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철교 5기 유해리입니다.
요즘은 철학교실의 강의 하루하루, 세미나 하루하루가 하이고 참 신기할정도로 매일 새로운 배움이고 영감이 되어서
안즉 서툴지만 실로 오랜만에 배움을 낙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거슨 모오두 이진경 쓴쌔임과 함께 공부하는 한 분 한 분들 덕이니 먼저 고마움의 인사로 글을 열고 싶사와요.
이 때까지 두어번 결석을 했을때는 다 "헉! 눈떴더니 한시!" 이런 상황이었는데
어제오늘 철학교실은 처음으로 결석계를 내고 빠지게 된 날이라
와 나도 결석계 써야지! 와! 나 게시판에 글 처음 올려봄! 하고 신나 있다가
신나있느라 바빠 정작 쓰는 걸 깜빡하고 가버림.. 'v'
그리하야 늦은 결석계나마 올려봅니다.
8월 3~5일에는 산청 부근의 나무실마을에 다녀왔어요!
요번에 학교 안에서 무진장 소소하게 <방학특집 생태아카데미>를 꾸려서, 몇몇 친구들과 한 주에 한 번씩 만나
지역공동체, 먹거리, 생협, 귀농 등등 생태와 관련된 배움과 행동들을 함께해보고 있었는데
요러다조러다 농부 서정홍시인과 연이 닿아, 그 아카데미의 하이라이트로 서정홍 시인댁에 놀러갔다왔습니다.
5시간동안 버스타고 밤 다되어 합천 나무실마을에 도착했더니 밝은달, 구름바다, 산 언저리에서 불타는별이 하도 예뻐 잠을 못자고 민박집풀밭을 뒹굴다 잠들고
다음날 닭 울때 인나 깨밭 김매고, 새참으로 손수 만드신 조청에 아이스쑥가래떡을 찍어 먹고, 산야초차도 마시고.
김 맬때 한가득 뜯어모은 비름나물로 점심엔 비빔밥도 해먹고.. 밭일만큼 밥을 맛나게 하는 일이 또 있을랑가, 하는 생각 들만큼 풍요로웠던 농촌의 맛.
참으로 신기했던 것은 거기서 구경했던 요 생태뒷간이었어요.
사진만 보면 여느집 서재같지만 여기가 바로 화장실입니당! 푸세식 화장실이고, 일보고나면 물을 내리는대신 왕겨와 재를 뿌려서 발효를 시킨뒤에 귀한 거름으로 쓴대요.
정말로 신기한 것은 도시의 어느 화장실보다도 전-혀 냄새가 없다는 거였어요. 아무리 의심하며 킁킁대봐도 나무향기밖에 나지 않아서 오오오... 이것이 순환계의 섭리...! 했으와요.
화장실로 들어가자마자 만나는 책장에 가득 꽂혀있는 녹색평론!
이거슨 서울로 떠나기 직전에 받은 귀한 밥상 ㅠㅠ 집 앞 텃밭에서 바로 따온 오이에 콩나물박나물고사리나물비름나물호박나물고구마순나물 가득,
그리고 어렴풋이 전설로만 들었던 !!금정산 막걸리!! 를 반주로 처음 마셔보았습니다. 새삼 눈코입귀가 번쩍 뜨이는 맛이었어요!
내가 마신거슨 분명 막걸리인디 마치 과일주를 마신듯한 이 향과 풍미!
금정산 막걸리를 마실 기회가 닿는다면 꼭꼭 놓치지말고 마셔보시어요. 다가오는 버스시간이 아쉬워 눈물나는 그런 맛이었어요.
또, 밥상을 나누면서는 농부로서의 삶에 대한 얘기를 나누었는데 이런저런 생각들이.
아,
귀농한지 10년차인 마을분께 귀농의 포인뜨 1번을 물었더니 그거슨 바로 "반려자를 찾으세요" 였습니다. 부부가 함께 귀농하는 것이 일단은 가장 편하고 좋다며.
ㅎ..
ㅎㅎ...
저에게 귀농은 좀 더 처언처언히, 기일게 기이일게 보아야하는 건가보다..했지만 어쨌든 희망과 용기를 갖기로 마음먹었어요.⊙▽⊙
그리고 저희가 서울로 떠날 때, 시인은 작별선물로 마당의 꽃을 꺾어주셨어요.
