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세미나일정 :: 기획세미나 일정공지 게시판입니다. 결석/지각은 일정공지 아래 댓글로 알려주세요!


안녕하세요! 이철교 5기 유해리입니다.

요즘은 철학교실의 강의 하루하루, 세미나 하루하루가 하이고 참 신기할정도로 매일 새로운 배움이고 영감이 되어서

안즉 서툴지만 실로 오랜만에 배움을 낙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거슨 모오두 이진경 쓴쌔임과 함께 공부하는 한 분 한 분들 덕이니 먼저 고마움의 인사로 글을 열고 싶사와요.

 

 

이 때까지 두어번 결석을 했을때는 다 "헉! 눈떴더니 한시!" 이런 상황이었는데

어제오늘 철학교실은 처음으로 결석계를 내고 빠지게 된 날이라

와 나도 결석계 써야지! 와! 나 게시판에 글 처음 올려봄! 하고 신나 있다가

신나있느라 바빠 정작 쓰는 걸 깜빡하고 가버림.. 'v'

그리하야 늦은 결석계나마 올려봅니다.

 

 

8월 3~5일에는 산청 부근의 나무실마을에 다녀왔어요!

요번에 학교 안에서 무진장 소소하게 <방학특집 생태아카데미>를 꾸려서, 몇몇 친구들과 한 주에 한 번씩 만나

지역공동체, 먹거리, 생협, 귀농 등등 생태와 관련된 배움과 행동들을 함께해보고 있었는데

요러다조러다 농부 서정홍시인과 연이 닿아, 그 아카데미의 하이라이트로 서정홍 시인댁에 놀러갔다왔습니다.

 4.jpg

5시간동안 버스타고 밤 다되어 합천 나무실마을에 도착했더니 밝은달, 구름바다, 산 언저리에서 불타는별이 하도 예뻐 잠을 못자고 민박집풀밭을 뒹굴다 잠들고

다음날 닭 울때 인나 깨밭 김매고, 새참으로 손수 만드신 조청에 아이스쑥가래떡을 찍어 먹고, 산야초차도 마시고.

김 맬때 한가득 뜯어모은 비름나물로 점심엔 비빔밥도 해먹고.. 밭일만큼 밥을 맛나게 하는 일이 또 있을랑가, 하는 생각 들만큼 풍요로웠던 농촌의 맛.

 

  7.jpg6.jpg

 

참으로 신기했던 것은 거기서 구경했던 요 생태뒷간이었어요.

사진만 보면 여느집 서재같지만 여기가 바로 화장실입니당! 푸세식 화장실이고, 일보고나면 물을 내리는대신 왕겨와 재를 뿌려서 발효를 시킨뒤에 귀한 거름으로 쓴대요.

정말로 신기한 것은 도시의 어느 화장실보다도 전-혀 냄새가 없다는 거였어요. 아무리 의심하며 킁킁대봐도 나무향기밖에 나지 않아서 오오오... 이것이 순환계의 섭리...! 했으와요.

화장실로 들어가자마자  만나는 책장에 가득 꽂혀있는 녹색평론!

 

8.jpg

 

이거슨 서울로 떠나기 직전에 받은 귀한 밥상 ㅠㅠ 집 앞 텃밭에서 바로 따온 오이에 콩나물박나물고사리나물비름나물호박나물고구마순나물 가득,

그리고 어렴풋이 전설로만 들었던 !!금정산 막걸리!! 를 반주로 처음 마셔보았습니다. 새삼 눈코입귀가 번쩍 뜨이는 맛이었어요!

내가 마신거슨 분명 막걸리인디 마치 과일주를 마신듯한 이 향과 풍미!

금정산 막걸리를 마실 기회가 닿는다면 꼭꼭 놓치지말고 마셔보시어요. 다가오는 버스시간이 아쉬워 눈물나는 그런 맛이었어요.

또, 밥상을 나누면서는 농부로서의 삶에 대한 얘기를 나누었는데 이런저런 생각들이.

 

아,

귀농한지 10년차인 마을분께 귀농의 포인뜨 1번을 물었더니 그거슨 바로 "반려자를 찾으세요" 였습니다. 부부가 함께 귀농하는 것이 일단은 가장 편하고 좋다며. 

ㅎ..

ㅎㅎ...

저에게 귀농은 좀 더 처언처언히, 기일게 기이일게 보아야하는 건가보다..했지만 어쨌든 희망과 용기를 갖기로 마음먹었어요.⊙▽⊙

 

5.jpg  

 

그리고 저희가 서울로 떠날 때, 시인은 작별선물로 마당의 꽃을 꺾어주셨어요.

그래서 서울 올라오는 길에 납작한 꽃닢은 일기장에 끼워 말리고, 동글동글해서 일기장에 안들어가는 꽃대부분은 다시 흙에 돌려보내려고 하는데

서울 와서 버스에서 내려 집갈때까지 꽃대를 손에 쥐고 한참을 걸어도 도무지 마땅한 흙이 안보이는거예요. 문득 아 여긴 도시구나, 실감이 나서 기분이 꾸므렁꾸물럭했어요.

 

그곳에 있었던 주말내내

사람뿐만아니라 땅과 생명들과 공동체를 이루어 사는 삶에 대한, 그 실천에 대한 생각들이 많이 일렁였어요.

