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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이런 자발적인 후기야말로, 주권적 개인, 자기입법자의 행위로서 '니체적'이라 할만 하지요~~!!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휴셈하게 된 아쉬움을 달래기에 충분한, 그리고 해의 말대로 책 한권을 정리하는 의미로도 충분한 후기예요 ^^

 

1. "이번 세미나 전반부 시간을 통해서 텍스트에 기반한 토론의 텍스트는 꼭 철학 텍스트가 아니라 제 삶이라는 텍스트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해

 

해의 이런 생각은 니체의 근본텍스트(Grunt Text)를 연상시킵니다. 니체는 [선악의 저편 7장 #230에서 "인간을 자연으로 되돌려 번역하는 것, '자연적 인간'을 근본텍스트"라고 말했습니다. 덧붙여 도덕이란 근본텍스트에 대한 조잡한 해석이라고 합니다.

근본텍스트 - '자연적 인간'은 '도덕적 인간'과 대결하는 말이면서, 힘에의 의지(생명)의 관점에서 본 인간의 형상입니다. 즉 인간을 자연으로 되돌려번역하는 것은, 인간을 '이성적 존재나 자유의지'가 아니라 자연에 존재하는 생명가운데 하나로서 '힘에의 의지'의 관점으로 해석한다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영원회귀는 근본텍스트Grunt Text로서 '힘에의 의지'가 돌아오는 것이며, 힘에의 의지는 영원회귀에 대한 매번 다른 해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어 니체는 이렇게 말합니다. [인간(*도덕적 인간)으로 하여금 인간(*자연적 인간) 앞에 서 있게 만드는 것, 이것은 생소하고 미친 과제일 수 있지만, 왜 우리는 이러한 미치광이 같은 과제를 선택했단 말인가? "도대체 왜 인식이 있다는 말인가?"] 이런 과제를 할 목적이 아니라면, 도대체 왜 인식(학문, 철학을 포함하여)이 필요한가? 라는 물음에는 인식/학문/철학에 대한 니체의 분명한 태도가 있습니다! 니체에게 철학이란 이런 것입니다!

이러한 태도는 인식론으로 변질된 철학에 대한 니체의 경고와 맞닿아있습니다. [선악의 저편 6장 #204, 205] 여기서 니체는 학문의 지배와 철학의 침몰을 말하고 있는데, 학문이 가치를 상실하고 철학조차 인식론으로 변질된 것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또한 철학자들의 최대위험이, 철학에서 가치가 분리되고 앎과 삶이 분리된 것이라고 합니다.

 

2. "하지만 여전히 저는 제가 중요합니다. ...... 그래서 때때로 부끄러워지기도 합니다. 니체를 공부하면서도 계속 이런 생각을 하는 제 자신이요." -해

 

니체는 누구보다 '자기 자신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한 철학자라고 생각합니다. 니체는 텍스트 곳곳에서 '나는 나를 기다린다. 나는 내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지요. 이때 '현재의 나'를 넘어 '되기를 통해 만나게 되는 나'가 중요하다는 것이지요 ^0^ 그렇게 현재의 나를 넘어서려는 존재를 '강자'라고 부르고, 현재의 나를 넘어 새로운 나로 생성되는 과정을 '위버멘쉬-되기'라고 하지요. 이렇게 나를 넘어서 새로운 나를 생성하는 모든 과정에서 주체는 바로 '나'입니다. 그래서 극복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자신에 의한 '자기극복'이지요. 여기서 니체의 '자기극복'이라는 철학적 테마가 만들어집니다.

그런데 니체는 [차라투스트라]에서 나를 넘어서는 출발을 현재의 나에 대한 '부끄러움'이라고 해요. 부끄러움이야말로 자신에 대한 정직함을 드러내는 표시인 거지요! 니체는 '정직'을 자기극복을 위한 가장 중요한 무기라고 말하는데, 부끄러움은 이러한 정직의 처음감정이라고 생각해요. 현재의 나를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자는, 자기한계를 인정하지도 자기극복을 위해 노력하지도 않을 테니까요... !! 해님이 니체공부를 하면서 부끄러움이라는 감정을 갖게 된 것에 대해 축하하고 싶어요. 특히 해님이 철학을 공부하는 사람이라서 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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