그래서 서울 올라오는 길에 납작한 꽃닢은 일기장에 끼워 말리고, 동글동글해서 일기장에 안들어가는 꽃대부분은 다시 흙에 돌려보내려고 하는데
서울 와서 버스에서 내려 집갈때까지 꽃대를 손에 쥐고 한참을 걸어도 도무지 마땅한 흙이 안보이는거예요. 문득 아 여긴 도시구나, 실감이 나서 기분이 꾸므렁꾸물럭했어요.
그곳에 있었던 주말내내
사람뿐만아니라 땅과 생명들과 공동체를 이루어 사는 삶에 대한, 그 실천에 대한 생각들이 많이 일렁였어요.
숲과 풀과 땅에 대한 동경과 열망, 저의 열렬한 초록덕후 기질이
그저 편집된 자연에 대한 환상으로만 멎지 않았으면 해서,
나아가 코뮨주의적 존재론(!)을 머리로만 아니라 온몸으로 이해하고픈 마음에!
요즘 이래저래 직접 구르며 많이 만나고 배우려고 하는 와중에, 이 곳에서 삼일동안 귀한 인연과 기억들을 얻어 돌아왔습니다.
아 그리고 비록 강의와 세미나는 오지 못했지만
그 곳에서도 이철교를 떠올린 시간이 있었답니다! ㅎvㅎ
어제 잠깐 산에 올라 육백살 넘은 마을 느티나무 아래에 다함께 누워있었는데,
그때 서정홍 시인이 모든 나무는 다 철학자라는 얘기를 하셨어요.
그말을 듣고 문득 이 수유너머 철학교실에서 함께 공부하고 있는 사람들 생각이 났어요. 다들 막 커가고 있는 한그루 나무들 같다는 생각을!
그래서 제 기억력이 닿는 한에서 이철교의 한 분 한 분들 모두, 나무라면 어떤 모냥이었을까 상상해봤어요.
키가 크고 잎이 무성해서 생명력을 뽜뽱 뿜는 나무도 있고, 여리고 알록달록한 나무도 있고, 연륜이 쌓여 두꺼브고 든든한 나무도 있고, 향나는 꽃나무도 있고 하였습니다.
생각해보는 것만으로도 재밌었어요. 한참을 기분좋게 누워있었답니당. 언젠가 보다 더 치..친해지면(수줍) 어떤 나무를 떠올렸었는지 이야기해드리고 싶네요잉.
그리고 막 집에 도착해 들뜬 마음으로 이리 써보았습니다!
써놓고 보니 이건 결석계가 아니라 거의 현장체험학습 보고서넹ㅋ.ㅋ
좋은 기억을 나누면 어딘가에서 또 다른 누군가의 좋음이 될 수 있길 바라며 이래 나눠보아요.
글이 길어졌네요.
뭣보다도 이번 주말 강의와 세미나를 홀랑 빠진 것이 아쉬운 마음에 ;_;
이번주에 책도 열씸히 다 읽었는데 ;_;
아, 그리고 덧붙여 드리고 팠던 작은 부탁은
7/22일, 맑스엥겔스레닌이진경 스페셜세미나와
8/5일 오늘, 막달레나 공동체 세미나의
발제하셨던 분들 발제문 혹시 올려주실 수 있으신가요?
결석했던 날이라 뒤늦게 간간히 복습중인데
혼자 읽고 공부하려니까 영 외로워서요잉....
특히 7월 22일 세미나 부분은.. 그저 외로운 정도가 아니라 아주 그냥 막 사무치네요..
발제문 갖고 계신분들, 부디 부탁드리옵니다.
그럼, 안녕!
여기까지 오셨다면 긴 글 읽어주어 고마워요.
더위 조심하세요.
다음주에 만나요! :D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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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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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온
와.
우와..
고마워요.
친히 저를 읽어주신 표현들에 마음이 먹먹했어요.
마음은 습기차고 몸은 녹슬고있는듯한 봄과 여름이었는데, 적어주신 말들에 새로이 기운을..!
함께 평화를 꿈꿀 수 있기를.
