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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 11-1강 후기

재림 2017.10.06 18:29 조회 수 : 206

강의를 듣기 전 라캉의 세미나11을 “생각보다 술술 읽히네?”라며 슥 한번 읽었습니다. 쉽게 읽히는 것과 달리 머릿속에 남는 것은 “그런데 왜 정신분석의 근본 개념을 이야기하는데 자신이 파문당한 이야기를 할까?”였지요. 쉽게 읽힌다고 느꼈던 것은 단지 번역이 잘 되어 그렇게 느낀 것뿐, 내용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구나 생각한 순간이었습니다.

김현석 선생님의 강의를 들으며 텍스트에 대한 이해가 가능했던 것은 제가 알 턱이 없는 텍스트 외부의 이야기도 곁들여주셨기 때문이었습니다. 왜 라캉이 국제정신분석협회에서 ‘파문’을 당했는지, 라캉이 이야기하는 ‘시니피앙’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자 텍스트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가능했지요. 또, 라캉의 사위가 단 제목과 소제목에 초점을 두고 읽자 만연한 구어체로 인해 맥락을 잡기 어려웠던 부분에서도 무슨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지 보다 명확하게 알 수 있었어요.

첫 절에서는 라캉 본인이 어떻게 세미나의 권한을 부여받았는가에 대해 “10년 동안 정신 분석가들을 대상으로 소위 세미나라고 하는 것을 했다는 소문 덕분”이라고 답합니다. 그래서 이번 세미나11에서는 “정신분석의 토대(근본 개념)”에 대해 이야기하겠다고 선언하지요.

두 번째 절에서는 순수하게 희극적인 요소인 자신의 파문 과정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상황이 달라짐에 따라 달라지는 인간의 모습을 희극이라 할 때, 자신의 추종자들이 국제정신분석협회 가입을 위해 자신을 배신하는 것이 바로 희극이라는 것이지요. 제가 의문을 품었던 부분은 “왜 이야기를 사석이 아닌 강의에서 하는가”였는데요, 라캉은 여기에서 “주체와 대상” 문제를 도입합니다. 주체인 자신이 대상이 되는 상황을 통해 주체는 비어 있을 뿐, 대상만이 존재한다는 것이 라캉이 이야기하고 싶은 핵심입니다. ‘주체’를 알고 싶다면 대상과의 관계를 통해서만 알 수 있다는 것이지요.

세 번째 절에서는 (정신분석에서의) 실천이란 상징적인 것(언어)를 통해 상상적인 것(이미지/생각)이 아닌 실재적인 것(현실)을 바꾸는 것이 진정한 실천이라고 말합니다.

네 번째 절에서는 과학과 종교의 사이에서 정신분석의 위치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통상적으로 과학의 조건을 “한정된 대상을 가짐”과 “실험(경험)을 통해 수행됨”을 꼽지만, 이 기준에 의해서는 연금술도 과학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기준이 될 수 없다고 하지요. 연금술이 과학이 될 수 없는 까닭이 연금술사 개인의 순수성이라는 본질에 있다면, 정신분석 또한 분석자의 욕망이 본질이 되기에 과학이 아니지요.

다섯 번째 절에서는 정신분석의 창시자인 프로이트의 개념들이 프로이트 개인의 욕망과 강력하게 결부되어 있기에 프로이트의 욕망을 분석하는 중요한 작업을 하겠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프로이트가 정신분석을 시작하게 된 ‘히스테리증자’와 ‘프로이트의 욕망’에 기초해서 만들어진 것이 바로 정신분석이라는 것이지요. 따라서 정신분석의 토대는 부족한 상태이므로 라캉이 그 토대를 다시금 다지겠다는 포부를 밝히는 것이 이번 절이었습니다.

저희에게 보다 깊은 이해를 주고자 하시는 선생님께서 언어학의 시니피에(개념)과 시니피앙(청각영상)에 대한 라캉의 해석을 추가적으로 설명해주셨어요. 라캉은 시니피앙(청각영상)이 시니피에(개념)에 선행한다고 합니다. 비어있는 주체가 상징계를 만나 포섭되면서 빗금친 주체로 탄생하게 되는데 거세불안으로 인해 욕망을 포기하고 상징계에 포섭되는 이 과정이 바로 문명화의 과정이지요.

이미 강의를 하신 2강에서는 '무의식'을 다루었지요 ㅎㅎ 얼른 복습을 해야겠습니다~~~ 다들 편안한 추석 연휴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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