고 반박합니다.

정의의 자기지양 (정의에 의한 정의의 자기극복) :: "그 사회의 가해자를 처벌하지 않고 내버려두는 것과 같이 사회를 위해 존재하는 고귀한 사치를 허용할 수 있는 것이 사회의 힘의 의식이다. 그때 사회는 “내 기생충이 나와 무슨 상관이 있다는 말인가? 번성하도록 놓아두자. 내게는 아직 충분한 힘이 있다!”고 말할 것이다. “모든 것은 변상되어야 한다”는 정의(*약자적 정의)는, '잘못을 너그럽게 관용하며 지불할 능력이 없는 자들을 그저 방임'(*강자적 장의)하게 된다. 정의는 자기 자신을 지양하는 것으로 끝나는데, 이러한 정의의 지기지양이 자비로 불린다. 정의의 자기지양은 강한 자의 특권이며, 법의 저편(*법을 넘어선!)이다!" [도덕의 계보] 2논문 10절

강자의 정의 :: "정의로운 인간은 가해자에게조차 정의로운 태도를 지니며, 훼손ㆍ모욕ㆍ비방을 당할지라도 정의로운 눈을 가진 객관성이 흐려지지 않는다. 이것이야말로 지상에서의 완성품이며, 최고의 원숙함이다. 공격적ㆍ지배적ㆍ능동적 인간은 언제나 반동적 인간보다 백걸음 정도 더 정의에 가깝다. 그러한 능동적 인간은 반동적 인간이 하는 방식으로 대상을 그릇되게 편파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전혀 없다. 공격적 인간은 좀더 강하고 용기있고 고귀한 인간으로, 좀더 자유로운 눈과 훌륭한 양심을 지녀왔다. 이와 반대로, 양심에다 ‘양심의 가책’을 발명한 자는 원한의 인간(*약자)이다!" [도덕의 계보] 2논문 11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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