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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설은 현상만을 다루자고 합니다. 대상이 실재하든 아니든 우리가 감각할 수 있는 것은 현상밖에 없기 때문에 현상만을 다루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현상에의 탐구 속에서 대상의 본질을 찾을 수 있다면서 말입니다.
그래서 후설은 현상을 포착하는 의식의 작용 속에서 대상의 본질을 찾아가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자유 변경은 일단 그 대상의 모양, 용도 등을 바꾸며 다른 의미를 생성합니다. 그렇게 달라져 가는 의미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어떤 것을 발견하기 위함이지요. 본질 직관은 변하지 않는 어떤 것을 포착하여, 그것이 그 대상의 본질임을 직관합니다. 그리고 그것의 변하지 않는 특징만 남기기 위해 본질에 달라붙은 여러 특징을 쳐내는 과정을 환원이라고, 여기서 공통된 형상을 찾아내는 방법을 형상적 환원이라고 합니다. 어려운 말이 비슷하게 반복되는 것 같습니다만, 어떻게 보면 대상을 구체적 의미나 용도로부터 추상화하는 과정은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런 추상의 과정을 단계별로 구분 지었다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이런 방법들이 활용될 때, 거기서 비롯될 것들이 너무나 가지각색이기 때문에, 그것이 이루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 것은 아닐까 합니다. 예를 들어 막대기에서 비롯될 본질과 공에서 비롯될 본질이 다를 것입니다. 각 사물마다 규정될 본질은 천차만별일 것입니다. 또 어떤 사람은 막대기의 질감에서 본질을 찾으려 할 수 있고, 어떤 사람은 막대기의 형태에서 본질을 찾으려 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물론 사람마다 주관적인 본질은 통합을 통해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다만 그런 통합 이전에 이런 방법이 이루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기는 수월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판단 중지, 긍정적인 판단도 부정적인 판단도 모두 중지하고 순수한 현상만을 바라보고자 하는 것과 지향성, 질료에 대해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자 하는 의식 작용은 조금 더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듯합니다. 판단 중지는 어떤 일이 어떻게 벌어졌는지 한 발 뒤로 물러나 관찰할 공간을 확보하는 방법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지향성은 자신이 부여하고자 하는 의미에 따라 어떤 의식 작용으로 판단하는지 파악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서 그것이 관습적인 것은 아닌지 돌아보고, 지금과는 반대되는 지향성을 추동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돌연변이라고 불릴, 햇빛 밝은 집을 좋아하는 두더지나 암흑의 집을 좋아하는 다람쥐를 생각해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프로이트는 무의식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의식은 빙산의 일각일 뿐, 빙산의 아랫부분처럼 마음의 대부분을 이루는 것은 무의식이라고 말합니다. 이는 전복적인 발견이지요. 의식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뒤엎은 것입니다. 그런데 바다에 잠긴 방산의 아랫부분에서 발견할 것이 거시기밖에 없다면, 굳이 뒤엎을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회의감이 생깁니다. 그럼에도 무의식이 포기되지 않고 영역을 넓혀올 수 있었던 데는 그 속에 알 수 없는 다른 것이 있음을 느끼기 때문일 것입니다.
프로이트의 한계와 그에게서 발전한 개념에 대한 이야기를 세미나에서 들으면서, 프로이트는 이제 최초 발견자로서의 역할밖에 못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의식이니 주체의 분열이니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니 하는 것들로 방대한 연구를 할 수 있는 까닭은 그것이 방대한 개념이기 때문이지, 프로이트의 해석이 방대하기 때문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는 오히려 하나의 원인으로 환원하려 하였지요. 그렇다면 프로이트는 왜 그렇게 환원적인 방식을 고수하였을까요. 아버지에 대한 증오는 그의 삶에서 유추해볼 수 있다 하더라도, 모든 무의식적 증상을 억압된 성적 욕망으로 환원하려 한 이유에 관해서는 의문입니다. 혹시 이런 이론을 통해 모든 사람의 증상이 같은 원인을 갖는다는 사실을 증명하여, 프로이트 자신을 정당화하려 한 것은 아닌지 의심도 생깁니다만, 이는 프로이트 개인의 심리로 환원하려는 것이기에 좋은 의심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번 주 세미나에서는 제4부 18장(니체), 19장을 다룰 예정입니다. 18장과 19장의 발제는 지나 선생님께서 맡아주셨습니다. 발제는 2페이지 이내로 [기획세미나자료]에 올려주시면 됩니다. 다른 분들께서도 책을 읽으며 궁금하거나 함께 나누면 좋겠다 싶은 내용 있으시면 아래 댓글로 달아주세요.

 

이번 주에도 에세이 프로포절 발표가 있을 예정입니다. 지난주에 발표하지 않으신 분들께서는 1차로 발표한 프로포절 등을 참고하여 금요일까지 [기획세미나자료]에 올려주시면 됩니다. 다음 주에 다함께 발표할 에세이의 계획을 미리 잡고 피드백을 받아볼 수 있으니까요, 다양한 주제의 프로포절 기대하겠습니다!

 

그럼 11월 11일(금) 저녁 7시 30분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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