주신 발제문으로 열심히 복습할께요! 다음주엔 아침강의에도 꼭 눈 부릅뜨고 일어나 갈테여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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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봄
해리님. 이리 좋은 체험을 하고 오셨구나
어떤 후기보다도 너무 좋은 후기에요. 이리 결석계를 멋지게..
훈훈한 감동으로 보여주다니..정말 감동감동.
더운 여름 고생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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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온
멋지게 보아주심이 더 감동! ㅜㅜ
봄님 아픈 것 얼른 나으시어요. 급체라니 3D로 감정이입이 되어 더 마음이 아픕니다ㅠㅠ
얼른얼른 나아서 어제의 그 맛난 약밥을 한솥 다 퍼먹을 수 있는 날이! 오라! 뿌아앙
어제 세미나에서 이래저래 들려주신 팔딱팔딱 생생한 이야기들이 참 좋았어요. 진짜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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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와우
좋은 공부는 좋은 삶과 함께 한다는 오래된 문구가 떠오르네요...
많은 자극이 됩니다.
그나저나 더 친해지면 저는 어떤 나무인지 말해주면 참 좋을 것 같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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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온
변산에서도 이철교분들과 함께 많은 기억을 안고 돌아갈 생각에 설레요!
넴 그 나무는, 아직은 수줍이라 비밀이지만....
때가 오면 반드시. 그날 정리한 나무인상을 구뷔구뷔 풀어내어보겠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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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안
워우 이렇게 다양한 공부를 하고 계시다니!
서울에서 노닥거리는 제가 부끄럽군요ㅋㅋ 이번주는 책을 열심히 읽어야겠어요
근데 너무 다 이쁘다 !! +사진으로 들어가서...한입먹고 나오고 싶다...
토요일에 봐요!;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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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온
제 안에서 일어난 몸과 마음의 갈등관계로 인해.. 토요일 아침에 재딱재딱 눈을 뜨지 못하고..그리하야 강의에서 만나지 못한게 아쉽네요ㅜㅜ
가서 산과 들을 직접 만나니 오히려 스스로의 어림과 덜채워짐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되더라구요. 저도 책을 열심히 읽어야겠어요 함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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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샘
발제문 첨부해요~ 토요일에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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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온
우왕우으왕우와왕! 고마와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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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곤
저도 발제문 첨부합니다. 토요일에 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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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숙
이렇게 현온에 대한 지지가 쏟아지니 좋은 일이예요. 뿌듯 ^^*
그리고 승곤의 [코뮨주의] 강의후기도 기다리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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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온
(*'-'*)
정진하겠씁니다!
초록공동체(현온은 초록덕후임) 추장, 현온에게 배우다.
현온의 씩씩한 목소리, 행복한 웃음이 보이는 체험학습 보고서, 감동적이네요.
나는 현온에게서 우리가 건설할 공동체의 지도자-추장의 모습을 발견하곤 합니다.
코뮨주의를 단지 이론이 아니라, 항상 공동체의 현실적 문제와 연결시키려는 태도,
지금도 공동체를 구성하고 있고, 더 나은 것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실천적 문제의식,
이론을 대하는 순수하고 담대한 모습까지. 거기다 목소리는 얼마나 씩씩한지,
공동체의 추장으로서 손색이 없어요. 그래서 현온에게서 배웁니다. 현온이 만들
초록공동체의 한 구석에서 강아지풀처럼 꼬박꼬박 꿈을 꾸는 평화로움을 상상합니다.
2012-0722(일) 세미나. [맑스주의와 근대성] 8장. 코뮨주의와 이행의 문제 ... 발제문
마침 내가 발제한 부분이네요. 이것은 사회주의 혁명 이후 러시아에서 진행된 2가지 사례 -
소비에트 테일러주의(근대적 노동)와 수보트닉스(코뮨주의적 노동)를 통해
코뮨주의로 이행하기 위한 계기(준비)를 다루고 있어요. 내가 파악한 핵심주제는
1. 가치법칙에 대항하는 ... 코뮨주의적 노동을 통한 코뮨주의적 주체형성의 문제
2. 특정한 이행기(사회주의)의 문제가 아니라 ... 현재 상태를 지양하는 현실운동으로서 코뮨주의
... 입니다. 현온과의 즐거운 공동학습을 기다립니당 ^^*