숲과 풀과 땅에 대한 동경과 열망, 저의 열렬한 초록덕후 기질이

그저 편집된 자연에 대한 환상으로만 멎지 않았으면 해서,

나아가 코뮨주의적 존재론(!)을 머리로만 아니라 온몸으로 이해하고픈 마음에! 

요즘  이래저래 직접 구르며 많이 만나고 배우려고 하는 와중에, 이 곳에서 삼일동안 귀한 인연과 기억들을 얻어 돌아왔습니다.

 

아 그리고 비록 강의와 세미나는 오지 못했지만

그 곳에서도 이철교를 떠올린 시간이 있었답니다! ㅎvㅎ

어제 잠깐 산에 올라 육백살 넘은 마을 느티나무 아래에 다함께 누워있었는데,

그때 서정홍 시인이 모든 나무는 다 철학자라는 얘기를 하셨어요.

그말을 듣고 문득 이 수유너머 철학교실에서 함께 공부하고 있는 사람들 생각이 났어요. 다들 막 커가고 있는 한그루 나무들 같다는 생각을!

그래서 제 기억력이 닿는 한에서 이철교의 한 분 한 분들 모두, 나무라면 어떤 모냥이었을까 상상해봤어요.

키가 크고 잎이 무성해서 생명력을 뽜뽱 뿜는 나무도 있고, 여리고 알록달록한 나무도 있고, 연륜이 쌓여 두꺼브고 든든한 나무도 있고, 향나는 꽃나무도 있고 하였습니다.

생각해보는 것만으로도 재밌었어요. 한참을 기분좋게 누워있었답니당. 언젠가 보다 더 치..친해지면(수줍) 어떤 나무를 떠올렸었는지 이야기해드리고 싶네요잉.

 

그리고 막 집에 도착해 들뜬 마음으로 이리 써보았습니다!

써놓고 보니 이건 결석계가 아니라 거의 현장체험학습 보고서넹ㅋ.ㅋ

좋은 기억을 나누면 어딘가에서 또 다른 누군가의 좋음이 될 수 있길 바라며 이래 나눠보아요.

 

글이 길어졌네요.

뭣보다도 이번 주말 강의와 세미나를 홀랑 빠진 것이 아쉬운 마음에 ;_;

이번주에 책도 열씸히 다 읽었는데 ;_;

 

아, 그리고 덧붙여 드리고 팠던 작은 부탁은

7/22일, 맑스엥겔스레닌이진경 스페셜세미나와

8/5일 오늘, 막달레나 공동체 세미나의

발제하셨던 분들 발제문 혹시 올려주실 수 있으신가요?

 

결석했던 날이라 뒤늦게 간간히 복습중인데

혼자 읽고 공부하려니까 영 외로워서요잉....

특히 7월 22일 세미나 부분은.. 그저 외로운 정도가 아니라 아주 그냥 막 사무치네요..

발제문 갖고 계신분들, 부디 부탁드리옵니다.

 

 

그럼, 안녕!

여기까지 오셨다면 긴 글 읽어주어 고마워요.

더위 조심하세요.

다음주에 만나요! :D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23 [2013이철교 시즌2-3] 둘쨋주 (11월 30일 / 12월 1일) 공지~! [3] file 의횬 2013.11.27 1259
322 [2013이철교 시즌2-3] 일요일 세미나조 안내 [3] 의횬 2013.11.27 1088
321 겨.. 결석계 [2] 상빈 2013.11.26 814
320 [2013이철교 시즌2-3] 간식당번, 밥당번 안내~! (12/19 수정) [12] 의횬 2013.11.25 4980
319 [2013이철교 시즌2-3] 노등야학 교장 박경석샘이 책을 내셨슴다.^^ 저는 서평을 썼구요.*^^* [1] 솔라리스 2013.11.24 928
318 [2013이철교 시즌2-3] 가수, 윤선애를 아시나요? [1] 솔라리스 2013.11.23 1418
317 결석계 [1] 상빈 2013.11.22 704
316 [2013이철교 시즌2-3] 11월 23일 토요일 개강 안내! [1] file 수유너머N 2013.11.20 989
315 결석계 [1] paragare86 2013.11.19 702
314 결석계 [2] 정완 2013.11.19 810
313 [철학사 기획 세미나]아리스토텔레스 강독 11월 26일 공지 하얀 2013.11.19 824
312 [2013이철교 시즌2-3] 철학교실 학인, 김주대 시인의 시화전이 지금... 솔라리스 2013.11.11 1141
311 [2013이철교 시즌2-2] 엠티 최종회계! 우준 2013.11.06 1015
310 [철학사 기획 세미나] 11월 5일 공지입니다(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을 읽습니다) [1] 국희씨 2013.11.04 987
309 [2013이철교 시즌2-2] 엠티 후발대 공지 [1] erasmo 2013.10.26 913
308 [2013이철교 시즌2-2] 10/26-27 엠티 공지! [7] 우준 2013.10.18 1459
307 [철학사기획세미나] 형이상학 강독 10월 15일 공지 [2] 산책자 2013.10.11 1054
306 [결석계] 13일 일요일 [1] 멜로디쑤 2013.10.11 817
305 [2013이철교 시즌2-2] 대망의 마지막 시간!!! 10월 12일, 13일 공지 ^^ file 의횬 2013.10.09 1075
304 [2013이철교 시즌2-2] 엠티 갑니다~! [4] 우준 2013.10.08 1560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